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이야기

나는 캐나다로 간다

이바구아지매 2007. 10. 31. 00:26

07년10월20일 오전 4시에 기상하여 아침준비를 하며

여행가방을 몇번인가 더 확인하였다 꼭 살림살러 가는 사람처럼 어찌나 많이 챙겼는지  떠나기도 전에 가방은 빵빵하고...

 

씻고 화장하고 블로그에 인사도 남기고 ㅎㅎ 혼자서 오도방정을 떨었다

6시30분경 어머니가 오시고 아침식사로 오랫동안 못 먹어 볼 반찬인 국물가득한 씨락국과 두루치기로 아침상을 차렸다

"실컷 냄새 맡아둬요 이젠 양식으로 버텨야 하니..."

 

7시20분에 소담이방,귀염이방,범일이방을 차례로 돌며

갔다 올테니 자기 할 일은 알아서 잘 하라 신신당부하고

우리 막내 가나에겐 마음이 아프지만 자는 모습에

입맞춤만 살짝하고 나왔다

 

"가나한테도 이야기하고 가거라 몇일동안 울어사모 우짜노?"

"깨우면 못 갈지도 몰라요 차라리 그냥 가야지

어무이예 다녀 오겠습니다 아이들 잘 챙겨 주이소"

"오야 잘 댕겨 오너라 집안일은 걱정말고..."

 

가방의 요란한 바퀴소리를 들으며 대문밖으로 나왔다

택시를 타고 첫 집결지인 고현 삼성증권에 도착했다

일등으로 도착

 

바닷바람이 차고 먼 길 갈라치면  난 늘 오줌누기와 싸움이라도 하듯 수시로 오줌이 마려워서 긴장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현상이 어김없이 나타났다

 

"나 건전지하고 펜하나 더 사 올게 짐지키고 서 있어라"

 

그리고 남편은 이미 등을 보이고 멀찌기 사라지고

한 참을 오줌을 참았다

거짓말 하나도 안 하고 먼 길 가면 내 방광은 그냥 열려 있듯 수시로 오줌을 내 보낸다

오줌은 갈 수록 마렵고 주위를 둘러 보니 이른시간이라

문이 열린 곳이 없었다

 

어쩌지  다리가  슬슬 꼬이기 시작했다

참는것도 잠깐이지.  느낌인가? 이번엔 뒷쪽까지 다 하고 싶어지니 여행때마다  대소변으로 자유롭지 못하는  내가 어찌 안타깝지 않을까?

 

에라 모르겠다 찾아봐야지 하고 주위에 화장실을 찾아 뛰어 다녔다 아무 곳도 문이 안 열려 있었다?

순간 내 머릴 스치는 지혜 눈 앞에 나타난 구세주는

비너스모텔? 맞어 바로 저기야  뒷문으로 난 계단을 주루룩 밟고 모텔 안으로 뛰어 들어 갔다

작은 창문을 밀어저치고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

"예 "

"화장실좀 가고 싶어요"

"네 210호로 가 보세요"

바로 옆에 210호가 있어 잽싸게 들어 가서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나왔다

 

"아주머니 적지만 화장실 쓴 것 돈으로 계산할게요?"

"아니에요 210호실 손님 아니었나요?"

"210호실 손님이 뭐하러 화장실 묻겠어요 안에서 하면 되지"

한사코 돈을 거절하고 손에 도로 쥐어 주던 아주머니...

첫 출발, 느낌부터 좋다 아직도 거제도를 벗어 나지 못했지만...

 드디어 CANADA로 간다 지도에 표기 된

글은 모두 영어구먼  나 영어 잘 못하는데

이런저런 긴장감으로 오줌이 시도때도 없이 나오려는 거야

 

8시 20분에 인천공항까지 태워 줄  태평양관광 버스가 도착했다

시간이 되니 일곱쌍의 부부가 가방 두개씩 밀고 나타났다

먼저 간단한 인사를 하고 차에 오르고

차내부가 참 색다 르다 자석사이가 많이 넓고

다리를 올릴 수 있는  선반인가? 음식 먹는  식탁인가? 용도가 무언지???  기사님께 물으니 알아서 사용하라고...

아주 특이한 차내부는 각자 덮을 이불까지 준비되어 있고

 

"기사님 차내부가 희안합니다 멋져요 낭만적이네"

하고 내가 말하자

"이 차는 묻지마 관광을 가는 차입니다 묻지마 관광버스가 이래요"

하고 누군가가 말했다

"참말인가예? 그럼 000씨도 묻지마 관광 가 봤구나

안 가 본 사람이 우째 아노?"

