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꿈의 섬 지심도

이바구아지매 2007. 10. 6. 15:10


거제도에 인접한 작은 섬

그 섬을 우리는 꿈의 섬이라고 부른다

지심도(동백섬) 팔색조가 깃들어 있다는 섬

오늘 세번째로 환상의 섬 지심도를 찾아 갔다

 

파고높이가 4m 넘어서 하마트면 가지도

오지도 못할 뻔했지만 정말 재수가 좋았다

 

비수기라서 손님이 거의 없어 우리가족

범일,가나하고 낚시를가는 두쌍 부부와 그 아이까지

다 포함해도 열명 선장아저씨랑 기관사 아저씨의 친절한 배려로 '해돋이 민박집' 아저씨가 선장이기도 한 '고려호'를  타고  높은 파도를 가르며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심( 心)을 닮았다 하여  지심도란다 

 

 

중국에서 태풍이 온다고 하여 바다는 꼭 뒤집어진 것  처럼 성난 바다  꼭 바이킹을 탄 것처럼 배가 뒤집힐듯 물보라를 쳐대자

다들 멀미를 해 대고... 나는 이미 어린시절부터 배를 많이 타서 이 정도는 멀미를 안 하니 내심 으슥해 하기도 하였다

 

 

높은 파도속을 헤쳐서 20분만에  지심도 선착장에 닿았다

오늘 지심도에 발 디딘것이 세번째다

이번 지심도행은 가을... 이미 단풍잎이

바스락이며 딩굴고 있었다

 

 

스무살에 우연히 와 본 지심도의 봄자락은 동백꽃이

지천으로 깔려서 숨이 막힐 듯 하였다

 

그 후 작년 여름에 서울 친구들이 내려와서 녹색의 지심도를 기억했고 이번엔 가을풍경을 보게 되었다

 

아무리 보아도 원시림이 빼곡한 지심도는 내가 무인도에 온 느낌처럼 느낌이 새롭고  묘했다

 

태풍이 온다는 바람에 섬 전체를 돌아 볼 시간이 없어 서너곳만 보고 민박집인 '홍씨민박집 마당에서

부산이 고향인 홍씨네 아지매가 끓여 준 안성탕면 라면을 한그릇에3000원씩 두  그릇을 사 먹으며

비수기라 많이 친절하다고 느꼈다

마당의 고양이도 낮선 우리가 좋은지 실실 발길질하며 눈웃음을 치고 홍씨 아지매는 내게 민박집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걷네고 마당에 가득 널어 둔 동백씨들이 해풍에 단단해져 가는 날...

 

해돋이 민박집은 텅 비어 있었다 선장아저씨가

태풍이 오면 섬에선 열흘가까이 섬에서 있어야 한다며 집에서  밥도 해 먹으며 실컷 놀라고 하셨다

들여다 보니 정말 포근하여 쉬고 싶었다

 

라면을 꿀맛처럼 먹고 12시50분에 배가  우릴 태우러 오겠다는 바람에 시간이 없어 섬은 거의 돌아 보지 못한채 일본인 부부가 운영하는 전통찻집

마당에서 빙빙거리며 돌아만 다녔다

 

"안녕하세요"

하고 일본인 아저씨께 인사하니 고개를 끄덕끄덕

거렸고 "아저씨, 담에 저 차마시러 꼭 올게요

오늘은 시간이 없어 그냥 갑니다 미안해요"

"아니에요 빨리 가 보세요 배가 가버리면 이젠 배 안 들어와요" 일본인의 아내가 소리치며 알려 주었다.

 

 

지심도에는 일제시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아주 오래 된 기와집이며, 지게.,장독대 , 그리고 성당공소가 있고 포진지며 탄약고가 세월의 무심함을

말해 주는 곳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가나랑 범일이는 좋아서 숲길을 마구 달렸다

호랑나비가  훨훨 날고 고추잠자리 가득한 지심도는

가을에도 동백으로 우거진 숲이 마치  태고적 시대를 거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손님이 없으니  민박집 택택이도  오두마니 서 있어 가나가 훌쩍 타 보고...

우리는 꼭 로빈슨 크루소가  무인도에 홀로 도착한 것 마냥 섬에서 소리치고 딩굴었다

 

 

큰 섬 넓고 ,신비한 곳에  손님이라곤 우리뿐

가을바다는 지금 화난 듯 물거품을 일으키고

우리는 토요일의 짧은 오전을 맘껏 즐겼다

 

지심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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