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이야기

에메럴드공주와 일곱난쟁이...

이바구아지매 2007. 11. 15. 02:44

에메럴드 호수의 통나무 다리를 지나서 크리스마스나무가 울창한 숲속으로 들어갔다.

 호수 주위를  에워싼 물안개가 숲으로 건너와서 나무들이 뱉어 놓은 공기랑 어울려서

 이방인의 가슴 속으로 파고 드는 날

발걸음은 숲속의 오솔길로 자꾸만 끌리어  까마귀 발자국을 닮은  숲속의 하이킹 길을 걸어갔다.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고요속에 나도 모르게 동화속 이야기를 끼어 맞추고 있었다.

 

 아름다운 강가에 길을 잃은 한 공주가 있었어요.

 

 공주의 이름은 에메럴드 였어요.

 

 공주는 오랫동안 길을 잃고 헤메다가  이곳까지 오게 되었어요

"물이 아주 맑아  에메럴드빛이네"

 

 

 통나무 다리에서 예쁜 친구들도 만났어요.

 

 이 곳이 어디냐?  하고 물으니 ...아직 이름이...  그럼 에메럴드 레이크라고

짓거라.

 

 에메럴드 공주님은 이렇게 예쁜 집으로 가게 되었어요

 

 이 숲속에 누가 살고 있지? 집들도  나처럼 예쁘기도 하네

 

 아니 저긴 멋진 탈 것도 있네

 

 크리스마스가 다가 오나 보구나 이 숲속에 빨갛고 예쁜 꼬마 전구로

나무를 장식해야겠다 크리스마스의 숲이라고...

 

 에메럴드 공주는 숲에 반하여 길을 잃은 줄도 몰랐어요

아 배 고파 한 참을 헤메었더니 춥고 배 고프구나

 

 어 저기 장작이 가득 쌓여 있구나   불을 때고 방에 가서

찜질도 해야겠다 많이 걸었더니 다리도 아퍼

 

 누구없어요? 거기 누구없어요? 에메럴드 공주예요? 빈 집인가?

이렇게 예쁜 집이? 들어가서  빵을 좀 먹어야겠다.

 

 한 사내가 이곳에 왔어요 나무꾼인가? 공중전화도 있어요

에메럴드 호수쪽의 안내 표지판을 보고 있어요.

 

 피곤한 공주는 빵을 먹고 일곱개의 침대중에서 가장 편한 침대에 누워서

곧 잠이 들었어요

 

 금을 캐러 갔던 일곱난쟁이들이 이곳 네추럴 브릿지로 돌아 오고 있었어요

에메럴드 공주가 잠들어 있는 줄도 모르고...

 

이제 우리는  에메럴드레이크를 떠나 '요호 국립공원'으로  들어섰다

내추럴브릿지란 표지판을 따라 근처에 살고 있다는 원주민들의

친구를 부르는 소리가 메아리 되어 물소리에 담긴 듯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깨끗한 자연은 영원하다는 진리를 깨달으며...

 

 

 

 

 저 산 허리에 살고 있다는 원주민들은 가끔씩  '요호' 라고 소리지른다고

하는 곳  물소리며 물빛이 옥빛이다  바닥에 석회석이 깔려 있다고 한다.

 

 태고적 모습이 그대로 있는 곳

 

 앗 !여기서 우리들이 타고 온 차는 멈춰서고 말았다

여기가 어디냐고? 고산지대? 록키산맥중턱에(우리나라의 육십령쯤에 해당하나?)

 날씨는 춥고, 핸드폰도 안 터지는 고산지대  차는 냉각수가 떨어져서

우리가 가져 온 물병의 물을 모두 부어 이제 마실 물도 동이 나고 엔진쪽에서 연기가

 풍풍 이 일을 어쩌나??? 기사님은 우리보다 더 놀라고 ...

 

 대륙횡단열차가 지나가는 철도...'토마스와친구들'이란 TV의 어린이 프로그램의

배경이 된 곳이 지척이다. 기관사들이 이 열차가 지나는 언덕배기에 살면서

수백량을 이은  열차가 고개를 넘다가 힘이 부칠 때  기관차를 끌고나와  열차의 중간에 이어

힘을 보태주는곳.  이 재미난 어린이 프로그램의  실제 마을이 이곳이다. 

 수백량 열차를 이어 달리는 장관도 실제 보았지만  카메라에 미처 담지 못했다. 너무도 아쉬운 장면.

 

 

 물도 떨어지고 통신연락도 안 되고 우리의 미래는???

 

 이런 험준한 록키산맥 아래에 우리가 내동댕이 쳐 졌다

누가  우리 좀  구해주세요!!!

 

 

11시20분경 레이크루이스,에메럴드호수, 요호국립공원의 내추럴 브릿지를

다녀 오다가 스파이럴 터널(Spiral Tunnels, 영어) (Tunnels en Spirle불어)

고개에서 우리가 타고 가던 차는 연기를 퐁퐁 내며 멈춰섰다.

