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가 을 전 어...

이바구아지매 2007. 9. 21. 07:56

모처럼 시장나들이에서 추석 대목을 실감하고...

 

비린내나는 재래시장에서 팔딱거리는 생선을 보니

고생하는 남편 생각이 절로 나네

돈도 별로 안 가져 나왔는데...

 

"오랫만에 나왔네 뭐 주꼬?"

"돈도 별로 안 가져 왔는데..."

"개안타 고마 니가 주라모 내 이 다라,저다라꺼 다 외상주께

어데 하루이틀 봤나 돈이사 내 살아생전에 갚으모 되고..."

"그래도 되겠어예?"

"하모 바라 요 전애가 얼매나 싱싱노 서방한테 오늘 회 걸판지게

대접해라"

"톡톡톡, 자기야, 오늘 내가 전어회 해 줄게 빨리 와"

"우짠일이고?"

"참 술은 뭘로 하까? 참이슬? "

"아이구 서방이 고마 날라 오것네 자 여개 있다

이 돈은 나가(아지매) 너그 서방한테 쇠주 한병 선물하는기다

어서 가서 쇠주 사 온나"

ㅎㅎㅎ 이렇게 또 가을전어를 듬뿍 사서 남편 입이 쩍 벌어지고...

 생선파는 아지매가 오늘 파는 생선을 전부 다 저 한테

엥길라네여 우짜모 좋습니꺼?

 엥 편집이 또 엉터리...

그래도 관련은 되네

가나가 아빠 먼저 한 잔 하려고??? 술잔을  들고 ...

술잔이 셋... 아빠,엄마,가나꺼...

 우아 , 요 생선들 좀 보세요 다 나를 따라 우리집으로

가려니 참참  요 넙적한

 병어는 매운탕으로, 구이로,회로...눈이 동그란 생선들은 아지(전갱이새끼)

 호박넣고 찌개로 혹은 구워 먹고

그리고 갈치도 보이죠?

 이 다라에 있는 살아서 팔딱이는 전어를 제가 몽땅... 능포바다에서 잡은 생생한  물좋은 생선...

집 나간 며느리도 이 전어굽는 고소함에 다시 돌아온다는...

 건어물코너도 추석 대목을 볼 요량으로 사뿐사뿐 밖으로  나와 손님 기다리고

 맛잇겠지요

 할머니들도 팔아서 손주녀석들 용돈 한닢 주려고 호박이랑 푸성귀를 들고 나오고

 생선가게 아지매가 전어내장을 빼 줍니다 이 때 나는 아주머니께 받은 돈으로

술을 사러 가고...

 다라에서 팔딱거리는 전어들의 은빛 비늘을 보며 가나가 신기해서

"엄마, 고기는 왜 바다에서 살아야지 이 다라에 들어와서 입을 밖으로 뾰족뾰족 내

까까 달라는 거 같아"

"아니야,공기가 부족해서 물밖으로 나오려는거야 공기가 모자라면 죽어버리는거야"

"아 그렇구나 "

가나의 호기심은 끝이 없고

 

 우리집으로 팔려 가는 전어들...

 

 봉지마다 다 생선들이랍니다

 집에서 손질해서 자르기전

 다들 한잔 하세요 내일은 전어구이 해 드릴게요

 가을전어는 깨소금 주머니라예 함 드셔 보이소!!!

 우리는 고소한 가을전어맛에 가을을 흠씬 느껴보며

밤 하늘의 별도 오랫만에 세었습니다

별 하나,별 둘,별 셋...

가을하늘엔 어떤 별자리가 있나?

또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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