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마 슬

이바구아지매 2008. 2. 22. 15:02

 

아직은 봄이 무르익으려면  3월은 넘어서야 한다.

 

 

"탱글탱글 놀다가 찌지다가 오니 개운타 그자 동서야"

"야 성님 겨울 해는 참말로 짧아요 모실(마슬) 조금 댕겨 오니

아침에 봉산에 있던 해가 그새 하송솔밭까지 갔네 참말로 겨울해는

꼭 깊다 남은 실끝같은기라요"

"ㅎㅎ 하모 처녀총각 연애할라모 겨울해가 짧아서 택도 없는기라"

 

 

"  우쨋든지 효자병원 찜질방이 최곤기라 그렇제 동서야"

 

"하모요 성님 , 영혜네 아제는  참말로 부지런한기라

보래 볼서로 논을 다 갈아 엎어 놓았제"

 

"우리 혜야는  또 바뿌것네 봄이 오모 그래 바뿌데

아들 개학한다쿠고 유학도 간다쿠고 무슨 소린지 모리지만

세상 참 많이 바꼈제 언학연수도 꼭 댕기와야된쿠데

그리안하모 취직도 어렵다고 안하더나 세상에 갈수록 살기가

어렵는기라"

 

"저 보소 몽이네집 메주는 꼭 아주댁멩키로 몽돌몽돌하이 야무지제

산들산들 부는 2월 바람에 잘도 뜨서 된장맛이  참 좋겠네"

 

"동서야, 어느쪽 길로 가볼래? 모실 좀 더 가 볼래?"

"성님 알아서 결정하소 나는 고마 따라 갈라요"

"침을 탁 튀기보까 어느쪽으로 가  보모 좋것노  왼쪽길로 가라쿠네"

 

성님인 명동댁과 동서인 방개댁은 따끈따끈한 찜질방에 다녀 오는

길이다.

 

"범일이 엄마야, 어무이집에 댕기가나?우리집에 가서

 보름밥 좀 먹고 가라

이바구도 좀 실컷 하고 잡다. 나물에다 밥 비벼 먹고 사는 이바구

한자락  하자"

"보름은 잘 새셨지예 마슬 댕겨 옵니까? "

"하모하모 아직은 농촌이 한가한게 아침밥 먹고 실컷 모실(마슬) 쓰데는기라  봄에 실컷 일할라모 충전을 잘 해야 하는기라 맞제 동서야?"

"하모하모  재충전을 마 잘 해 놔야  일로 실컷 하제  ㅎㅎ 노새노새

젊어서 놀아"

"아 동서야  니가 지금 젊었다고 생각하나?"

"예에 젊었어예 방개댁아지매 젊었어예"

 

시골길에  짧은 겨울 해가 어느새 그늘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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