 

기사님이 얼른 내려서 엔진을 살펴 보더니 냉각수가 떨어졌다고 하셨다.

우리가 가지고 다니던 물병의 물들을 몽땅 부어도 여전히 연기가 났고

상황이 좀 어렵게 돌아가는 우리는 내려서서 터널 주위의 고산지대를 좀 둘러는 보았지만

 별 볼 것도 없고 우리나라의 밋밋한 초겨울 날씨랑 똑 같았다.

 

혹시 곰이 나타날까? 혹시 엘크라도 ? 

 

시간이 점점 지나자 걱정이 마구 되고 이러다가 우리는 여기서 어찌 되는 게 아닌가

이런 쓸데 없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펜벨트가 나갔어요"

기사님이  차 꽁무니로 돌아가서 전화로 다급하게 말씀하셨다 

어 이상하다 통화불통 지역이라고 했는데...

돌쇠와 우리를 인천공항에서부터 인솔 해 온 허은숙 가이드는 얼굴빛이

걱정으로 물들며 당황하기 시작하였고 나는 그런 상황에  또 다른 재미를

느끼며 열심히 메모를 하며  뛰어 다녔다

"우리 옥기자를 위해서  특종감이다 바로 뛰어 가"

"맞네 오늘 일은 다 옥기자를 위해서 생긴 사고야"

이렇게 모두 내게 한마디씩 했다.

 

건너편 차들은 낮인데도 전조등을 켜고 달려서  물어 보니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뜻으로 그렇게 한다고 하니 우리의 교통법규와는 다른 것이 많다.

또 신기한 것은 차량의 앞 번호판이 없다는 것.  이것 또한 궁금해서 물어 보니

알버트주에선 앞 번호판은 달지 않는다고 한다.

앞 뒤로 같은 것을 두개나 달 필요가 없다는 설명

자꾸만 시간이 지체하니 여자들이 궁시렁대며 안 듣는곳에서

"순 똥차다"

"우리 이러다가 죽는 거 아닌가?"

"우리집에 알려야 하는데 우리가 록키산맥 아래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갇혀 있다고"

이런저런 소리를 들으며 나도 우리집 아이들에게 메모를 남겼다.

"지은,소담,귀염,범일,가나야, 아빠,엄마는 지금 록키산맥아래

스파이럴 터널에서 차가 고장 나서 멈추어 있다 지금 현재 시간은 11시50분을 넘어가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너희들은 형제니 항상 서로 돕고 열심히 공부하며 바르게 살아가야 한다.

사랑한다  너희들을......" 라고 메모 비슷하게 남겨 보았다.

돌쇠가 안되겠다 싶으니 지나가는 차를 마구 세우기 시작했지만

트럭이며 버스며 훽훽 지나쳐 갔다.

다행히 검은색 승용차가 미끄러지듯 서더니 상항을 듣고 통화지역까지 나가서

연락을 취해 주고 다시 돌아와서  임무수행했다며 알려 주고 가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사진으로 뒷모습을 남겼다.

 

우리의 사고 방식으로는 연락을 취해 주고는 그냥 갈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을 텐데 우리가 부탁 한 것을 정확하게 연락을 취했다는 보고까지...

그런 모습은 꼭 배워야 할 모습이기도 했다.

다행히 지나가던 관광버스가  서서 우릴 태워 주었다.

'Ridgeling Coaches  LTD  Albeta G- 39804009'

 

알버트주의 관광버스로 일본 관광객을 태운 차였는데 기사는 여자였고

가이드도 참으로 친절하였다.

우리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뒷자리에 앉았다.

차뒷편에는 화장실도 있었고 우리가 타도 자리가 몇 좌석은 남았다

친절한 일본인들은 우리에게 박수로 환영해 주었으며 은숙씨더러

최지우를 닮았다며 예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50~60대 일본관광객들)

 

잊을 수 없는 일본인들의 친절을 말은 통하지 않아 웃음으로 대신하고 뒷좌석에서 동영상을 찍었다. 

 몰래 정면을 찍으면 낭패라도 생길까봐 조심하며...

창밖에는 대륙횡단 열차가 많은 컨테이너를 싣고  캐나다 동부로 가고 있었다.

 밴쿠버에서 출발하여 밴프를 지나오는 대룩횡단 열차의 모습이 장관이었다.

남편은 몇년 뒤에 파나마운하의 폭이 넓어지면  모두 사라질 모습이라고 했다.

  그때 되면  컨테이너선이 모두 파나마운하를 통과하여 미동부,캐나다 동부로 직항한다고 했다.

 

끝도 없이 이어달리는 기관차들의 모습에 '토마스와 기관사'들을 기억하며

멋진  모습들을 차창밖으로 훑으며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연어구이가 맛 있었던 밴프의 레스토랑으로...

 


일본관광객을 태운 차에 함께 타고 박수로 환영을 받으며

차에 올랐다

ㅎㅎ 우리 중 누가"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리가도 고자이마스"

여러가지로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고마운 사람들.

 

 

다음 이야기...캘거리에서의 마지막 밤을...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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