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고성 벽방산에 오르다

이바구아지매 2008. 8. 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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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8월10일 (일)오늘 산행을  갈 곳은 고성에 있는 벽방산이다

어젯밤 갑자기 결정한 일이라서 벽방산을 미처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하고 떠난다  달랑 지도한장 손에 들고

 아침 07시 40분에 집을 나섰다  열심히 달려서 동고성 인터체인지를 지나고 터널로 진입한다 여름날씨의 변덕은 종잡을 수가 없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비를 긋다가 가면 되고 ...우리의 산행 스타일이다 느리게,즐겁게 

 

 통영의 안정공단이다 거제도가 오랫동안 조선도시로 재미를 톡톡히 보자 근처에 있는 통영의 안정도 이렇게 조선공단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 고성도 마찬가지며 심지어 남해까지도 조선특구를 선포했다 조선소의 힘은 대단하다

 09시30분에 벽방산 아래 휴게소에 도착하자마자 돗자리 깔고 가져 온 도시락으로 아침,점심으로 걸쳐 먹고 배가 땡땡하게 부른 포만감으로기분좋게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출발지는 가섭암 암자가 있는 곳이다 산에 첫발을 내딛자 옻나무가 제일먼저 나타난다

어느새 붉은 단풍색을 물들이며 유혹한다 옻나무는 단풍색갈 중에서도 빛깔이 참 곱게 드는 나무다

멋 모르고 손이 가다가는 옻이 올라서 고생한다 산에 가면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가을이 깊어가면 자잘한  열매도 주렁주렁 열리기도

한다

 처음부터 만난 길이 황톳길로 미끌미끌거려 조심스럽다 지도를 살펴보며 산에서 내려오는 아저씨게 길을 묻는다

 언젠가 벼락을 맞았는지 기묘하게 생긴  바위들이 가득하다

"나 사진 찍어 줘 "

"또 시작이가 그기 서 봐라 " 그래서 포즈를 취하고  핑계로 휴식을 취한다 얼려 온 얼음물로 오장육부를 시원하게 하고 나니  주위의

 풍경에  슬슬 호기심이 발동한다

우리부부는 언제나 그렇듯이 산을 오르면서 시간에 쫓겨서 오르지 않는다 100m 정도 가면 물 한모금 마시고 휴식을 취한다

 100m오르면 5분간 휴식을 취하니 남들보다 산행시간이 훨씬 길어진다 전문 산악인도 아니고 그럴 의사라고는  없기 때문에

산에 오르는걸 충분히 즐긴다 오늘 안으로 집에 도착하면 되니  쫓기듯 서두를 필요는 없다

 이름표 단 나무를 만나서 이름 물어보니 '작살나무'란다 작살을 내려나? 이름이 정말 무섭다 이름과는 달리 잎새가 곱다

 고로쇠나무라고 남편이 알려준다  당단풍나무잎 같은데? 죽으라고 우기니 ,그래 고로쇠나무다  고로쇠는 수액을 체취하여

 마시는데 몸에 아주 좋다

 담쟁이넝쿨 ,햇살을 많이 못 받아서 그런지 잎이 많이 보드랍다 바위에 올라붙어 칭칭 감아 나갈 모양이다 여리디여린 담쟁이를 보니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가 생각난다  베르만 할아버지가 그린 최고의 걸작이었던 담쟁이 잎새가 비바람에도 끄덕없이 올라붙어

있었다지?

 담쟁이도 곧 단풍색으로  짙게 물들겠지

 남편의 귀에는 늘 영어가 앵앵거린다 오늘은 모기가 계속 따라오면서 앵앵거린다 남편의 귀에는 두가지의 소리가 어떻게 들리고 있을까?내 귓가에는 모기소리때문에 신경이 쓰여 죽을 맛인데 저번 통영 미륵산에 갔을때도 모기가 하도 소리를 내며 산꼭대기까지 따라와서

돌아버릴것 같았는데 오늘도 그런다 내가 제대로 씻지 않아서 그런가? 옆의 아저씨한테도 물어보니 모기가 따라와서 신경이

날카로워 진단다(하루살인가? 물지는 않는데?)

 오이를 가방에 꽂은 채 잘도 오르는 산아지매,나무위에는 가로등이라고 해야 하나? 근처의 '가섭암' 암자로 가는 불빛이다

천수경인지?법화경인지가 들려 온다 벽방산을 오르니 기슭에서부터 불교의 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는

천년도량 안정사, 가섭암,의상암 봉은암 하여튼 산을 오르면서 화살표가 가르키는 방향으로 눈이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는 어김없이 암자가 나타난다

 깊은 산에서  상사화를 만나다 키는 한 60cm 정도?잎은 여름이 오기전에 말라 죽고 지금은 꽃만 핀다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어 꽃과 잎은 서로를 못 본다 그래서 서로를 그리워 한다는 의미로 상사화로 불린다는 꽃, 친정집에는 아직도  상사화가 곱게 피고 진다 습기 찬 대밭 언덕에서

 암자앞이다 작은 돌탑들도 많고 상사화도 곱게 피어 있고,날씨는 무르꾸니  아예 갑옷을 벗었다 탈대로 다 타면 탈것이 없겠지

 해우소 천연의 지붕이 얼마나 멋진지 내 눈을 사로 잡는다 

 가섭암의 장독대, 옆에는 옹달샘이 있어 물맛이 정말 좋다

누구든지 들리면 종지로 물한모금을 마시고 간다 부처님이 갈증을  풀어준다는 느낌이다 ㅎㅎ

 계속 같이 산을 오른 몽몽이, 귀여워서 사진을 찍고 싶다니 요렇게 포즈를

 한 번 더 와 무섭다 이빨이 ...넌 이름을 백구라고 해야겠다 '달리는 백구' 정말 잘 달리는 몽몽이, 그런데 개들은 왜 시도때도없이 혓바닥을 내 놓고 헉헉대는지?  숨을 쉰다고 ? 혼자 다 힘든 척 하는 ...나도 힘든데...

