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봉숭아 꽃물

이바구아지매 2008. 2. 27. 12:41

 

아버지가 돌아 가신  다음 해, 그 해 여름 우리집 뜨락에는

봉숭아꽃이 흐드르지게 만발하였다.

 

방학을 맞은 동생이랑 고향집에서  꽃밭 가득 핀 봉숭아 꽃물을

들인다고 난리법석을 떨었다.

그 해 여름에 손톱끝에 든 봉숭아 꽃물은  겨울에도 이쁜 색깔로

차츰 엷어져갔지만 선  고운  손톱의 반달은 선명하였다.

아주 오래 전  그리움 가득한 이야기다.

 

나는 결혼하여 아이가 다섯이며

동생은 아이가 둘이다.

엄마는 여든다섯이 되셨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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