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토끼네 집으로 오세요.

이바구아지매 2008. 2. 25. 19:27

 "ㅎㅎ 어서오세요 소지맘님, 토끼네 집으로 오세요"

"얘 앵두,살구, 버찌, 능금아, 잘 있었니? 자 여기 선물로 너희들이 제일 좋아하는 민들레꽃 한바구니 가져왔어 실컷 먹어"

"고마워요 소지맘님 우린 정말 민들레꽃이 제일 맛나요

어디서 한바구니나 캐셨어요?"

"ㅎㅎ 뒷밭 양지바른곳에 가득 있어 또 캐다줄게 많이 먹어"

 

 

 

"아고 맛있어  소지맘님, 넘 맛있어요. "

"오물오물  앞니두개로 잘도 먹는구나? 너희들 아직 어리니까 조심해

고양이가 덤빌지도 몰라" 

"걱정마세요 조심할게요 우리집엔 생선이 없어서 고양이가 오지 않아요.

우린 생선따윈 안 먹거든요"

"이쁘다. 고 긴 세개의 수염이 이쁘구나  그런데 너무 급히 먹으면 체한다

물좀 줄까?"

"아니에요  토기들은  물 먹으면 바로 죽어요. 절대로 물 먹으면 안돼요"

"그럼 변비 걸리지 않아?"

"ㅋㅋ 소지맘님, 그런 것 없어요. 토끼똥은 콩알만하고 단단해요

잘못하여 설사똥을 누면 우린 끝이에요. 죽는다구요. 우리중 누가 설사똥을 누면 다른 토끼들에게도 금방 전염되어 다 몰살해요 제일 무서운 설사병이에요."

 

 "토끼야, 너희들은 산에도 잘 오르더구나 어떻게 그리 잘 올라 가 "

"네 그건 앞다리가 짧아서 올라갈때 편리한 구조라구요 대신 산을 내려 오는 건 많이 힘들고 행동도 느려요 왠지 아세요? 뒷다리가 길어서 그래요

그리고 다리는 앞다리가 둘, 뒷다리가 둘 발가락은 네개랍니다 ㅎㅎ"

"토끼야, 너희들은 무엇을 잘 먹니? "

"고구마,감자도 잘 갉아 먹구요. 고구마줄기랑 별별걸 다 먹어요. 쌀,보리,밀,

콩도 먹을 수 있어요. 참 물은 절대로 주지 마세요"

 

 

"ㅎㅎ 예쁜것들 그런데 너희들은 어떻게 다 쥐색이냐? 아홉마리가 몽땅 쥐색이라  생쥐네에 온것 같아"

"ㅎㅎ 소지맘님, 우린 쥐색이 제일 많구요. 흰색, 노란색도 많아요

우린 아빠,엄마가 다 회색이라 그런가봐요"

 

" 앵두랑,살구,버찌,능금아,  너희들 아홉마리나  엄마뱃속에서 어떻게 다 들어 있었어? 보통 토끼새끼는 4~6마리를 낳는다고 하던데?"

"그러게나 말이에요 아마 소지맘님 이모님댁에 올해 경사가 있으려나

봐요 ㅎㅎ"

" 그래 참 좋겠구나 고마워  한가지 더 궁금한 게 있단다 너희들은 엄마뱃속에서 얼마만에 나오니?"

"한달만에요 30일만에 나온다구요  "

"빨리도 나오네"

"ㅎㅎ 이건 부끄러워서 말 안하려했는데 소지맘님 귀 대어보세요.

울엄마토끼는요  우리먼저도 두달전에 또 새끼를 낳았어요.

울엄마 순전히 바람둥이에요. 언니들 낳고 바로 눈에 맞은 제비토끼랑 눈맞아 우릴 또 낳았다구요 오죽하면 처녀,총각이 결혼하자마자 곧 아기를 낳으면

저것들이 토끼가? 라고 말한다지요"

"ㅎㅎ 맞어 그래 토끼들이 헤프긴 해픈가보다. 연애는 어떻게 하냐?"

"아 교미요? 숫토끼가 곁에 있으면 바로 교미가 시작된다구요 좋다는 신호는 픽픽,삐삐삐삐 그런 소리를 내면 숫토끼가 달려와요. 그리고 사랑한 후 30일이면 우리처럼 예쁜  토끼들이 세상에 나온다구요"

 

비 내리는 날 촉촉히 비 맞으며 토끼네  집으로  초대를 받아 간 소지맘님은

민들레꽃 한바구니 뜯어 다 주고 재미나게 놀다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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