 

"참말로 순진한사람 앞에선 농담도 못한다니깐?"

일곱쌍의 부부가 자리에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았다

이번 여행에 추진위원장을 맡은 박기현씨가 인사말을 하고

대뜸 내 주민등록번호를 외쳐   호명하며 소감을 이야기하라는 게 아닌가? 아무런 준비도 못한 내게 말이다

 

그렇다고 언제 내가 빼나

일어서서 흔들리는 차창앞쪽으로 나가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하고 긴 인삿말에 애교를 보탰더니

"아이구 말도 청산유수네 애교가 철철 넘치고~"

이름도 웃기는 김왕배씨가 웃음 가득 흘리며 대꾸를 해 주고 돌아가며 인삿말과 무사기환을 덕담처럼 주고 받으며

쾌적한 차는 신나게 달려  어느새 거제를 빠져 나가고 통영도 지나고 고성쪽으로 달렸다

 

차에 비치된 물과 커피를 마음껏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어느새 한사람 두 사람 잠으로 빠져 들었다

나는 애시당초 창가의 스치는 풍경도 담고 글로 기록하리라

생각했기에 작은노트에 무조건 기록을 해대기 시작했다

 

고성을 지나다가 차창밖으로 꽃상여가 길가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상주,백관들이 슬픔에 찬 모습으로 꽃상여 앞에 조아리고

너무도 우연이고 차가 빨라 사진에 담지 못했다

꽃상여를 본지도 얼마만인가?

요즘은 꽃상여도 구경하기 힘들다

 

갑자기 스페인에 사시는 블로거 윤님의 아버님 일대기가

떠 올랐다 윤님의 아버님일대기가 하도 독특하고

꽃상여 나가는 모습의 사진이 있어 인상적이었는데

한 많은 인생 죽어서 꽃상여 타고  가는구나

내 나름 그리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슬몃 일어서서 맨 앞자리로 가고 나는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기록에 열중했다

 

"그집에는 뭘 그리 적어샀소 혹시 기자요? 작가요?"

하고 엉뚱하고 남해 보리 문댕이말만 골라 재미를 주는

김주승씨의 부인 재자씨가 내 모습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이 멋진 여행을 그냥 눈요기로 끝내면 아까워서 그냥 메모 한 번 해 볼려구요 갔다 와서 우리아이들 물으면 제대로 대답도 해 주고..."

 

"참말로 야무지네 암 암 그래야지"

재자씨의 말은 그냥 웃음덩어리였다

어디 놀러 갈 때 이런 웃음덩어리가 없으면 분위기가 살지

못한다 분위기메이크로 짱인 것 같았다

 

아직은 처음 만난 부인들과 성격 파악도 안된 상태에서

용감한 그녀는 맏언니 노릇을 잘 해 주었다

참 여기서 하나 빠뜨릴뻔한 웃지 못할 사건이 하나 있었다

 

고현에서 오줌누러 가려고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뚱뚱한 고등학생 한 명이 다짜고짜로 내게 와서

"아줌마, 내가 많이 아파요 다 아줌마 때문이에요 아줌마 책임지세요 나 책임지란 말이에요 마음이 아프다구요

아줌마땜에..."

무슨 이런 황당한 사연을 봤나

횡단보도에서 꿈에도 본 적 없는 남학생이 대뜸 달려와서

씩씩대며 이른시간에 너무도 겁나서 내가 던진 말

 

"여보 , 여기 한 놈 걸렸어 경찰서로 델고 가"

 

하니 부리나게 도망을 치지 않았나 세상에 별난 인간들도 많구나 여행 그 시작부터 나는 웃지 못할 이야기로 넘쳐나니 어디다 다 보관하나 용량이 너무 작아 다시 교체해야지

 

달리는 차는 어느새 능금의 고장인 경북 어느 지역을 거쳐 지나고 있었다

빨간 사과가 옹기종기 달려 있는 사과나무를 보며

저긴 블로거 석란님네 과수원이구나

착각은 자유고 생각하는대로 보이니 거제도 이바구아짐

입이 간질간질하여 이렇게 외쳤다

 

"보소  그 달짝지끈한  사과 하나 던지보소 야 석란님요?

에고 무심해라 자기집 과수원에 천지가 사과면서 한개 던질줄도 모르네 돌아가서 내 블로그에 섭섭했다고 또박또박 적어 놓을끼고마는..."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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