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사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바구아지매 2008. 2. 16. 20:14

 

 아버지,

얼마만에 불러보는 이름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진속의 아버지는 지금의 제 모습보다 훨씬 젊은 모습,아니

어린 모습입니다.

 

아버지,

갑자기 아버지가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는  항상 어른이었고 무엇이든 다 잘 알고 계신

제게는 무너짐 없는 성이셨습니다.

지금 저는 몹시 불안합니다.

혼자서 갑갑해하고

남편한테마저 말못하는

그런 힘듬이 생기니

이럴 땐 아무리 불러도 대답않는

사진속의 아버지를

마구 불러봅니다.

 

아버지,

이틀전 아버지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외손녀가 대학을 졸업하였습니다.

그런데  취업을 햐려는데 저하고는 의견이

잘 조율이 되지 않습니다.

저 하고 싶은대로만 하겠다고 하고

엄마,아빠는 가만히만 있으면 된다고 합니다.

사회에 나서는 첫출발을

혼자서 씩씩하게 하겠다고 합니다.

 

아버지, 이제사 제 지난날을 돌아봅니다.

저도 그랬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아버지가  많이 아시는 어른이라고 해도

전 그 시절 제가 더 톡톡튀는 신세대라고 생각했고

아버지는 구식이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인생의 연륜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사회에 첫발 내 딛는 딸아이가  많이 걱정되어

맨날 다짐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자꾸 짜증을 냅니다.

재 앞가름은 알아서 스스로 하겠다구요.

그러니  서로가 많이 힘듭니다.

이제사 제가 아버지께 맞섰던  저의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밀려와서

아버지께 순엉터리로

시시콜콜 따져가며 제 주장을 끝없이 펼쳤던

못난 저를 발견합니다.

 

아버지,

어른이 되는 게 쉽지 않군요.

이제서야 8남매를 키우면서 힘드셨을 아버지를 떠올리며

제 이유 없는 반항이었던 모습에

반성을 깊이 해 봅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하지만 스스로 판단하기엔 너무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럴 땐 먼저 산 어른들의 지혜를  빌어 도움 받는 것도 좋다"

라시던 아버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아버지,

저도 아버지가 그랬듯이

제 딸아이를 반듯하고 지혜롭게 돌봐주고 싶습니다.

딸아이의 고민도 함께 나누고 싶고

딸아이에게 힘들때 기댈 수 있는 큰 나무가 되고 싶습니다.

 

아버지, 제 딸아이를 보며 제가 걸어 온 길을 봅니다.

많은 실패를 거듭하며 살아 온 저를 거울삼아서

딸아이는 실패없이 순탄하게 살게 하고 싶습니다

몇 번의 실패를 했던 제 인생을 돌아보며

조언을 해 주고 싶은데

이미 잔소리로 둔갑했나 봅니다.

 

늘 웃을 수 있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제 딸아이가 따뜻하고 희망적인 미래를 열어가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당신이 불러주시던 하모니카소리가

다시 듣고 싶습니다.

"메기의 추억"

아버지의 하모니카소리에 실려 제 귀로 전해지던 그 멋진 음악이

다시 듣고 싶습니다. 

아버지가 들려주셨던

조언이 다시 듣고 싶어지는 날

아버지는 너무 먼 거리에 계십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성으로 남으셔서

제가 달려 가고 싶을 때까지

무너지지 않고 덩그렇게 서 계시지 않고 그리 일찍

아버지의 성을 무너뜨리셨나요.

 

아직도 제겐 아버지의 성이 필요합니다.

제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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