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방울이 옹기종기 모여서 집으로 가려고
추억의 먹땅깔 (약간 포도맛을 닮은 맛)
먹땅깔 맛 아시나요? 밭 언덕 혹은 밭고랑 사이에 먹딸깡나무가
내 손위에서 요렇게 ...
아궁이에 불을 때고 나무는 집 뜯어 낸 스카레의 일부
소나무... 선비의 기개처럼 고고한 기풍있는 소나무가
가득하고 요즘 정원수로 각광받는다고???도둑 맞을랑 밤새 지켜야지,,,
추억속에 요 먹땅깔이 얼마나 맛나든지...많이 먹고
배탈도 나고...
마음이쁘고,음식솜씨 짱,얼굴 이쁘고 이름도 이쁜 고모님
수연아씨...
날마다 요 놈의 깻단들과 씨름을 하고
들깨라구요...들깨향이 얼마나 고소한지
들깨향이 온 몸에 스며들자 잠이 스르르 오고
우리가 심을 마늘... 마늘심기가 얼마나 힘든지 생각이나 해 보았을까? 까고 물에 12시간 불리고,건지고 재같은 것에 버무려서
둑 만들고 비닐 씌워 비닐 구멍속으로 마늘 꼬리부분이 하늘로 향하게 심어야 하는데 비닐구멍속에서 하늘향해 꽁지가 쏘옥 나와 있어야 하고...그 구멍에 맞추어서 긴 비닐을 정확하고 탄탄하게
깔아야 하는데 눈물겨운 사투라고나???
대나무
김장용 배추...벌써 많이 자라서 11월경에 김장 해야겠다
철조망과 그물 울타리 그리고 방아꽃
홍시,그리고 감잎...낙엽이 되어 가고...
무쇠솥, 이 솥에 밥을 불 때서 해 먹으면 세상에서 제일 맛 있는
밥이 되고 밥 퍼 내고 누룽지 빡빡 긁어도 먹고 쌀뜨물 받아서 숭늉하면 얼마나 고소한지...겨울엔 이렇게 불 땐 방에서 뜨끈뜨끈하게 잠자면 피로가 쫘악 풀리고...
불 끄진 아궁이 방은 따끈따끈하고
부지갱이랑 성냥이랑...향로라고 적힌 추억속의 성냥...지금
시골 우리집 아궁이 위에 있다
석쇠(모태) 장작불에 갈치,고등어,조기,전어,꽁치를 구우면
얼마나 고소한 냄새가 나는지 시골집 동네에 다 퍼진다
구운 생선을 양념장에 발라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주걱...무쇠솥에 나물이라도 데쳐내려면 이 주걱으로 건져내면
수월하다 팥죽쑬때 저어도 좋겠고...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르는걸 찍으려 했는데 영 엉성하다
그래도 저녁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올랐다 고향의 연기가...
이 마늘을 누가 다 심냐? 이 다라 말고도 세 다라가 더 있는데
이쁜 수연아씨랑 내가 심으려니 하늘도 무심한지고
수연아씨, 고모도 밭일이라곤 해 본 적 없는데...
이것이 마늘 심을 두둑에 비닐을 잘 덮은 곳
나랑 고모님이 아침부터 밤까지 땀을 삐직삐직 흘리며
심었지요 이런 두둑이 몇 개나 된다구요 게다가 두둑길이가
몇백미터니...
그냥 달려도 숨이 헉헉거릴 길이...
우리고모랑 온 종일 세상 코메디는 몽창하였다
울어무이 키는 작아서 달도 못 보았을거라는 둥 머리가 좋아서,
손끝이 야무져서 우리가 해 놓은 걸 보고
"아이구 참 일해 놓은 꼴이 이게 뭐고 참말로 옛날겉으모 시집 가서 쫓기오것다 눈쓸미는 지지리도 없어서 이래가 밥 얻어 묵것나
시집가서 쫓기올라?"
ㅎㅎㅎ 이런 말을 직접은 안 하지요 마음속으로 ㅎㅎ
요 구멍 보세요 이 속으로 칼집을 내서 마늘을 심어요
비닐이 탱탱하니 씌워 졌나요?
시엄니한테 안 쫓겨날까요?
그림 그리고 싶은 하늘...수채화나 함 그려 보고 싶은데...
우리는 저녁까지 일만 하고 입맛이 싹 가셔서 싸간 밥도 먹지 못하고 어무이가 내 준 숙제는 아직도 다 못하고 앞으로 며칠은 더 해야지 끝이 날거 같고
일 못하는 우리에게 하늘도,땅도 애처로운 눈길을 보내는 듯...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 을 걷 이 (0) | 2007.10.02 |
---|---|
마 늘 심 기 (0) | 2007.10.01 |
9월의 끝자락...가을을 엮다 (0) | 2007.09.30 |
영호야 (0) | 2007.09.29 |
고향은 지금 (0) | 2007.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