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야기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이바구아지매 2008. 7. 25. 17:55

' 헤헤 소지맘님, 어서오시라요 오늘 백두산에 오르신다고 연락받았시요

거제도 정말 멉네까? 통일이 되면 내레 꼭 가보고 싶습네다"

북한군인이 모델이 되어 준다. 빨랑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시간의 여유만 있었더라면  궁금한 걸 많이 물어 보는건데...

 주의 , 경고판인가? 뭐 손대지 말고 넘어가지 말고 계단으로 고스란히 올랐다가 옆눈도 튕기지

말고 내려가라는 그런 뜻일게다.

 천지주봉 아래에 빨간 점프를 입은 빨강아지매는 나랑 같이 간 일행이다.

많은 이야길 나눈 사이가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사람이  참 순해 보인다.

어쩌다가 내가 찍은 사진속으로  들어오셨다. "아주머니, 차암 예뻐요"

 백두산도 공사중이다. 중국땅 어디를 가도 파헤치고 뒤지고  난리였는데 백두산에도 그렇다.

아직은 공사를 하더라도 그리 세련되지는 못할것이다.

백두산에서는 일하는  사람들과 가마꾼 대부분이  군복을 입고  있다.

가이드한테 물어보니 '공작복'이라고 하여 즐겨입는데 군인이 아니란다.

일반인들도  공작복이 편하고 가격이 싸서 즐겨 입는데 어께에 계급장과 모자를

쓴 사람이 군인이란다.많이 헛갈린다. 하도 군복입은 사람들을 많이 보아서 중공군의

'인해전술"을  여기와서 실제로 보는 것 같다.

그들이 신은 신발은  얼룩무늬 운동화다

  

 천지를 보려고 오르는 사람들, 그리고 내려 가는 사람들  다 무엇을 생각할까?

백두산천지에 오르는 사람중에 3분의2 쯤은 중국사람이고 그 나머지는 우리나라 사람같다

특히 중국사람들의 목소리는 리듬(사성의 성조)을 타서 그런지 정말 시끄럽다.

"혹시 천지구경 잘 하셨어요. 날씨는 맑았어요? 멋지던가요?"

하고 내가 무심코 물어보자

"뚜이부치"

라고 말한다.

엥 중국사람  미안하다고 ? 못 알아 들었나보다.

순간  착각을 했다. 내가 지금 중국땅을 밟았다는 생각을 깜빡했다. 우하하하(건망증은 집에 콕

쳐박아 놓고 왔어야 했다)

역시 난 못말린다. 아무한테나 말 걸고 ㅎㅎ못 알아들으면 말고

내가 배운 몇 마디 중국어도 요긴하게 쓰인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니 하오"라고 인사하고

"최팔로마" 는 식사하셨어요. 라는 말이다

이말은  어른들한테 반갑게 인사할때 쓰면 좋겠다. 

장사꾼이 자꾸 사라고 하면 인상을 그리며 "뿌여" 라고 하고  고함을 쳐서 쫓아버리고....

 

실제로  잡상인을 향해 "뿌여" 라고 외치려니 어찌나 웃음이 나는지

 

" 아가야, 니 하오" 하고 가까이로 다가가니 신기한걸 발견하고는 아는척도 않는다.

 

 자꾸만 사탕을 달라는 가마꾼들 

"사탕 먹으면 이가 썩어요.  사탕먹으면 당뇨병 걸려서 죽어요"

하고 말하니 그래도 사탕을 달란다.

"너 진시황 되고 싶어??? 그렇게 먹고 싶으면 거제도로 와 사탕 한소쿠리 줄게 "

이렇게 쏘아주었다.. 알아듣지를 못하니 내가 뭐라고하면 대수랴?

가마꾼들은 사탕과 돈, 안녕하세요 이런 종류의 말과 정말 많이 묻는 말이 또 한가지

"왜요?" 라는 대꾸. 사탕이 없다고 하면" 왜요 왜 없어요?"

