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사진

손톱 달

이바구아지매 2008. 2. 25. 19:28

 

아주 오래 전 작은아버지랑 작은어머니의 결혼식날,  작은  어머니 김연이

 여사는 알아주는 미인이셨다고 한다.명동댁으로 어머니랑 동서사이가

되었고 작은어머니는  시집와서 큰동서가 많이 도와주어 참 좋았다며

신랑보다 동서가 좋아서 산다고 할 정도로...

 

이제 칼라시대가 열렸다.1975~6년경,  사진을 찍은 장소는 

 은선이네집이다. 푸른색 츄리닝을 입은 아이가 은선이로 

사범대학을 나와서 선생님이 되었다.

 

빨간 포대기로 아이를 들쳐 업고 기저귀를 빨아 널고 있는

아지매는 누구일까? 몸빼도 입었구나  ㅎㅎ 궁금하다.

 

벽장안 풍경 시골의 안방엔 이렇게  두개 혹은 세개의  농을 얹어 놓는

공간이다. 시골집 대부분은 이런 공간이 있다. 앞에는 커턴을  쳐 두고...

 

저 바구니에 민들레꽃을 한바구니 캐서 토끼들에게 주었다.

 

이모님의 장독대, 열일곱에 시집 온 김말악여사님은 군인이었던

남편이 외동아들이어서  금이야,옥이야 귀한 자식이었지만

군대에서 병을 얻어 와서 스물일곱에 과수댁이 되었다.

뱃속에 유복자만 남겨 두고  ... 이모님은  유복자를 낳고 평생을 혼자 사셨다.

 눈섭달의 노래는 한 많은 삶을 사신 이모님께 꼭 들려 드리고 싶은 노래다.

꽃 보다 예뻤던 미모의 이모님이 닦아 놓은 장독대가 반짝반짝

빛이 난다.

 

무나 호박을 채쓰는  채판, 안 쓴지가 오래 되어 녹이 난 채

못에 걸려 있다. 나무채판이다. 옛날엔 나도 저기에 무를 채로 갈아보았다.

호박 부침하려고 채판에 간 적도 있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그물망 씌어 걸어 놓은 산대미에 무엇이 있을까?

 

술도 그르고, 밀가루를 곱게 다시 내리기도 하고  우리지역에선

채라고 부른다.

 

이모님의 지혜, 유행지나서 못 입게 된 공단 치마저고리를 잘라서

예쁘게 밥상보를 만들었다. 밥상위에 덮힌  밥상보가 예뻐서 한 컷

 

아래 위로 문이 닫혀 있는 이 곳은 지금으로 치면 냉장고속이라고 해야 하나 찬장이라고

부르며 반찬이나 , 식은 밥, 등 여러가지를 넣어 두고 문을 닫아 놓는다.

윗칸에는 송간이라 하는데 할머니들이 눈갈사탕, 공갈사탕을 넣어 두었던 곳

 

둥근 산대미들, 나물들도 말리고  나물을 씻어 건져 받쳐 놓기도 한다.

 

마루 위 시골집엔 마루 앞 풍경이 이렇듯 비슷하다

거울 위에 청실홍실 매듭에 빗을 꽂아 둔 모습이 평화롭다.

 

안청이란 곳 옛날엔  제사를 지내던 곳, 이모님은 이 곳에  신식주방을 멋지게

 만들어 설,추석에 도시에서 오는 며느리가 불편하지 않도록 멋지게  꾸며 배려를 해 놓으셨다.

 이렇게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부엌아궁이에 불 때서 밥도 해 드시고 방안이 자글자글

끓게 하여 동네사람들이 찜질하러 종종 오는 곳으로 마실방으로 오픈하여

동네아지매들이 와서  별별 재미난 수다를

내려 놓는 곳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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