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야기

안개속의 오녀산성

이바구아지매 2008. 8. 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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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7월21일 오후  3시59분에 우리는 오녀산성에 오르기 위해  분,초를 다투어 매표소에 도착했다(나의 디카는 한국시간 그대로임)

압록강에서 달리기 시작하여 2시간30여분간 울퉁불퉁한 길과 험준한 고갯길을 곡예를 하면서 숨가쁘게 달려왔다

오후 4시면 이곳에는 문을 닫는 다고 하니  우리를 태운 중국인기사가 얼마나 피가 말랐을까?

특히 우리가 달리던 환인시의 길은 정말 힘든 고지대였다

오녀산성 가는 길에는  소변을 하고  싶어도 화장실을 찾을 수 없어 고구려의 젓줄이었던 훈강에다 오줌을 누니 건너편에 풀

뜯던 소가 바라다보며

눈을 꿈뻑이는것이 꿈에 나타나서 무어라고 메세지를 전할 것만 같다(소가 꿈에 나타나는 것은  조상이 현몽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 � 다행하다 하마트면 시간을 맞추지 못해서 그냥 돌아갈뻔한 일이 생겼는데 이래저래 하늘도 우리편인것 같다

간간히 비를 뿌리다가 해로 잠깐씩 말려주다가 사실 후덥지근하고 갑갑한  여름 여행길에 이런 날씨는  하늘이 특별하게

선물한것이라고 생각해도 틀림이 없다고 우리를 인솔해 온 이준희가이드는 강력히 힘주어 말하는게 아닌가

오늘만해도  문 닫을시간에  100m 결승선에 발을 내딛는 순간에 비유해도 가하지 않다고

그러고 보면 그런것도 같다 장마철에 출발한 우리가 예까지 오는데는 날씨도 갑갑하지 않아 불쾌지수도 별로 못느낀것 같다

이래저래 운 좋은 우리는 팀 이름도 영웅팀이다

자 이제 오녀산성을 오르자

 

 현지가이드는  아주 열심히 우리에게 설명을 해  준다

' 지금부터 우리가 오를 '오녀산성 '또는 '홀승골' 성은 중화인민공화국  요녕성 본계시 환인현의 요녀산에 위치한 산성으로 200m 높이에 이르는 절벽의천연지세를 그대로 이용하여쌓은 고구려 특유의 축성양식을 보여주는  고구려 최초의 석성이며 해발822m로 중국인들이 요녕성 제일의 경치라고 말합니다 이곳  오녀산성의 집터에는 2천년을 넘게 이어져 내려오는 온돌까지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우리의 조상인 고구려민족이 얼마나  지혜로우며 문화민족이었는지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가이드의 정열적인 설명을 들으며 우리는 산꼭대기 절벽위에 직벽으로 쌓아올린 난공불락의 요새 오녀산성을  보러 999개의

 계단을 오른다 비와 안개속을 뚫고서 열심히 ... 모두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오르지만 한계단씩  오르니 점차 힘들어지는지 앞서 오른 사람들이 착착 뒤쳐져서 계단옆으로 비켜난다 맨 뒤에서 계단에 첫발을 내 디딘  나는 그 동안 산오르기로 제법 단련이 되었는지 700여계단까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쉬이 올랐다

"역시 그대는  오녀산성이야 , 정말 잘도 오르네 오녀의 엄마답구나 어찌그리 잘도 오르시오 혹시 전생에  이 산에 살던 오녀가

아니셨소 하하하"

하고 서울에서 온 나랑 동갑내기 부부가 열심히 격려를 해 준다

졸지에 내가 오녀산성이 되었다 ㅎㅎ 그럴 듯 하다

에공 남편은 어딜 갔는지 흔적도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찾지도 않고   열심히 계단 을 오른다

땀이 삐질삐질 나면서 드디어 내 앞에 가던 사람들이 다  길을 터 주어   두 사람만이 내 앞에 올랐다

800계단쯤 오르니  약간 어지럼증이 생긴다 계단은 꼭 수직으로 된  느낌이다(70도 각도라나?)

숨이 팍팍 차오르고 장딴지가 빠개질듯하며 누군가가 뒤에서 잡아 당기는듯한 느낌마저도 든다

백두산 계단은 1,236계단이었지만 정말 식은 죽먹기였는데 오늘 오녀산성 오르기는  현기증이 다 느껴진다.

 "어휴 힘들어, 정말 힘들어요 오녀씨는 힘 안들어요?"

'ㅎㅎ 이럴 때 뭐라고 말해야 하나

어젯밤 발마사지가 좀 도움이 되었나 봅니다 ^^*"

" 우아 드디어  다 올랐구나  하하하 오녀가 해 냈다  오녀 홧팅" 하고 계단 꼭대기에 발 내딛고 올라서니   옛날에   이곳에서  

  문지기가 양편으로 서서 성을 지킨 곳이란다

 잘 모르겠다   사진은 찍었는데...