하고 되받아친다. 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길을 잘못 들여서 그런 것 같다.

하긴 우리나라에서도 6,25 전쟁 후 미군짚차를 쫓아가며 헬로 기브 미 츄잉, 초코렛등을 외치며

따라갔다고 한다.썩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가마꾼이 손님을 기다리며 앉아 있다.

 

 가마꾼이 남편더러 싸게 해 주겠다며 가마를 타라고  흥정을 하려한다.

 

 백두산천지, 널 보기 위해 우리는 그 먼 거리를 둘러서 왔구나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거나 기상변화가 예측불허라고 하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는데

백두산천지는 해맑은 모습으로 우리들을 맞는다.너무도 좋아서 백두산천지의 모양따라서  

나도 천지가 되어 V를 그린다.

 세계에서  제일 큰 칼데라호를 가진 백두산 천지는 300년전 화산활동을 멈춘

사화산으로 전체 면적 중 2/3은 북한영토 1/3은 중국영토로 경치가 아름답고 희귀한 동,식물이

자생하여 중국의 국가급 보호구역에 속해 있다고 한다.

 백두산을  다시 찾는 날은 꼭 통일이 되어 내 나라 땅을 밟고  이 땅에 꼭 서리라

가슴속에 진한 감동과 각오가 새로 선다.

통일이 되지 않아도 곧 평양시내관광과 백두산을 묶은  상품을  북한이  내놓을 거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민족기상의 발원지인 백두산을 걸어서 돌아보는 기쁨은 두고두고 잊지 못하리라.

 

 '사운드 오브 뮤직' 을 연상시킨다는 '고산화원'의 들꽃들은 또 얼마나 예쁜지 카메라 사정이

 좋지 못해 생생하고  고운 고산화원의 꽃들을 다 담지 못하지만 내 가슴속에는 들꽃들로 가득하다.

야생화 군락지, 그   종류가 무려180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차창밖으로 달려 오던 야생화들의 수줍은듯

고운 자태는 백두산을 도드라지게 만든다.백두산은 온통 꽃밭이다.

꽃이 곱고, 물이 맑고 나무가 쭉쭉 뻗은 백두산에 오랫동안 머물고 싶다.천지에 오르기전

고산화원을 도착하기 전에는 쭉쭉뻗은 잎이 푸르고 몸뚱이는 은가루를 뿌린듯 하얗기만 하던

나무들이 가득하였다 참 이름이 '사스레나무'라고 하였다.

우리가 차를 타고' 고산화원' 못미쳐왔을 때  계속 나타나던 은빛 몸뚱아리의 사스레나무가  어두컴컴한

숲속을  환하게 밝혀 주던  그  특별함도  꼭 기억하고 싶다.

난 그리 생각했다. 사스레나무는 작은 등불이라고,반딧불이처럼 ㅎㅎ

 나무한그루 없는 이곳은  온통 야생화가 수 놓은듯 아름다운 화원을 만나자

자지러질듯한 탄성을 내지르는 여행자들, 이 곳은  아주 넓은 곳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도

이렇게 촬영되지 않았을까?

세계인의 사랑을 가득 받았던  영화가 퍼뜩 스친다.

ㅎㅎ 촬영장소가 물론 여기는 아니었지만

앞으로 통일이 된다면 백두산과 백두산의 품에 안긴 꽃의화원 ,'고산화원'에서 또 다른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가 꼭 탄생하지 않을까?

잠시 또 영화이야기가 나왔으니 톡톡쏘는 상큼한 정보 하나 건드리고 넘어가야지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에서  말괄량이수녀 마리아역은  당연히 오드리 햅번이 열연하기로 했으나

아시다시피 오드리가 노래는 젬병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의 생명은 노래하는 수녀인데

노래못하는 오드리대신 누군가의 목소리로  더빙된 영화가  나왔다면   아마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테잎은

그냥 쓰레기통에 콱 쳐박혔을지도 모른다. 앵무새 오드리 햅번의  우스꽝스런 연기는   앵무새같은  더빙연기로  전락?

