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날 많이 추웠던지라
가을이 곰과 같이 겨울잠속으로 빠진 줄 알았다.
실컷 바다가에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 오는 길
보도블록을 깔고 있는 도로를 지나려니 공사장이 위험하여
샛 길을 지나면서 멋진 풍경을 만났다.
"엄마, 이것 봐 이게 뭐야? 구슬이야? 먹는거야?"
가나의 호기심
범일이의 질문은 내 여백의 미를 들통내고...
"교회 앞 울타리? 이쁘다 엄마, 이 열매 이름이 뭐예요?"
"몰라, 일용할 양식?"
"엄마, 식물도감에 찾아보세요"
"엄마노릇 정말 힘들다 곧장 물어보면 다 알고 있는
백과사전이어야하고..."
장승포교회의 모습은 색다르다. 원형교회라고 해야 하나?
울타리에 달린 빨강열매(더 구체적으론 주황) 요 몇 년 사이에
이름 모르는 이 열매가 거제 전역에 가득하다.
아마 보기 좋고 열매가 오래도록 달려 있어 가을 풍경속의
인기 있는 식물 같은데
.. 색다른 가을풍경은 보는 사람도 기분 좋고...
블로그에서 추수감사절 행사를 크게 하는 걸 몇몇곳에서 본지라
내가 본 풍경은 교회밖의 추수감사절이라고 하면 어떨까?
울타리에 가득한 열매들이...바로 가을의 결실 모습
"무거운 짐진 자여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돌에 새겨진 마태복음 성경구절...
은행잎도 떨어졌다.
떨어진 잎새들은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에 밟혀서 다져지고,찢기고
뭉개지고 ...조각조각 자신을 분해한다.
원형건물이 특색인 장승포교회 그 앞을 지나다가...
남쪽지방은 아직 코스모스가 양지쪽을 지키고...
나무들은 잎새를 떨구고 , 가나는 손이 꽁꽁 얼고, 발이 꽁꽁 어는 겨울이
오면, 겨울이야기를 또 무엇으로 메꿀까?
그래도 바다로 가야겠지...가끔은 청어가 헤엄치는 계절 아닌가?
나무가 고독해지는 겨울이 왔다.
나무도 겨울이면 철학자가 된다.
은행잎이 말한다.
자 우리가 갈 곳은 어딘가?
동으로? 서로? 태평양? 대서양?
미지의 세계로 날자 ...그 곳이 어딜지라도 ...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추 시집 가던 날 (0) | 2007.11.29 |
---|---|
재미있는 길거리 대통령 선거 유세 (0) | 2007.11.27 |
숨 바 꼭 질 (0) | 2007.11.26 |
가을이 머문 바다... (0) | 2007.11.25 |
800원으로 행복하게 살기 (0) | 2007.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