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어 깨 동 무

이바구아지매 2007. 9. 18. 13:30

그냥  걷고 싶은 날

그런 날이 있다   마침 연초농협에 볼 일이 있어 가게 된 곳

 

내가 날마다 책보따리 허리에 묶고,혹은 책가방 메고 학교 가던 길

그 길따라  가나를 데리고 한 나절을 걸어보았다

 

날마다 혹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동네가 언젠가는 나도 알아 볼 수 없을것 같아서 디카에 담아 본 날  거제는  조선소가 들어 온 35년 정도의 세월에 꼭 새마을운동처럼 너무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사람들은 돈이 되는 일이라면 발빠르게  움직인다

 

지금 이 모습으로도 오래전의 모습이 많이 사라진 모습이다

학교앞에 즐비하던 하꼬방집들이며

자갈길 신작로며 문씨상회조차도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날은 ,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참 좋은 노래다...송창식이 불렀지.

 

 

 연초면사무소 앞...내가 다닌 연초국민학교 바로  옆

면사무소도 역사속으로 사라질 찰라

삼거리로 신축하여 옮겨 가고 나는 이 자리에 아이랑 서 보았다

아버지가 근무하시던 곳...

 우리집(어린시절 살았던 그대로) 

 연초면사무소

 외할아버지께서  근무하신곳이라고 설명도 해 주고...

 기대선 나무는 향나무...향내가 가득 풍기는 듯

 내가 다닌 연초국민학교 ...가나가 조심조심 들여다 보고...

 학교 앞엔 돌계단이 40여계단정도 있어 운치 있었는데

지금은 계단을 없애고 차가 들어가고 나올 수 있도록 ...편리하지만 멋대가리는 하나도 없어지고

 체육시간 한 반인데 학생수가 참 적다

내가 다닐때 우리반은 많을 땐 73명까지도 있었다

저 창고 같은 집 옆엔 아름드리 플라타나스가 있었으며

인혜언니네가 살았던 학교사택이 있었다

인혜언니네 아버지가 교장선생님

 학교 뒤곁에 화단에서 딴 고추도 말리고

 학교 급식실... 예전엔 우리교실... 저 창문너머로 영민이가

늘 들여다 보고 있었다

 학교 뒤 언덕도 이렇게 바뀌고 저 언덕에서 우린 야외 수업도

많이 했었다 선생님과 음악시간에 노래도 부르고

햇살도 참 따뜻했던  봄날에...

 학교 뒤 돌담길을 따라 올라가면 학교산이 나오고 우린 그 산에 밤나무를 심어 놓고 관리하러 다니던 그 돌담길...

 

 

 열녀천, 우리집 산이다 이 산에 6.25 전쟁 피난민들이

 많이 들어와서 산 언덕과 산허리에 하꼬방을 지어 살았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이 산에도 들판에도 그 유명한

흥남피난민들이 이곳에서 옹기종기 모여  살았던 곳

지금은 다 서울,부산으로 떠나 살고 있다

내 친구들도 몇몇 이 곳에 살았던 곳

 벤취도 놓여 있고

 학교가 있는 마을 이름... 우리집에서 학교까지는7~8분? 정도 걸렸다

 연초삼거리, 내 추억속에는 이 길을 날마다 달렸다는 기억뿐이다

영호가 맨날 쫓아서 그냥 달렸다 신작로는 우리가 달리는통에

먼지가 자욱하고 삼거리 연일식당에서 맘보치마 입은 여급을 보려고 발걸음을 멈추기도 한 곳 저기 약국의 맞은편에 연일식당이 있었다 그 밖에도 이용원,선술집,사진관,담뱃집,우체국,과자 파는 점빵까지...제일 큰 소릴 내는 방앗관 재제소,그리고 대장관도 있었네

 가나가 선 저 다리는 태풍이 불때면 홍수가 나서 물이 다리를 넘기도 해서 학교를 못 가는  날... 그런 날이 우리는 무지 좋았다

 열녀천 다리랑 정자... 저 높은 바위밑에 물이 깊어서

내 짝 성의는 여름날 방학때 집에 와서 막걸리 배달하다가

더워서 목욕하다 그만 심장마비로 저 세상 간 곳

저 물속에 귀신이 산다고 했다 꼭 전설따라 삼천리처럼

나는 한 번 도 저 곳에서 목욕하지 않았다.

 

 

 

 

 우리동네 죽전천  새도 날고

 염소도 멀리 보이고

 

 

 저 다리는 동네 입구에 있는 다리로 여름밤에 동네사람들이 나가서이야기꽃을 피우고 다리끝에 걸터 앉아서 다리 흔들며 노래도 부르고 놀이도 하며 처녀총각들은 심심찮게 데이트도 즐긴 곳

혹 서울에서나 부산에서 온 손님도 이 다리에 나와서 인사하고 놀던 곳 아래 물에선 첨벙첨벙 목욕하는 소리가 들리고 별도유난히 밝았었다 별똥별이 떨어진 곳도 저 위에 있다 뚝방천 너머에...

 

 

완이네집...지금도 저 담너머에 사월이 되면 목련이 핀다

사연많은 완이네는 엄마를 굴째봉에 묻고 서울로 갔다

우체국장이던 완이 아버지는 어디로 갔는지

이쁜 집은 동네 언니가 사 들었다

 완이네 마당  우물이 있던 곳  완이 엄마는  늘 소녀로

노래하고 춤추고 우리한테 이야기 해 준 동화속의 엄마

 세월이 많이 흘렀다

 정류장...완이네 집 앞

 이쪽으로 한 30십분 가면 김영삼 대통령 생가가 나온다

 여기서 우리집까진 1~2분 거리

 옛날 연초지서자리 여기 큰 사쿠라꽃이 길 양쪽으로 흐드러져

사쿠라꽃 피는 사월이면 눈꽃길을 걸었다

머리에도 꽃잎가득 피어 오르고...유년의 기억속에 지서이야기도 무진장 많고...

 지서옆에 원룸을 짓고 ...집을 세 내면  돈이 되니까.

 진달래축제가 열리는 곳 이정표 이 길로 가면 대통령 생가도 ...

 우리집 옆에 정자나무(팽나무 수령500년이상) 여름철에 너무 좋은 곳 우물도 근처에 있고  여름에 저 나무그늘 아래서 공기놀이도 하고 귀신이야기도 무진장 했던 곳

 팽나무그늘...

 우리집 내가 자란 집  지금은 친정집

 

 우리집 풍경 감도,밤도 가득햇던 우리집은 집도 넓어서

산이 하나 집속에 있는 듯하다

동네개구쟁이들과 지나가는 아이들이 그냥 못 지나간 곳

우리집 밤나무이야기는 잊지 못할 소중한 이야기속의 큰나무

 

흐릿한 날 번개처럼 댕겨 와서 사진과 글로 곁들여 본다

나의 발자국이 흔적처럼 남아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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