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야기

아! 백두산

이바구아지매 2008. 7. 25. 17:19

 2008년7월20일  이제 백두산으로 간다.

통화시에서 아침6시30분에 출발한다고 했던 차가 7시가까워서 출발을 한다.

백두산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도중에 어딘지도 모른 채 루즈베키아꽃이 만발한 어느 강가에서

내려 볼일 볼 화장실도 없어 강가의 언덕 뒤에서 비로 인하여 더 맑아진 강물(혼강이었나)로

둥글넙적한 아줌마들의 하얀 엉덩이들이 세상 구경에 즐거워서 하하호호 하며 소변을 보다가

 카메라를 들고 쫓아 갔더니 깜짝놀라며

"혹 우리 엉덩이를 찍을려고???"

하고 놀란 토끼눈으로 옷매무새를 고친다.

"ㅎㅎ 아니에요 저도 오줌누러 왔어요"

하고 흐르는 강물에 오줌을 보태니 감쪽같다

들키면 노상방뇨에다 강물을 오염시킨 죄 그러면 아마 구속감인가?

중국땅은 무지 넓다. 아무리 공산주의를 한들 이 강가의 언덕아래서 우리가 방뇨한 일까지

알리는 만무하다. 참았던 오줌을 누고 나니 얼마나 시원한지 몸무게가 2kg은 빠져 날아간 느낌이다.

강 건너편 풀밭에서 농부가 소를 풀 뜯기는 모습을 보니 소랑 함께 했던  잔잔한 추억들이 떠 오른다.

여행은 이렇게 뜻하지 않은 곳에서 색다른 추억을 만든다.

그것이 좋다.다시 차에 오르니

중국인 기사는 백두산을 향하여 죽으라고 운전을 해댄다.

그리고 백두산 아랫동네에 내려 준다. 시계를 보니11시15분이다.

 

때 이른 점심을 먼저 챙겨 먹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우리의 현실이 무지 속상하다.

조국이 통일이 된다면 이렇게 먼길을 돌아 중국쪽으로 오르지 않아도 될 것을...

내가 선 뒷쪽으로 장백산이라고 뚜렷하게 표기 된 대형 알림판이 성처럼 서 있다. 

중국에서는 백두산이 장백산,혹은 창바이산으로 불린다.

높이는 2744m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산의 60%정도는  북한영토이고 산의40%는 중국의

지린성에 속해 있다. 열여섯개의 봉우리가 장관이라 한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코스는 백두산을 오르는 서파여행길이다. 중국에서의 백두산여행은 북파와 서파로

나뉘는데 북파는 북쪽으로 올라서 보는  경치를 말하며  서파는 서쪽으로 올라서 보는

경치를 말한다.

 

 

 이제 우리는 점점 백두산에 가깝게 가고 있다.

물론 집에서 출발 할 때부터 백두산은 이미 가깝게 다가오고 있었지만 오늘의 기분을 어찌

말로 표현할까?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에 다 의미를 부여한다.

 아~ 드디어 백두산에 오르다. 대한민국 남쪽섬 거제도의  '가범귀소지맘 '(오녀산성.

이곳에서 새로 붙은 애칭)

이 영광을 누구에게 돌릴까? 백두산 천지를 보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지???가슴이 벌렁벌렁한다.

 열심히 걸어서 올라간다. 민족의 영산을 만나기 위해, 중국사람들은 계단만들기를 무지 좋아한단다.

중국의 산들은 모두 계단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가이드가 알려 준다.

계단이 오히려 다리도 더 아프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나는  오늘 하루의 여행객에 불과하여 개선해 달라고 말 할 수도 없다.

참고로 백두산에 오르는 계단은 총 1236계단이며 길이는900m이다.

계단으로  백두산을 오르는건 산을 오르는게 아니라 가위,바위,보 놀이를 하며 올라야 할 것 같다.

흙을 밟고 싶은데 계단 밖으로 나가면 벌금을 문단다.오로지 2m 정도넓이의 계단만이

 내게 주어진 자유공간이다. 공산주의가 눈에 보인다. 약간 겁도 나고 계단과 계단을 잇고 있는

 쇠줄이 돌기둥의 구멍으로 연결되어 창살없는 구속이라는 느낌이 든다.

 오르고 또 오르니 못오를리  없구나  내가 기대선 표지석은' 백두산 제5호경계비' 이 표지석의

 앞쪽은 조선 뒷쪽은 중국이라고 표기되어 있다.하얀 색으로 울타리처럼 쳐진 것이 두 나라의

  경계선이다 ㅎㅎ 하얀 울타리에 난  그 개구멍을 잘 보아 둔다. 혹시라도 쓸모가 있을지???저

문속으로 들어가면 북한땅이다.기분이 야릇하다. 북한이 궁금하다.

 나는 백두산에 올라서  맑고 푸른  천지를 보았다.

평생 공덕을 쌓아야 백두산천지를 볼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천지를 보는건 쉽지 않다고 하는데

단번에 나는 보았다. 너무도 좋아서 한바탕 춤을 추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라고 즉석에서 춤을 추었다.누구도 이곳에 와서 춤을 멋드러지게 춘 사람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철저히 준비한 디카와 필름카메라로 천지를 수 없이 찍어 대고 캠코더에

동영상으로  욕심껏  담았다. 이 역사적인 순간을 낱낱히 기록으로 남기고 사진으로 남긴다.

