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동족 끝에는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양지암이 있다.
달력이나 영화속에 종종 등장 하는 포말 가득찬 바다에 괭이갈매기가
하늘을 뒤덮는 모습이 장관이며, 태평양의 시작이라고 알려진 바다... 그 곳에
가 보기로 했다.
출발하기전 일기예보로는 비가 뿌릴갓이라고 하였지만 오히려 구름낀 날씨가 따뜻한 옷차림으로 가는 가면 나쁘지 않을듯 하여 오전 9시에 집을 나섰다.
집에서 출발하면 양지암 조각공원까지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한다.
간단하게 몸풀기 체조를 하고 다시 오늘 가기로한 양지암을 향해 가나랑
걸었다. 양지암은 걸어서 왕복 두시간은 족히 걸리는 곳이다
아주 오래전 양지암에 가 본 적이 있었다. 깊은 산속에 낮에도 햇빛이 나무에 가려서 어두컴컴했으며 꼭 전설따라 삼천리에 나올법한 으쓱한 분위기로
칼 베어 문 한 맺힌 여인이 소복하고 앞에 턱 설것만 같았던 분위기... 참으로
등골 오싹했던 그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도 그 곳은 어두컴컴하고 폭풍의 언덕같은 스산한 그런곳일까?
저번에 가 보려고 두번이나 시도했다가 말려서 못갔다.
회오리바람과 파도가 엄청 무서워 근처에 갈 수가 없다고 했고, 부근에 있는 부대엔 큰 개가 지키고 있고, 아주 가끔은 자살도 하기 때문에 양지암엔
못가게 통제를 한다고 했다.
오래전에 갔을 때 좀 무섭긴 했어도 바다 풍경이 표현이
안 될 정도로 멋있었다는 ...오늘 다시 딸과 함께 가 보기로 했는데...
지나가는 길목엔 새들이 포르르 날아 오르고 요렇게 하얀 꽃들이
덩쿨에 매달려
꽃내를 날렸다. 기분좋을 정도로...
쑥쑥 올라 오는 쑥들을 캐는 사람들... 봄에 갓 올라 온 쑥은 보약이라고 했다.
날씨가 아주 맑은 날 , 저 벤치에서 바라보면 대마도가 바라보이는 곳
오늘은 잔뜩 흐린 날
그냥 가면 심심하니 요렇게 숨바꼭질도 하고, 모델도 하고...
바다도 겨울빛이다. 해가 나오지 않으면 영락없는 겨울의 하루다.
벤치의 여인들 ... 운동하고 돌아 오는 길에 잠시의 휴식을 취하며
서로의 어드바이스를 해 주기도 한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 춘향아, 이리 오너라 ㅋㅋㅋ"
빨간 옷을 입은 아지매가 부지런히 걸어오는데 누구일까? 궁금하다.
"엄마, 나 잡아 봐라"
"빨리 가야 돌아오지? 비가 오면 어쩌니?"
"ㅎㅎ 빨간아지매가 누군가 했더니 앞집 영부인"
"뭐라? 영부인 좋다 좋아 지금 양지암 간다고? 비 떨어지는것 안 보이나?
어서 집에 가자 미쳤다 참말로 날구지를 해요 잔소리 말고 집에 가자"
" 에고 양지암 가는 길 정말 어렵네 가려면 이렇게 못가게 하는 장애물이 자꾸 생겨요"
" 어이 비가 방울방울 떨어지네 , 옥상에 빨래도 널어 놓았는데 큰일났네
양지암 가는 것 포기? ㅎㅎ 계획대로 되는 게 없네 "
"양지암은 회오리 바람이 불어 날씨가 좋은 날도 얼마나 무서운데...
집채같은 파도가 와서 쓸어 간다. 가지마라 , 큰일난다 아를 다섯이나 나 놓고 간이 배밖에 나왔네 그러고 부대에서 못가게 한다
어서 집에 가서 빨래나 걷어라"
"할수없지 뭐 "
이렇게 멋지게 출발한 양지암 중도에서 포기하고 ...
"내일저녁부터 같이 운동하러 갈래? 해안도로 아랫쪽으로 쭉 가면
얼마나 좋은지 몰라 하얀꽃들이 까망 밤에 환하게 피어서 그리
멋질 수가 없는기라"
"그래요 그럼 내일밤부터 열심히 걸어서 몸무게 5kg 빼볼까?"
"아이고 문디 그기서 5kg빼면 쓰러진다. "
"아닌데 몸무게 보기보다 많이 나가요. 속살이 통통해요"
"치아라마 자꾸 빼모 보기 싫다"
갑자기 비가 후두룩후두룩 떨어지기 시작했다.
" 자 100m 달리기다 후다닥~"
"잘도 뛴다. 가나엄마 참 잘 뛴다. 일등하겠네 . 일등상은
빨래 걷기다 ㅎㅎㅎ"
Over And Over ~~나나 무스꾸리~
- 08.03.21 11:38http://cafe.daum.net/dk8850/Hwcq/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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