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이야기

캘거리의 아리랑

이바구아지매 2007. 11. 15. 19:13

일본 관광객과들과 함께 우리는 밴프에 와서 내렸다.

일본 관광객을  태운 차에선 가이드가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아 못내 아쉬웠다.

일본 가이드가 우리처럼 설명을 해 주었으면 동영상이 훨씬 재미 있었을텐데.

 우리는 하차하여  떠나는 차에 손을  흔들어 주었다.

 

잊지 못할 좋은 추억 한 페이지를 남기고 어제 저녁을 먹은 레스토랑에 가서

점심으로 연어구이랑 치킨을 먹었다.

창가에 앉아서 창 밖을 내다 보고 있으니 쏼라거리며 중국인들이 떼를 지어

들어와서 레스토랑을 가득 매웠다. 어찌나 떠들어대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보기도 좋지 못했다.

중국도 이제  살만한 부자들이 많아서 외국여행도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실감을 할 수 있었다.

며칠전에  밴쿠버의 부차드 가든에서는  대만  대학생들을 가득 만났는데  ...

 

레스토랑의 캐나다아가씨는 손님이 많아 피곤이 쌓여서 그런지 입이 부러터지고 피곤한

모습이 역력하여 보기가 안타까웠다.

자스민차,커피,레즈베리를 마시며 잠시 느긋함으로 여유을 부리고 있을 때

차가 고장나서  불편을 주어서 미안하다는 뜻으로 은숙씨와 돌쇠(이성헌)가 과일을 가득 사 와서  먹었다.

청포도 같았는데 얼마나 달콤한지  이름은 기억이 안 난다.

고장 난 차를 대신하여  우리를 태우러 온 차는 재미있게도 랍이라는 캐나다인이 몰고 온 대형버스였다

.학교에 갔다 나오다가 곰이 그려진 가방과 필기구를 샀다.

남편은 휴게소에서 나오더니 손이 허전하다며 이상하다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어  내 캠코더가 없어졌다. 큰일났다 어디다 두고 왔지?"

"어떡해 캠코더에 찍힌 사진들과 동영상은 다 어쩌지?"

내가 더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는데 왕배씨와 용운씨가 웃으며 금방 캠코더를

내 주었다. 우리가 탔던 차가 고장날 때 두고 내리는걸 본 두 사람이 여태 가지고 있으면서

 언제나 찾을지 기다렸다고 하니 ㅎㅎㅎ

 

랍이 모는 차를 타고 달려 간 곳은 빙하마을, 왼쪽의 호수들과  템플마운틴

아래 잔잔한 명경지수인 헐버트 레이크를 눈으로 느꼈다 .

 5300개의 산과 4200개의 호수, 1200개의 빙하가 록키산맥속에 폭 쌓여 있다는 돌쇠의 

 설명을 들으며 놀랍고 신기하여 부지런히 받아 적었다

우리는 차를 타고  보우호수에 갔다.  호수를 내려 다 보는 산자락에 하얗게 보이는

 것은 눈이 아니라 빙하라고 했다.

빙하는 몇천년 동안 내린 눈이 쌓이고 쌓여 350m  깊이의 얼음덩이가 아주 느리게

아래로 이동하는  하천이라 푸른 색을 띄며

7월의 더위에도 록키산맥 안으로 들어오면 영하권의 날씨라고 하였다.

 

기념사진을 찍느라고 한 바탕 소란을 피우고 우리는 다시 차에 올랐다.

차는 달리고 바깥 풍경은 록키산맥의 눈 덮힌 산과 툭하면 나타나는 호수에

이젠  메모없이는 도저히 기억도 못할 지경이었는데 다음에 다시 아름다운 호수가에 내려섰더니 "이 곳 기억나세요?"

하고 묻는 돌쇠의 말에

"푸른  산  더 푸르게"

하고 고함을 질렀다.

