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고향은 지금

이바구아지매 2007. 9. 28. 13:01

고향의 지금은 추수의 계절이다

고향의 지금은  수확의 계절이다

일손이 딸려서 죽은 송장도 일어나  도와 주어야 할 시간

 

 우리집은~~

 논 농사는 없지만 밭농사 몇백평이 있어

농사를 모르는 내가 혼자 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고모님이랑 아랫방 아주머니가 도와주어서 어제 밭일 한 모습을

여기에 담아 보았다

 

햇살이 빛나는 날 소풍가면 딱 좋을 날씨에 고추따기,깨베기

마늘심으려고 두둑만들고 땅고르기,비료하기

이것이  내가 진정 농사꾼으로 가는 과정인가?

 

멋 모르고 해보겠다는  대답만 덜컹 하고는 어찌할바를 모르고...

어슬픈 모습이 안타까워서 팔을 걷어 부치고 도와주신 고모님과

아랫방 아주머니,그리고 졸졸 따라다니면서 혼란스럽고  어지럽게

 얼쩡거리며 부아를 살살 채우는 가나

 

가을땡볕은 콩알도 벌어뜨리고 깨알도 톡톡 튀게 만들고...

 

뙤약볕아래서 깨를 벨 때는 나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하고

땀이 삐직비직 흐르고 눈이 따겁고

허리도,가슴도,엉덩이도 땀에 젖어 가을볕이 미워지고

왜 나만 이래야하는지 발바닥이 미끄러지며 흙투성이가

되니 인내심은 달아나고 혼자 훌쩍거려지고

 

내가 시집을 잘못 왔구나... 내 이런 일 하러 시집왔나?

판사사모님,검사사모님이 될건가하고 꿈도 야무지게 꾸었지만

그런 날은 끝내 오지 않고...

 

2007년9월27일 송정리에서 깻단이나 베고 있을줄이야

 

 

인생은 공수레공수거라고 했던가?

 

그래 내 이젠 욕심을 버리고 흙을 만지는 걸 즐겁게 받아들여야지...

 마늘을 심으려고 밭 두둑을 만들고...힘이 무지 들고

그냥 남이 하는 걸 보면 어렵게 안 보이는데 내가 하면

두둑도 삐뚤빼뚤 허리도 아프고 파란수건 두른 아지매는 고향이

부산인데 눈 쓸미가 있고 힘이 좋아서 알아서 척척 했다

나는 깔롱 부리는 초보농부...

 고모님은 마늘을 까고 이것을 물에 6~12시간 물에 불려서

촉이 나게 하는 물약을 넣고 버무려서 밭 두둑에 한알씩

심을것이다 앉아서 한동안 까고 있으면  다리에 쥐가 나고

손톱밑엔 까망때가 끼고 손이 거칠어진다

 

 

 키를 사용하는 곳은 참 많다

깨를 까불기도하고 쌀을 까불고,도리깨질한 콩을 까불고

유년시절에 이불에 지도 그리면 이 키를 쓰고 이웃집에 소금 얻으러도  갔다  오줌싸개들은 잊지 못할 추억이

생각날것이다.

어무이의 시골집 열려 있는 부엌문

 저 소쿠리속에 보리밥도 넣어 놓고 간혹 떡도 들어 있고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시원한 바람 통하는 곳에 이렇게 걸어 놓앗다 무엇이 들었는지 모르고 사진만 찍었다

 감가지를 꺾어서  ,,,고모님께서 "아이구야, 이감이면내 올 한해 내 묵겠다 참 보기 좋네" 일 도와 주시고 돌아가실때 가져 가실 것

바람 잘 통하는 뒷곁에 걸어두고

 양파도 싹이 나고

 뒷 봉창문...벽도 흙벽이다

 백년쯤은 충분히 된 돌담

 뒤� 언덕위의 배나무

 가나양...나 좀 보세요

 마늘은 이런식으로 매달아 놓는다

통풍이 잘 되어서 단단하고 알도 굵어 일년동안

양념마늘로 사용하고 좋은 것은 씨로 다시 심는다

김장때 특히 많이 쓰인다

 시루대울타리 너머로 파란 하늘이 내려다 보고 있다

 고추따기...오늘 마지막으로 고추를 다 땄다 탄저병으로

탐스런 고추를 나무에서 따지도 못하고

세 여인이 각자 좋은 고추로 자기가 가져 갈 양을 부지런히 따고...

 고모님은 비료를 뿌리고...경운기로 먼저 이렇게 갈아엎었다

이웃에사는 용주아저씨가 갈아주었다

마늘을 심으려고...

 

 내가 딴 고추... 갈아서 김장 때 양념으로 쓸 것...아주 붉은빛깔

이라서 김장때깔이 고울것이다...꽃보다 곱다

 

 가나의 숨바꼭질... 여긴 고춧밭 사잇길

 

 

 

 

 우아 우리 고모님 엉덩이 한 번 풍성하다

저 엉덩이로 나보다 한 명 더 낳으셨다는 말씀...

우리 고모님 이쁘고 음식솜씨 좋아서 고모가 만들어 준 음식 먹다

다른 것은 맛 없어 못 먹는다

난 병원에 입원해서 고모님의 별난 음식맛을 톡톡히 보았지

마음은 비단결 늘 도와주려고 몸부림 치는 이름도 예쁜

수연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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