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설, 그 고운 빛깔

이바구아지매 2008. 2. 9. 07:01

 

이제  겨우 시간이 났다.

설 , 그 고운 빛깔을 차곡차곡 정리하여

담아 본다.

 

 

한 자리에 모인 우리 가족

미래의 선박왕 오나시스를 꿈 꾸는 사람,

열심히 노력하여 과학자가 된 사람

헤밍웨이를 닮고 싶은 아이

그림쟁이가 되고 싶은 아이

저마다 다양한 빛깔을 내는 아이들...

마음 넉넉하게 베풀며 사이좋게 살라고 덕담 해 주신 어머님과 손자,

손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시이모님댁에 새배를 갔다.

뒷문 창호지 문살이 파르르 떠는 소리를 들으며

정겨운 시골길을 걸어서,

어머니의 여섯형제중

바로 위의 김말악여사

나는 시이모님이라고

특별하게 어렵지 않다.

어린시절부터 늘 이웃집에 살아서

허물없어 정말 편한 사이다

"올해는 승진도 하고 아이들 공부 잘 시키고 건강하고 부자되거라"

멋진 덕담도 듣고.

 

 

하노이신부 '짱티류엔' 고운 한복을 입고 좋아서 어쩔줄 모른다.

이제 설을 세었으니 스물셋, 그래도 꽃띠다. 

"누가 이렇게 이쁜 한복 해 주었어?"

하고 물으니

"엄마가 해 주었어요 형님"

"예뻐?"

"참 예뻐요"

ㅎㅎ 좋아서 연신 한복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입이 귀에 걸린

사촌동서 버선도 맵시나게 곱게 신고  긴 머리 곱게 묶었다.

내가 예쁘게 땋아 주겠다고 했는데  수다 뜬다고 못 땋아 주었다.

7달 후에는 아기 엄마가 된다니 얼마나 이쁜 아가를 낳을지 벌써

기다려진다.

태몽꿈은 어머니가 꾸셨는데 큰 고구마 꿈을 꾸었다니

"분명 우리 류엔이 아들을 낳을끼다"

어머니가 좋아서 싱글벙글

"태교를 열심히 해, 음악도 들려주고 이쁜 것만 보고 한국어

공부 열심히  해 "

뭐가 뭔지도 모르고 대답은 잘도 한다.

4월에 결혼식을 하기로  날을 잡았다.

"어머니, 저도 결혼식 한 번 더 하고 싶어요.

전 한번밖에 안했는데 류엔은 두번씩이나..."

별걸 다 투정인가?

 

 

 

 

사촌시동생과 류엔 그리고 류엔이 좋아하는 큰엄마

 

 

류엔은 입에 달린 말이

"사랑해"

그렇게나 좋은지 나이 지긋한 남편챙기고 애교부리는

모습이 귀엽기만하다

뱃속의 아기도 아빠,엄마 보고   있겠지.

 

 

풀린 옷 고름도 고쳐 매어 보고

 

 

이쁜모습, 김치라고???

 

 

명희아가씨와 영선아가씨(사촌시누들)를 사랑한  백년손님들 ㅎㅎ

마냥 좋아서  웃음이 멈추질 않는다.

술도 한잔하고 ...

스물여섯살  김말악 여사 (시이모님)

남편이 군대에서 휴가 나와서 꽃 같은 아내랑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벽에 걸려 있어 디카로 찍었더니

잘못찍혔다.

그래도 아쉬워서 블로그에 올려 본다.

아무리봐도 이쁘다.

 

 

 

 

ㅎㅎ

내 주특기가 다시 살아나는 시간

이모님의 부엌으로 가 보았다.

오래된 기념 할 만한 그 무엇을, 드디어 찾아냈다.

무쇠솥과

술 그르는 술채

테가 빠져있지만 내 호기심을

이끌어내는데

단단히 한못하고...

 

 

와우 이건 이 세상에서 제일 못 생긴

옥돌메란 이름을 달고 사는

메주

곰팡이가 가득한 것은 메주가 잘 떴다는 증거

이모님은 아들네에 챙겨 보낼실거라고

정성을 가득 쏟으셨다.

 

 

시골길

돌담길을 잘 찍어 보려고

한 동안 이리저리 각도를 잡아보았지만

여전히 그저그렇다.

하지만 돌담길의 운치란

기억 저 편의 상큼한 유년의 그리움이 고스란히 기어나오는 느낌을 받아 무지 좋았다.

"내가 놀던 정든 시골길

소 달구지 덜컹 대던 길~"

그런 길이다.

 

 

시골집,돌담,나무, 말라버린 낙엽

 

 

지난 가을 나락을 다 베어 낸 그루터기만 남긴 논바닥

논바닥엔 북새풀이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춥다고 웅크린 마늘

 

 

마늘밭 가 성근 울타리

돌담길, 작은  길에도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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