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눈이 바람꽃이 되어 흩날렸습니다.
희고 고운 눈이...
세상은 온통 눈꽃속 동화나라가 되었습니다.
여덟살에 만난 우리들의 우정은 희고 고운 사랑의 눈꽃을 피웠습니다.
둘의 사랑은 넷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행복입니다.
우리는 참 가난했습니다. 하지만 그 안암동(서울) 의 겨울은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동산입니다.
창문너머로 바라다보이는 캠퍼스엔 그 날도 눈이 가득 내렸습니다.
다정한 연인들은 눈길을 마구 뛰어도 갔습니다.
눈사람도 만들고,눈싸움도 하고 사진도 찍고, 발도장도 찍고...
그 날 눈은 끝없이 내렸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눈이 가득 내렸습니다.
동화속같은, 그 곳 ...
아이들은 자라서 스무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억합니다.
"다섯살 겨울에 눈이 엄청나게 내렸어 우리 그 때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했지 그 때 난 니가 던진 눈뭉치에 눈이 맞아 밤탱이가 되었지"
"ㅎㅎ 그랬나 난 기억이 안 나 난 그럼 세살? 엄마등에 업혀 있었나?"
아이들도 불쑥불쑥 자랐습니다.
이제 그들이 우리의 자리를 이어받으려고 준비를 합니다.
눈처럼 희고고운 하얀 백지위에 아이들은 새 그림을 그리겠지요
그리고 싶은 그들의 미래를 ... 다시 한 번 눈이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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