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이야기

아듀 밴쿠버

이바구아지매 2007. 11. 8. 12:11

밴쿠버의 또 하나 명소가 된 그랜 빌 아일랜드 퍼블릭 마켓(Granville

lsland Public Market)에 들렀을 땐 이미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하루의 일정은 거의 강행군으로 이른 아침 5시20분에

모닝콜로 분주한 하루가 시작 되고 집에선 생각지도 못하는,

 어둠이 채 걷히기도 전에  아침식사가 시작되어  빼곡한 여정을  소화해내고  저녁무렵에 우리가 들런 곳은 그랜 빌  아일랜드 퍼블릭 마켓.

 

첫눈에  보아도 우리나라의 남대문시장 혹은 동대문시장 같은 분위기로 재래시장임을 알 수 있었다.

 밴쿠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재래시장으로 현대적인 시설의

마트를 누른 비결이라면 아마 우리나라에 와서 둘러 보고 벤치마킹 한  것은 아닌지?

 

아니면 중국,일본이 모델이었을까? 하여튼 동양적인 냄새가

싫지 않았다. 재래시장의 분위기를 내는  좌판엔 과일들이 산더미로 쌓여 있고

이름도 알 수 없는 과일들 위로 얼마나 주는 지  알수없고 1$혹은 10$ 이런식으로 가격표를 매달아 놓고 우리를 유혹하였다.

 

우리나라에선 재래시장이 죽어 가고 있는데 캐나다에선

인기를 얻어 모두가 좋아하는 명소가 되어 관광객도 이 곳을 들러는 필수코스가  된 것에 적잖게 놀랐다.

우리의 재래시장도 이런 식으로 관광객을 불러 들일 수 있으면 소득도 올리고  관광객들도 좋아 할 듯 싶은데...

 

ㅎㅎ 여기서 웃긴 일이 생겼다

원래 말걸기 좋아하는 내가 우리동네 아주머니같이 생긴 모습의 아주머니 두 분을 만났다.

"아주머니,혹시 한국에서 오셨어요?"

"응 그래, 그쪽도  한국에서 왔는 갑네?"

" 네 아주머니는 고향이 어딘가요? 저는 거제도에서 왔습니다"

"하, 나도 거제동에서 안 왔나 반가버래이 동네사람 만났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아주머니 나보고 동네사람이라며 손을 꼬옥 잡고  좋아하셨는데 '하나 투어' 소속으로

40명이 함께 왔단다.

 

난 분명히 부산의 거제동이 아닌 거제도라 했건만

"그나저나 하여튼 반갑데이 맛있는거 마이 사 묵고 구경 마이 해라  구경도 젊을 때 하는기다 늙으모 다리 아파서

하고잡아도 몬한대이"

"어 아는사람 만났어요?"

친구부인이  깜짝 놀라는 시늉을 하는 통에 그것이 더 우스워

"동네사람 만났어요 참 세상 좁지 요기서 만나다니?"

"우짜모 좋노 진짜 세상 좁네"

 

좋은 여행 하라며 손 흔들며 헤어지고 과일을 훑어 보며

신기해하고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고 정신 없었다.

나는 신이나서 캐나다산 쇠고기를  둘러 보았다 

이곳 쇠고기는 방목하여 키우므로 그 육질이 최상품이라고 한다.

 

쇠고기 정육점도 구경하고 잡화점에서 물건을 고르는 외국인의 모습도 슬그머니 사진에 담고 할로윈데이에 쓰일 많은 호박들에 갖가지 그림으로 장식한 모습이며 볼 것 많고 기억할 것 많은 나는 싸돌아 댕기기 바쁜데 남편은 열대과일들을 무조건 사기 시작했다.

내가 보니 별 맛 없어 보이는데 억지로 우겨서 멋대로 사는바람에 뽀로퉁해졌다. 남편은 어딜 가나 사는 걸 무지 좋아해서 쇼핑을 함께 하기가 겁난다.

 

이번 여행에서 아무것도 사지 말자고 굳게 약속했는데

아이들에게 줄 한가지씩 선물 말고는 ,,,

그 약속이 벌써  잊혀진 채  처음 보는 과일등에

손대기 시작하여 내가 시무룩하니 더 이상 고르지 못하고 계산을 했다.

16$ 을 지불하고 딱딱한 망고스틴,스타푸룻,용과 등을 샀다.

다른친구들은 그냥 사과 몇개 정도 사니 5$,6$ 이정도였는데...

 

우린 좀 아껴야 할 집인데...

시장을 나와 다음 간 곳은 근처에 있는 면세점으로 '현대백화점'이란 곳은 좀 어눌하고 기분이  좀 이상했지만가이드를 따라 들어갔다.

 

 우리방 Hotel. Executive Plaza and Suites , 방배정표

 

 

서리맞은 것 같은 래즈베리,포도, 블루베리,  딜리셔스종 사과 등이 대표적인 맛있는 과일들이다. 먹어 보니 그 외의 것은 솔직히 돈 아까웠다

 

 맛 있는' 딜리셔스사과' 사러 오세요. 일일점원...

 

 

 

 

 벼라별 게 다 있더라구요, 학교앞 문방구처럼 ...캔디들

얼마나 달콤할까??? 사 봐야 했는데...

 앗 새로운 과일, 날 시험에 들게 한 ,,,망고스틴  얼마나 단단한지 ...속에는 하얗고 말랑한 육쪽마늘같은 ... 도끼로 내리쳐야할지...

어쨋거나 맛을 보았다.  많이도 사서 집에까지 가져 와서 며칠동안 딩굴었다.

 

 호박(잭 오 랜턴)...할로윈데이에 쓰일 호박들... 재미있는 그림들.

