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노 제

이바구아지매 2007. 9. 16. 12:02

 아주 오래 전 고향을 떠나서 서울로 간 젊은이가 있었다

 

젊어서는 악착같이 산다고 고생하고 예순이 다 되어가는 이 마을 태생의

아저씨였다 원씨성을 가진분으로 내 친구의 삼촌이기도한 분이

며칠전에 등산을 다녀오다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는데

 

살아서 자주 못 다녀 간 멀고도 먼 고향... 죽으니 창떼같은 빗줄기에도 밤을 계속 달려

고향땅에  도착하여 친척들의 노제를 받으며 죽어서 고향사람들과

눈물로 하직인사를 하는 모습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친구네와 원씨친척들이 노제를 지내며 슬픈 하직 인사를 하고

하늘도 서러워 간간히 비를 뿌리고...

 민망하게도 가나는 죽음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천연덕스럽게 늘 하는 모습을 그대로 하고...

 상주들의 모습...

  노제를 구경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궁시렁거림으로 들려오고...

원씨네 남자들은 단명한다고...

 죽음, 죽음은 참 허망하다

 

노제도 끝나고... 북망산천으로 가려는데 발길이 안 떨어져서...

고향에 돌아와서 아버지,어머니,형제들과 양지녘 산 비탈에서 동네를

내려 보게 묘를 쓸거라는데 날씨가 꾸물꾸물 하여 사람들은 걱정을 하고...

 

비가 무진장 온 날이다

산소에 떼가 살까?

흘러내리진  않을까?

 

멀리 광양에 사는 친구네도

고향 와서 서럽게서럽게 울기만 하였다

친구는 남편이 몇 년 전에 죽어서 막내 삼촌까지

 죽음으로 고향에서 만나니

설움이 북받쳐서 무진장  울었다

 

삶과 죽음의 만남을 보면서...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 깨 동 무  (0) 2007.09.18
너 누구야?  (0) 2007.09.17
농 사 짓 기  (0) 2007.09.14
풍 년  (0) 2007.09.13
추억만들기  (0) 2007.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