우하하 생각만 해도 웃긴다. 오드리 바보 만들기... ( 사실 난   오드리 햅번을 무지 좋아한다) 

 

노래 잘 하는 줄리 앤드류스 정말 멋졌다.  그녀처럼 나도 노래 좀 잘 했으면 백두산에

오른 기념으로 영화한편 찍는건데 쇼컷의 말괄량이 마리아가 기타들고 노래하던 모습이

눈 앞에서 춤 추며 사라진다. 내가  갈 수 없는  국경 너머로...

" 1,000원 가마타요 1,000 이요 "

이젠 파장분위기다. 다 내려왔는데 가마타란다. 내려가면서 가마타는 사람도 있나보다.

오후 3시가 가까워지니 백두산의 일기가  하도 변덕스러워 여행자들도 썰렁해진다.

 

 그리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유럽쪽의 사람들도 눈에 뛴다

 

 화려한 옷들은 비옷인가 물어보지 못했다. 비옷이라기엔 너무 화려하다. 빌려입고 사진찍으라고

 둔것같기도 하다. 좀 촌스러운 빛깔이 눈에 확 뛴다. 꼭 물어봤어야 했는데 ...군인들은 북한군이다.

 나처럼 v자를 그리는 외국인 누가 사진을 찍는데 나도 같이 덩달아 찍었다.

꼭 달라이라마를 닮았다. 혹 동생인가? 백두산의 정기를 받으려고???

 곳곳에서 공사를 하는 데  아마 중국도 우리나라의 지난 날  새마을운동처럼  그렇게 잘살기 위해서

늘 공사중인가 보다. 내가 갔던 중국의 심양, 통화지역은 계속 도로를 파 뒤비고 불도즈로

 밀어부치고 땅을 파 뒤지니 우리는  가는 곳마다 불편을 느껴야 햇다.

 

 

 가마꾼이 더운 여름에 손님을 태우고 백두산으로 오른다.

너무 힘들어 보인다. 가마에 탄 사람은 75,000? 아니면50,000 그도 아니면 200,00원에  응정을 마쳤나보다.

 하도 힘들어 하는 모습이라 표정을 담아 보았다.

좀 무거운 사람은 가마꾼 세사람이 매고 오르고 가볍다고 생각하면 두사람이 매고 가는걸 보았다.

 아가씨는 왜 가마를 탔을까? 내가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활짝 웃어 준다.

찍으라고 ㅎㅎ 보통 연세드신 할머니들, 할아버지들이 타시던데

아가씨는 그냥  재미로???

 이 가마꾼은 손님이 없자 아예 자기가 가마에 올라 타고 잠이 들었다.

저걸 들어주면 얼마나 받을까? 갑자기 웃음이 난다.


아름다운 백두산 천지의 모습,

 

백두산을 노래한 시인 고은선생의 시를 백두산에 받치고 산을  내려 갈까 한다.

 

아...아... 백두산...!!!하늘이 열리다.

 

모든 산들은 저 아래에 두고

몇억만년 지나도록

아직껏 이것은 산이 아니었다.

오 너 백두산

그토록 오래 된 나날이건만 새로이

네 열여섯봉우리 펼쳐라

장군봉 망천후 사이

성난 노루막이 비버처럼

가까스로 날라 가버린 몸뚱어리 버티고 선

내 불쌍한 발밑조차

보이지 않아 깜깜하지만

수 많은 어제였던 오늘이었고

내일이어야 할 오늘이었다

활짝 펼쳐라

여기 억만년 세월의 가슴이 있다면

 

시인 고은님의  백두산에서~  발췌 ~

 

소근소근 ...소지맘이 들려주는 이야기 ...다음편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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