 

 

 다양한 호박으로 할로윈데이에 참가할 귀염둥이들.

 

 

 무엇인가를 열심히 고르는 캐나다 아가씨

 

 

 남편이 사 온 과일들...스타푸룻이라는 노란 별 과일의   맛은 정말 억울하다고 해야 하나 도저히 맛이 없었다. 이 없는 할머니들이나 드실 과일, 단단한 망고스틴  그리고 이름을 잘 모르겠다 . 참 선인장 열매 같은 것 이름은 부채선인장(백년초) 이래요? .

블로거 '윤님'이 사시는 '그린 카나리아 군도'(스페인)에 지천이라네요.

 

 

 

 변비에  걸려서 과일을 많이 먹으라고 했는데 통 맛이 없어서, 포도는 정말 맛있었는데... 잠이 통 안 오고...

 

 

 

Golden Delicious 사과와 자두

 

 

 

 

 그랜 빌 아일랜드 퍼블릭 마켓...

 

 


캐나다는 건강보조식품이 발달한 나라란다.

물개, 사슴,곰을 원료로 한 건강식품 많다는데 나는 건강식품엔 별 관심이 없지만 오메가3 등은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어머니가 늘 사다 나르는 건강식품에 질려서

이런 건강식품엔  관심을 두지 않기로 했다.

여행객을 상대로 건강식품을 팔려고 우릴 앉게 하더니 장황하게 설명을 하니 모두가 슬슬 졸기 시작하고 입냄새 제거에 좋다는 것을 스프레이로 입속에 뿜어 주는데 역겨워서 오히려 참기 힘들었다.

 

또 다시 화장실에 갔다. 여긴 한국식 화장실, ㅎㅎ 닦은 화장지가 변기 옆 통에 수북하니 우리의 화장실 문화가 형편없다는 걸 보여 주었다,

 실컷 졸다가 사지 않고 나오려니 뒤통수도 좀 미안해지기도 하고...

 

여기서 다른 친구들은 많이도 샀다.

장인,장모한테도 선물할거라며 장모사랑 사위라며,

 박기현씨의 푸근한 마음을 보며

 

차를 타려는데 결정적으로  화 날  일이 생겼다.

속 좁은 여자인가? 남편은 오늘도 친구들이랑  호텔방에서

한 잔 할거라고 말하며 술도 사고 젓가락도 살거라고?

칫솔까지 그러면서 어딜갔는지  보이지 않아서 차는 출발하려 하고 무슨 일이든지 알아서 하려는 지나친 능동적인 자세가 못마땅하여 그길로 속이 상해서 입을 다물었다. 차는 남편땜에 출발도 못하고 주성씨가 찾으러 가고...

 

저녁은 일식으로  맛있는 된장국까지 나왔지만  화가 난 상태라 밥맛이 없었다,

 나의 기분이 엉망이란 걸 알고도 한술 더 뜨는 남편땜에

소화불량에 걸릴 판이라 입을 다물고 호텔로 갔다,

내가 입 다물면 재미없다. 난 기분이 나쁘지 않으면

그야말로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사람이니까...

 

우리방에 와서도 말없이 먼저 씻고 나오니 남편이  내 기분은 상관 않고 욕실로 씻으러 들어가고

 

이곳에 와서 남편은 욕실이 너무 불편하다고 첫날부터 투덜대기 시작하더니 오늘도 또 궁시렁대었다.

 

"머리 큰 난 어쩌라고 세면대가 이렇게 좁아터졌나?

나 머리 끼여서 안 빠져 나올 것 같은데..."

 

그 소리를 들으니 속으로 웃음이 나다가 한편으로 걱정도 되었다.ㅎㅎ 부모님이 잘 낳아 주신  사자머리는 어딜가나 말썽을 부리네.

 

박기현씨네처럼, 머리가 안 빠져나오면 119를 불러야 하는데

에구 망신스럽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

그냥 탕에 들어가서 해결하고 점차 이곳 욕실문화에 적응을 해 나가는데도 불만은 많았다. 평소에 집에서 늘 물을 거나하게 뒤집어 쓰며 남편이 씻고 나온 뒤는 온통 바닥이 물난리에 정신이 없는 삶을 20년이상 해 온지라  작은 세면대의 외국 욕실에서 물 아겨 쓰는 올바른 물사용법도 익혀야 할 사람이다.

 

캐나다는 온통 물인 나라아닌가?

그런데도 화장실 변기를 트리오,하이타이등 세재를 풀어 씻는 게 아니라 일일이 닦아내는 청소를 하니 그렇게 물이 많은 나라에서 물 아껴서 뭐할지?

캐나다에선 물장사하면 망할  곳이다.

 

오늘 방 오픈할 친구네는 김성악씨네, 아직 풀어지지 않은

내기분을 모른척 하고 혼자서 가버린다.

 

털석 침대에 앉아서 창밖을 내다 보고 있으니

김성악씨 부인이 오라고 전화해서 문 잠그고 갔다.

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노력하는 친구분들의 성의를 생각해서 내가 먼저 남편한테 악수를 신청하고 즉시 웃으며

지나간 내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오늘 산 새로운 과일들에 또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분명 있으리라 생각하며 몇 년 전에 아보카드를 첨 사서 어떻게 먹어야 할지를 몰라서 한바탕  웃음 만든 이야기를 쏟아내며

나의 밝은 모습을 건방 되찾았다.

 

기분좋게 참이슬과 이곳에서 산 맛있는 캐나다산 육포맛을 즐기며 우리방으로 돌아와서 밤 늦도록 다시 책 보고,지도보며 미진했던 기록을 하며 밤2시까지 딩굴며  잠들지 못했다.

 

 캘거리로 가는 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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