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사랑과 용서

이바구아지매 2008. 4. 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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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일과중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내게 된 3일째 벌써 피로가 가득 밀려 온다

15m를 날아간 소녀 귀염이는 이제 날아갔던 그 아뜩한 현기증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오늘은 32병동 637호에서 정형외과 52 병동547호로 옮겨 갔다.

24시간을 똑바로 누워서 있어야 하고, 고무호스로 소변을 뽑아 내고,

변비가 또 괴롭히고...귀염이의 몸 상태는 다시 두세살 아가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교통사고는 정말 무섭다. 순식간에 고등학교 1학년의 아주 야무진 소녀는

이제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는 아가로 변한 것

천만 다행인것은 정신은 서너시간만에 정상으로 돌아 왔다.

몇시간동안 기억이 돌아오지 못하는 것을 보고 친구들이 밤새도록 울던 모습은

내 기억속에  우정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각인되었다.

고마운 친구들...

 

귀염이의 현재 상태는

왼쪽어깨 탈골,턱뼈, 얼굴,골반탈골

엉덩이, 흔들리는 이 , y자로 15cm정도로 찢어진 머리,전신타박상,정신적인 충격

이른 몸상태로 3일째 아무런 준비없이 단지 내 딸이라는 이유로 이

버거운 병원생활에 하루해가 저물면 남는것은 피로뿐이다

엄마인 나 보다 훨씬 큰   귀염이는 내가 도와주는 것이 성에 차지 않아 불만스럽고

아프고, 곳곳이 가렵다고 호소한다 상처뿐인 자신의 모습에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엄마한테 투정을 부리는 것 뿐이다

제일먼저 정신이 돌아오자 거울부터 찾았던 귀염이에게 아직은 거울을 보는

 것은 너에게 실망하는 것 뿐이라며 며칠 더 지나고 거울 보는것이

너에게 실망을 덜 하게 된다고...

 

 

건강한 모습으로 식욕이 왕성하며 잘 웃고 떠들어대던 귀염이는

이제 아픔과 불편함으로 엄마가 도와주는 것에도 불안을 느낀다.

믿음이  전혀 안 가는 엄마의 엉터리 간병, 가끔씩 깜빡거리는 엄마의 건망증으로

불안을 느끼는  귀염이를 어떻게 편안하게 돌볼것인지?

 

 

 앞으로 몇 달동안 순 엉터리인 내가 엄마로서 서툴러서 서로가 불편해하며 병원생활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니 아마득하다.

나는 엄마라고는 하지만 간병하는 것에는 정말 서툴다

자신이 없다. 다행히 오늘  밤은 할머니가 귀염이 곁에서  침상을

지키기로 하셨다 집에 돌아오니 나름대로 피곤한지 누우니 그냥 잠만

 쏟아진다 서너시간을 잤나보다.

일어나니 밖은 깜깜하고 하늘엔 별이 가득하다

 

병실에는  계절이 더 빨리  바뀌는 것 같았다.

더워서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찾기 시작하니 앞으로  얼마나 갑갑할지는 

상상하지 않는게 좋겠다.

  

그래 우리 같이 이 힘겨운 시련과 고통을 참아 내 보는 거야

아마도 귀염이는 이런 고통을 충분히 이겨 낼아이로  선택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니...나에게 스스로 걸어 보는 체면 

 

.

 

 그래 너에게 주어진 이 순간, 나에게 주어진 이 순간

거부하지 말고 받아 들이자 이 고통 감내하고나면 귀염이는  한뼘 더

자라있을거야

 세상에는 이런 인연도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로 만난 인연...

오늘 아침에 귀염이에게 와서 주고 간 이 작은 엽서

미안하다고, 날마다 와서 미안하다고  말할테니 용서해달라고?

 귀염이의 마음속엔 어떤 기분나쁨도 없는데, 아프지만 않다면...

 

세상에는 이런 인연도 가득하다.

 

얼굴은  선량하게 생겼고 아이가 셋이나 되고 얼마전에 부산에서 이곳 조선소에

취직하여 왔다는 문씨아저씨, 왜 술을 가득 먹고 그런  실수를 했을까?

 

아무리봐도 나쁜 사람 같지를 않는데(술 취해서 한 행동은 나쁘지만)...

비록 가해자와 피해자로 만났지만  문씨아저씨도 부러진 팔이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

엽서의 글씨와 내용이  마음 여리고 착해보이는데...

 

우리는 나도 모르게 이렇게  남에게 피해를 주고 사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내일 또 병원이야기로 내 하루가, 귀염이의 하루가 시작될것이다.

오늘은  푹 자야지 내일 또 힘겨운  전투를 하려면 ...

 

@@@@@

오늘은  아침일찍부터 미국의 사자모리님께서(귀염이의 외삼촌)

전화 주셔서 빠른 쾌유를 빌어주셨고 사랑을 듬뿍 주셨다.

여울이님(귀염이의 이모)이 역시 국제전화로 전화로 행복하게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가르쳐 주시고(믿음 가는 큰언니가 있어 너무 좋다)

 블로그의 한나님, 아톰님,이지님, 소담님, 가족대표님,꼬마 파랑새님,

하늘보기님,자스민님,카라님,루비님,하시림님,노루귀님, 그리고

갑자기 기억 못해낸 사랑 가득한 불님들께 감사드린다.

 

늘 좋은분들의 격려, 사랑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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