유한 양행의 광고를 눈 여겨 본 적이 있어  눈에 익었는데

이 곳이 '투잭호수'라고 하였다. 그림처럼 맑은 물을 한 동안 바라보다

물속의 자갈돌을 건져 올려 보고도 싶었지만 계절이 계절인지라 아쉽게도 그냥

 차에 올랐다.  달리는 차에서 돌쇠가 들려 주는 경상도 할머니들이야기

이 곳에 관광 와서 돌쇠를 당황하게 만든 재미있는 이야기는 두고두고 내 기억속에 돌쇠랑

 엮여서 투잭호수를 기억할 것이다.

 

 

"할머니들, 학교에 다녀오시면서 산에 널려 있는 고사리 그거 절대로 꺾어 오지 마세요

큰일납니다 벌금 물어요 그럼 집에도 못가요 아셨죠?"

"오야 알았구마는 절대로 고사리 안 꺾어 올끼구마는 빈손으로 헹하이 올끼니 걱정말그래이"

신신당부한 할머니들은 약속한 시간이 한 참 지나고서야 치마에 가득 고사리를 끊어와서

 버스안 통로에 턱 하니 내북뜨려 놓고는 "아이구야   고사리 냄시 한 번 기똥차네"  곧 이어 경찰이 호루라기를 불며

차에 올라서 이 모습을 보고 벌금을 먹이며 국립공원을 훼손 시켰다는  신고가 들어와서

출동하였다고 했단다. 당장 벌금 1000$내라고 해서 잘 몰라서 그렇다고 사정을 했는데도

 소용이 없어 한 참 고민을 했는데 창가에 앉아 있던 할머니가 돌쇠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나

"야, 성헌아 여기 할머니들이 치매에 걸려서 조금전에 한 일을 모른다고 해라 "

하시면서 창문에 바보처럼 입을 헤 벌리고 낙서를 하며 얼빠진 사람  시늉을 하더란다.

참으로 어이없는 풍경을 연출한 할머니들...

돌쇠는 경찰한테 한국에서는 고사리를 나물로 해 먹는 음식이라서 산에

있는 것을 다 꺾어 오는 거라며 오히려 벌금을 먹이는 게 이상한 것 아니냐고

따졌더니  한 번 만 봐 준다고 했단다. 그 산이 바로 런덜산 ㅎㅎㅎ

 

 

차는 다시 미네완카호수에  도착했다.

슬픈 영혼이 깃든 곳이란 전설이 있는 미네완카는 유일한 인공의 호수로 물놀이와

 뱃놀이가 가능한 곳으로 우리가 갔을 때도 보트가 한가로이 떠 다니고 있었다.

미네완카에서 안내판의 사진과 영문판 글을 상세하게 사진으로 남겼다.

집에 가서 그 내용을 제대로 알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미네완카 공원길에 가득 피어 있던 ...이름모를 들풀.

 

 

 랍기사님...우리의 고추 맛 김치 맛에 놀라시지 않았는지?

아리랑 노래는 어떠셨는지? 주황색 제 힙합 복장이 멋있었다구요?

힙합춤도 출 수 있는데 ㅎㅎㅎ.

 앞줄 오른쪽부터...춘순,명숙,미옥,뒤줄 오른쪽부터

제자,점둘,미정,경란씨

보우호수에서.

 

 보우 호수에서  본 안내판

 

 

 미네완카 호수에서 슬픈 영혼을 생각했다.

마지막까지 남은 원주민 가족중  한 가족이 미네완카를 떠나지 못하고

수몰되어 슬픈 영혼이 되었다는 전설...호수의 물 소리가 정말 슬픔을 담고

흐르는  듯.

 

 유일한 인공  댐 미네완카...슬픈 전설을 생각하며 나도 슬퍼졌다.

원주민,원주민...그리고 물이 되었다.

 

 

 미네완카의  침엽수림 우거진 숲...엘크의 뿔 찧는 소리가 탁탁 들리고.

