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가 을 걷 이

이바구아지매 2007. 10. 2. 17:20

 벼를 베고... 논 앞쪽으로 쭉 벼를 벤다

그런 후 콤바인이 논으로 들어가서  탈곡을 한다

 탈곡하여 벼를 말린다 해가 좋은 날 며칠동안 이렇게

뒤져가며 바싹 말린 다음 매상도 하고 창고속으로 들어간다

 은선이네집 논에서 벼를 벤다

 논이 구렁이라서 질펀하여 장화를 신고 벤다

조금 후 콤바인이 들어와서 탈곡을 할거라고

 은선이네 절구통

떡도 찧고 콩도 빻고 절구가 하는 일이 다양하다 

 은경이네 곶감

 

신작로 아래논에서 탈곡을 하고 있다

 풍년이 들었다 벼알이 어찌나 통통한지... 작년보다는 알곡은 적게 났지만 질은 우수하고 보기도 좋다고 참 맛있는 햅쌀밥이

될거라며 은선이네 엄마가 환하게 웃었다

 손이나 발로 이렇게 골을 파 주어 통풍이 잘 되게 해 준다

햇살에 나락이 잘 마르고 농부는 이제 흐뭇하게 두 다리를

뻗고 쉴 수 있을까?

 

 급조 된 언니가 또 마늘을 심고

비닐을 씌우지 않고 이렇게 줄 세워서 심는 방법도 있다

재래식으로  마늘 심는 방법

 

 고구마 파기...황토밭의 고구마가 달고 맛있다

어무이가 고구마는 파라고 하지 않았지만  어차피 파야 할 것

 카라님의 블로그에서 보니 고구마를  캔 모습이 있어

때가 되었나 보다 생각하고  ...

 

 

  남부지방에서 고구마를 캐는 시기는 고구마순이

이렇게 파랄때 캐는 것이 아니고 11월정도? 고구마순과 줄기가

바스락하게 말려들어 쪼글거리고 잎은 서리가 내릴때

캔 것으로 기억하는데 좀 빠르나? ㅎㅎ 아무려면 어때 삶아 먹고 맛있으면 고만이지 언니랑 둘이서 히히닥 거리며

고구마를 반쯤 팠다

 

 

 이 고구마는 나를 따라 우리집에 가서 귀염,범일,가나에게

맛있는 간식이 될 것이다

고구마를 많이 먹으면 피부가 희어지고 변비도 예방하니

얼마나 좋은가?

 

 

 친구가 전화를 하고 ...무슨 인기는 저리도 많은지

밭에서 일하고 있는데 계속 전화질이고  ㅋㅋ 옛날같으면 시엄니한테 쫓겨나겠다

 땅속 보물 ...고구마

 

 

 밭에서 캐 와서 씻었다 횃고구마의 빛깔이  고아서 ...

 

 

며칠동안이나 정말 힘들었다

새벽같이 일어나고 아이들 학교 보내고 곧 바로 밭으로 향했다

농촌의 농번기엔 발자국을 뗄 수 있는 아이라면  할일이 있다

그만큼 일손이 딸린다

 

아침부터 오곡밥 하고 여러가지 반찬으로 도시락 싸고

오늘은 가나가 어쩐일로 집을 보겠다고 해서 두고 나만 갔다

걱정은 되었지만...

우리 가나도 이젠 집을 볼 나이가  되지 않았나? 

한 번 시도 해 보기로...

 

청명한 가을날에 가방속에는 먹거리만 잔뜩 챙기고

오늘 도와주러 오실 고모님과 언니랑 함께 먹을 점심

역시 산과 들을 보며 먹는 맛은 얼마나 기막힐지...

전어젓갈도 준비했으니 언니도 좋아할테고 음식 솜씨

좋은 고모님은 어떨지???

 

생각보다 일이 푹푹 굴었다 마늘도 한 두둑만 더 심고

시간이 남아서 탄저병에 시달리는 고추도 따고

푸른잎이 무성한 고구마줄기도 걷어 내고 고구마를 파 보니

알이 통통하여 주먹만 한 것이 황토속에서 보물처럼 나오니

언니가 좋아서 소릴 지르고

 

"나도 내년에 고구마도 한 두둑 심을거야  파도 심고 배추랑

고추랑 다 심을거야 사서 먹는 건 믿을 수가 없어(다 중국산이니)

참 도라지도 심어야지 나 인제 자신이 있어 밭농사 잘 할 자신이 있다구 너도 해 봐 "

 

언니는 농사를 잘 지을 것이다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라서

늘 움직이며 일한다 본 받아야 할 모습이다

 

"나도 조금은  할 수 있어 난 기록을  잘  하니

잘 모르면 그 때그때 기록  한 것 보면 되지?"

 

"하긴 넌  메모광이고 책벌레니 모르면 찾아 보면 될테니

 내년에 밭 농사 잘 지으면 나도 좀 줘?"

 

"그럼 일좀 해 줘 품삯으로 톡톡히 줄게"

"그래 역시 넌 일은 제대로 안 하고 시켜 먹는 쟁이야

내 동생이라서 봐 준다 요 맹꽁아!!!"

 

오후에 고모님이 오시고 우리는 왁자지껄 이야기하며

고구마를 씻어 삶았다

좀 싱거웠지만 그런대로 맛 있는 고구마

생각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 가나가 얌전하게 집을 잘 보고 있는 게 아닌가

너무 예쁘고 착해서 뽀뽀를 해주고

삶은 고구마를  먹여 주니

 

"엄마, 엄마가 젤 좋아 엄마, 사랑해 "

 

라고 재롱을 피우고

 

기분이 무지 좋은 날 목욕을 하면서 얼굴이 얼마나 탔나 살펴 보고

손도 비춰 보고 '에고 영락없는 시골아낙네구나  별 수 없지'

 

며칠동안 황토 팩 하고 얼굴 맛사지 해야지 가을볕을 걷어 내려면 얼굴이 몸살을 또 할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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