그리고 기억속에 철저히 보관시켜서 돌아가면 내 아이들에게 하나도 빠짐없이 알려주리라

언젠가 다시 기회가 주어지면 아이들과 함께 오르고 싶다.

 아~~ 신비스런 백두산천지~~ 오늘 이 거룩한 민족의 영산에 오르기까지는 남편의 적극적인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실 나는 백두산을 오르고는 싶었지만  그렇게 간절하지는 않았다.

내가 여행하고 싶은 곳은  이미 빼곡하게 줄 서 있기 때문이다.

 여보, 정말 고마워요. 이렇게 멋진 곳에 데려다 주어서 ...

영원히 잊지 않을게요 어느 날이었나?''남편이 말햇다.

TV에서 백두산을 리얼하게 보여 주었다고 !!!어느 방송사인지는 잘 모르겠단다.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본 백두산을 소재로 다룬 감동의 장면을 본듯하다.

 1박2일' 이란 생생한 체험현장 같은  프로그램으로 진행자 강호동과 1박2일팀의 멤버들이  

 백두산 천지에 올라서  한라산에서 가져간 물을 천지못에 붓는  생생한 모습의  백두산여행을 

 5부작으로 보여 주었다고 한다, 여간해서 감동에 인색한 남편이 그 프로그램의

마지막회를 보고 백두산여행에

큰 결심을 한 모양이다. 그 보다 더 결정적인 것은 산행을 취미로 정한 것이겠지만

나는 방송사의 5부작을 훨씬 넘는  적어도 20부작은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방송사의 전문가들이 보면 다 편집 대상이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편집이란  없다.

 

 백두산에 올라 고향에서 가져 간  흙을 뿌리고 그곳의 흙이나 자갈 혹은 물을 떠 가리라 생각했지만

문제가 생길까봐 포기한 것이 못내 아쉽다.아~참 바람한줌이라도 봉지에 꼬옥 담아 올 걸...

함께 여행하는 일행중에는 백두산을 세번째로 오르는 사람도 있었는데 다음에 또 오고 싶다고 말했으니

그 느낌이란 백두산을 마주 하지 않고는 어찌 알까?

 

 여기는  북한땅 ...5호 경계비를 넘었다.

아까 보아 둔 하얀 울타리에 난 작은 개구멍속으로   살짝 들어왔다.내 나라 내 동포가

사는 백두산을  밟아 보는 것이 어찌 잘못 된 일인가?

뒤에서 총을  쏘는 사람은  없다. 북한군인들이 보고도 웃음으로 따뜻하게 대해준다.

날 잡아갈 태세는 아니다. 하얗게 웃던  북한군인들, 까맣고 깡마른 청년들의 몸집이

왜소하여 가슴이 쾡해졌다.통일이 하루빨리 되기를 백두산에서 간절히 기원해 본다.

 천지주봉, 표지판 아래서 차가 멈춘곳에서 백두산을 느낀다. 계단숫자와  거리가 쓰여 있다.

 

 잊지 않으리라 오늘의 이 기쁨을...

 내가 춤춘 아리랑 ...나는 진심으로 우러나는 춤 아리랑을 추고 있다

누가 보거나말거나 ...백두산에 받치는 나의 마음이다.

 서울+부산...함께 일행이 되어 백두산에 오른 대단한 인연, 부인은 부산 충무동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시집은 서울로 갔단다. 고향사람 같아서 정이 간 사람들ㅎㅎ 혹 로렌스님, 언니는 아니신지???

 백두산의 진풍경으로는 가마꾼이 가마에 태워서 백두산 천지까지 데려다 준다.

여기서 참 재미난 일은 첫 계단에서부터 가격이 즉흥적으로 매겨진다.

내가 간 날은 첫계단에서 우리돈으로75,000원을 불렀다 중간쯤 올라가니 50,000원 그리고 더 올라가니

20,000원을 불렀으며 가격은 자꾸만 다운되어 나중에 계단을 거의 다 내려 올 무렵엔 1,000으로

떨어지니우습기도 하고 흥정이 곧 돈이다 란 생각에 가마꾼들의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다.

 백두산 천지를 보고 내려 가다가 잠깐 옆길로 새어 계단의 쇠줄을 넘고 말았다.백두산에서 흘러내리는

 이 물은 얼마나 차고 맑은지 이렇게 투명한 물도 처음이고 이렇게 찬 물도 난생처음이다.

한여름에 물에 손 담그는데 손이 얼얼하고 시리다. 6월중에 천지의 얼음이 모두녹아 아직도 

수온이 낮다. 잔잔한 감동이 떨리며 손끝으로 전해진다.

그 때 저 쪽에서 중국군인이 쌀라거리며 쫓아 온다. 경계선을 넘어섰으니  잡아가겠다는건지?

벌금을  때릴건지? "ㅎㅎ 그딴거 나 몰라몰라해 "이렇게 능청을 부리는 여유도 가지고...

 갑자기 애국가가 떠오른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보전하세"

얼마나 가슴 뭉클한지 민족의 영산을 밟고 애국가를 부르고 또 부른다. 아~~백두산이여~~

 

내일 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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