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어머니의 뜰

이바구아지매 2008. 2. 22. 15:02

 

구들청소가 끝났으니 이제 배가 출출합니다.

된장찌개 끓여서 밥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상상 못할 꿀맛같은

 한끼가 됩니다.

 

 

이렇게 잘뜬 무공해 자연산  메주로 띄운 된장을 풀어넣고

바다에서 캐 온 바지락으로 된장을 끓입니다.

 

지세포 바다에서  일곱물(간조:바다에서 조수가 빠져나가 해수면이

가장 낮아진 상태)인 어제 캔 바지락이라고 합니다.

일곱물은 오후 1시에 바닷물이 빠지기 시작하여 오후 4시까지 물이

들지 않아서 그 때 개발을 한다고 합니다.

바지락이 정말 싱싱합니다.

 

어머니는 도끼로 장작을  잘라서 군불을  지필것이라며 땀이 뻘뻘 나도록

정신없이 장작을 팹니다.

 

도끼는   날이 무섭기도 한데 아무렇지도 않게

도끼를 친구처럼 잘도 어루만집니다.

 

어머니랑 평생을 같이 한  연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맨 앞엔 나무패는 도끼,길쭉한 쇠막대갈고리는 빠루(못을 빼는 연장, 혹은 나무도 쪼갬)가로 걸쳐진 망치, 빨간손잡이 톱: 나무를 자름) 

낫, 요굿대(호미처럼 생긴 것 ,쫑긋함 쪼아서 잡아 당기는 연장)

 

어머니의  연장 친구들

 

바지락을 다시 까십니다.

깐 바지락은 냉동실에 넣어 두고 반찬을 할 때 조금씩 넣어 먹기도

합니다. 내일은 부침을 부쳐먹을까 합니다.

 

우리는  된장찌개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어머니의 멋진 연기로

디카에 처음 본 구들청소를   실감나게 하는 실제의 모습을 찍은 흐뭇한 날입니다. 아이들에게도 생생하게 보여줄 것입니다.

신기하고 재미있어 할  생각을 하니 흐뭇합니다.

 

집으로 돌아 가는 발걸음도 가볍게 콧노래를 부르며  다시  신작로를

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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