 

 

 숲에서 아주 맛있는 바베큐를 즐기고.

 

 

 보우호수... 레이크 루이스의 북서쪽으로 약 40km에 위치한 곳.

 산 자락에 하얗게 보이는 것은 눈이 아니라 빙하로 몇 천년 동안 내린 눈이

 쌓이고 쌓여  흘러 내리는 얼음의 하천..빛깔이 푸르디 푸르다.

 

 

 보우호수가 흘러 보우강을 이룬다.

 

 

  보이는 산이  크로우 푸트산 (까마귀 발 빙하) 라고도 한다...

 

 보우호수의 아름다운 전경

 

 열심히 체험학습을 도와 주는 돌쇠와 4학년 오후반 학생들.

 

 

 우리에게 아낌없는 열정으로 캘거리의 모든 관광명소를  샅샅히 알려 준 돌쇠

이성헌가이드 ...너무 고마웠어요, 보우호수의 이름으로 아낌없는 박수를...

 

 친구부인 제자씨와 춘순씨...

 

 

 제대로 공부하자 보우호수를...

 

 

 투잭 호수에서 점둘씨랑 ...

 

 

 

 여기가 그곳이다 ~푸른 산 더 푸르게~ 유한양행의 광고에 나오는 배경이다.

 

 

 미네완카~슬픈  영혼이란 뜻 ...이 곳은 인공댐으로  이 곳의 역사,

배경등 다양한 내용이  이 글표지판에 적혀 있다.

 

 

미네완카의 인공 댐을 만들기전  ...

 

 

 미네완카의 호수 옆에 공원이 있었다. 자전거로 하이킹 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나도 해 보고 싶었다.

 

 

 배를 정박시키는 앵커

 

 

  푸른산 더 푸르게 ~ 푸른 강 더 푸르게 ...이런 곳에서 살고 싶은 소망이

내 희망이 되었다.

 

 

해는 서산으로 넘어 가고 우리는 미네완카 호수  옆의 오두막에서 캐나다산 

 쇠고기를 불에 지글지글 구워 먹으며  캘거리의 마지막 밤의 향연을  즐겼다.

가방에 들어 있던 참이슬  몇 병을 꺼내고 고추장에 고추 찍어 먹으며 돌쇠가 구워

주는 바베큐를 먹으니 얼마나 맛있는지 실컷 먹고 여태 차를 몰아  준

 랍 기사님께 사진 한 장 찍어 주었다.

 

랍은 내가 입은 주황색 힙합옷이 너무 멋지다며 옷을 만져 보며 굿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는 제스츄어로  이방인을 즐겁게 해 주었다.

실컷 먹고 난 뒤 숲속 학교에 갔는데 깊은 산 속 화장실도 깨끗하였지만

휴지까지 있는 게 얼마나 신기한지 누가 이렇게 깊은 산속 화장실에까지

신경을 써 놓는지 신기할뿐이었다.

바베큐를 먹고 난 뒤 우리는 넓은 잔디밭에서 달리기를 하며 놀다가

캘거리에서의 마지막 밤을 묵을 호텔로  타는 저녁  노을을 보며 어둠속을 달렸다.

차에서 돌쇠는 캘거리에서의 마지막 밤을 멋지게 마무리하자며

우리에게 노래를 시켰다. 어떻게 내가 또  못하는 노래를 돌쇠 다음으로 하게 되어서

난감했지만 빼는 성격이 아닌지라  랍기사님 옆에서'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부르니

못 부르는데도 앵콜을, 화답으로  '아리랑'을  또 불렀다.

먼나라에서 아리랑을  불러 보니 만감이 교차하고 코끝이 찡해왔다.

남편도 노랠 불렀는데 노래 실력이 점차 향상되고 노래가사가 날 위한 노래 같아서

 감정이 울컥 북받쳐 오는 행복이 밀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