 역사학계에 통설로 알려진  고구려의 첫 도읍지인 졸본성은 현재 중국 요녕성(랴오닝성) 동쪽 끝 한인민족자치현에 있다

이 성은 동쪽으로 길림성(지린성0과 거의 맞닿아 있고  광개토대왕대제비와 국내성이 있는 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였던 길림성(집안)

과는 2시간 정도의 거리이다 그만큼 가까운 거리이지만 환인에서 집안으로 가려면 험준한 산악지대를 통과해야 하는  등 교통이 불편하여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곳이다

 

 오녀산성에 올라 보니 안개가 자욱하여 난공불락의 요새인 오녀산성의 직벽아래에 아슬아슬하게 펼쳐지는 요녕성 제일의 경치가 한 눈에 장쾌하게 보여야 하는데 우리의 시야에는 안개 자욱한 지척의 모습만 보인다

하늘은 우리에게 백두산의 천지를 멋지게 보여주더니 오녀산성의 절경은 끝내 완벽하게 보여 주지 않고 다음에 다시 오라고 한다

정말 다시 꼭 와 봐야 할 것 같다  하늘이 내 준 숙제인것 같다 꼭 다시와야 한다고...

 

 고구려를 느낀다 2,000년도 훨씬 넘는 세월을 건너 간 우리의 조상들의  찬란했던 대제국 고구려를 ...

 오녀산성에 오르면 또 하나의 멋진 천지가 있다

이곳에 고주몽이 성을 쌓게 된 결정적인 이유로는 이 우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물이 없으면 아무리 천년의 요새라고 한들 소용이 없다 이렇게 높은 산꼭대기에 넓은 평지가 있으며 물이 있어 고구려의 요새가

 강건하게 버티어 갈 수 있었다. 모르긴해도 잉카의 유적지 마추비추 보다 더 신비로운 곳이 아닐는지???

 이 곳은 오녀산성을 내려오면 들리는 곳이다

안개자욱한 날씨에 저런 집으로 들어가는 것은 더 신비감을  주기에 알맞다

저 집안에는 오녀산성이야기가 벽에 가득 붙어 있다

나는 중국어를 잘몰라서 대충 훑고 나왔다 집에 가서 책 읽고 검색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아쉬움을 남기고 ...

 중국은 오랫동안 이 오녀산성을 개방하지 않았다

철저히 비밀에 붙인 그 이유를 한 번 쯤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ㅎㅎ 질문을 던지는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이번 고구려유적 답사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교수님,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때로는 이렇게 좋은 분을 만나서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한다

  뜻하지 않게 남편을 따라 나선  이번 여행에서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고마운 교수님과 한번씩 뜬금없는 질문을 하기도하고  또 웃음을 던져 주는 사람들(북파공작원들)처음엔 무지 겁났는데

알고 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공항에서 술 맡긴 아저씨도 사람 좋고, 한의대생엄마 현숙씨도 좋고,가람이엄마도, 동갑내기 (빨간바지)

도 남편이랑 얼마나 좋은지  다 헤아릴 수 없다 생각나는대로 차차 기억해보련다

 

 

 

  매표소 입구,  오녀산성을  둘러 보고 내려 가니  때마침 공사를 하여 이 곳에 거대한 돌을 심는다

아마도 이름을 새기겠지 오녀산성이라고...

다시 우리가 서 있는 이  곳은 환인시다 고주몽이 동부여를 떠나  이 곳에 와 터 잡고 나라를 세운 곳

산을 내려서니 산등성이에 높게 서 있는 '고려성' 이란 제법 큰 오래 된 건물풍경의 성이 나타난다

이 곳은 식당이다. 우리는 현지식으로 식사를 했다

접대원 아가씨들이 다 조선족 같은데 중국어로 말한다

옷은 개량한복을 입었다

우리가 주문하면 �라거리며 금방 가져 다 주던  접대원들이 말이 통하면 물어 보고 싶은 것이 많은데

요즘 스물살이 갓 넘는 조선족들은 다 중국어만 하고 우리말을 애써 하려고 하지 않는단다

고구려 후예들의 미래가 조금은  걱정스럽다 차츰 중국에 동화되어 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전해 들은탓으로...

밥을 먹다 말고  환인시의 이곳저곳이 궁금하여 나가보았다

그리고 남편더러 길 건너 마을이 잘 나오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했다

 요녕성의 환인시에서  2008년 7월21일, 저녁밥을 먹고 하늘을 바라보고, 해 지는 들녘을 바라보는  착찹한  기분이란

조상들의 땅에 왔지만 곧 돌아가야 하는 손님에 불과하다는 사실만 확인한다

 

길 건너마을 어느집에서 모깃불을 피우는 것 같다

저녁 먹고 모기 쫓으며 도란도란 가족들이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겠지

이방인처럼 우리가 와 있는 줄도 모르고...

 

소지맘이 들려주는 중국이야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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