 구미에서 오신 월산산악회 회원님들 ...계속 같이 올랐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서 거제도에서 왔다고 하자 거제도의 노자산에 올랐다고 하며 부자동네에서 왔다고 부러워한다 ㅎㅎ 그래 우리동네는 부자야  나도 꼽사리 끼여 부자란 소리 들으니 덩달아 기분좋아진다.

 가끔,아주 가끔 숲으로 바람이 불면 좋아서 하하호호 , 이 맛에 산을 찾는단다

 구미에서 오신 월산산악회원들의 벽방산  등정을  축하합니다

 정상이다 ㅎㅎ 오늘은 나 대신 월산산악회 까페의 쥔장님이 포즈를 ...  벽방산의 높이는 650.3m 이며 산 정상에서 내려 다 보는 전망이 빼어나서 고성의 너른 들판과 바다에 가득 떠 있는 섬들이 어찌나 고운지 이 곳을 왔다 간 사람들은 남해의 다도해를 보고 넋을 잃을 것 같 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바다에 가득떠 있는  섬이 170개 라고도 하고 어떤이는 100개정도 된다고도 하는데 내가 보니 20~30여개 보이는 것 같다 통영의 오밀조밀한 섬,사량도,욕지도,한산도,그리고 거제도, 더 남쪽으로는 남해도 안해로는 진해까지도 보이고 어떤 사람은 대마도까지도 보았다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어느 섬이 어떤 이름을 달고 있는지? 사람들은 똑똑하고 지혜롭다 

 

고성들과 통영을 아우르는 풍경이 멋진것은 말이 필요없다

벽방산은 승려의 밥그릇인 바리에 발자를 써서 벽발산이라고도 부른다  정말로 이 산은 불가의 산 같은 느낌이 짙다.

 

 월미산악회에서 준비 해 온 맛난 음식에다 술을 대접하려는 고마움을 뒤로하고 먼저 하산을 한다

산 봉우리들이 고운 깊은 골짜기 산 중턱에서 사진속으로 산을 끌어 담아 본다

 벽방산을 내려 오다 임도에서  칡즙 파는 아저씨를 만나서 한잔에1,000주고 남편 한 잔 나 한 잔 마셨다

어느 카페지기가 남긴 말이다" 벽방산을 내려 오는 길에 꼭 이 매점에 들러서 칡즙을 사 마시기를 ,나는 꼭 칡즙을 먹으리라 벼르고 갔는데 매점이 문을 닫았더라  혹시 가시면 몸에 좋은 칡즙 한 잔 마시면 사는날까지 아프지 않고 기분좋게 살것이다"

그 분 말처럼 한 잔 사 먹었다 "행님아,보약 묵자" 이 말은  꼭 강호동이가 큰 소리로 보약 묵자고 호들갑을 뜨는 것 같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우리동네에서 굴러 댕기는 칡즙이야기 하나, 아무리 좋은 보약도 신중하시라는 뜻에서  들려 주는 칡즙이야기 새겨 들으시길...

조선소에 다니는 모씨의 부인은  바람이 나서 새 애인과 공모하여 칡즙에 독약을 타서  남편에게 먹여 독살시킨 사실이 있다

그래서 요즘 거제에서는 이 말이 유행한다 남편이 부인말을 잘 안들으면

"니 칡즙 한 번 묵어 볼래?"

아 겁나는 칡즙이다

오늘은 그 기분 말끔히 지워버리고 시원하게 한 잔 쭉 들이마시고...

 요 칡은 몇년이나 되었을까?무슨 나무토막 같다 저기 칡즙컵은 내가 마시려고 둔 보약

 벽방산을 얼추 다  내려왔다 임도에서 오동나무를 만나서 한 컷 , 그런데 오동나무 열매에서 진이 나서 끈적이는 바람에 손가락이 서로 엉겨 붙어 고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벽방산은 고성군 거류면과 통영시 광도면을 함께 아우르는 멋진 산이다

4월에는 진달래가 벽방산을 분홍꽃물로 들인다니 봄에 찾아도 좋겠고 가을산도 단풍이 참 고을것이란 느낌이 든다

팥배나무, 굴참나무,졸참나무,신이대도 가득한 벽방산에 한달여 뒤면 가을이야기가 가득하겠다

 

고성에 오니 산도 좋지만 또 다른 고성의 매력에 푹 빠져 볼까 싶다

 

몇 억만년전에  공룡들이 살던 나라가 고성이다 그 공룡발자국이 상족암에 있다

 물때가  썰물일 때 가 보면 직접 공룡발자국을 따라  상상하며 걸어 볼 수 있다

 

당항포해전에서 승리한  이 순신 장군의   함성도 만나보고

'고성오광대놀이'의  멋진 탈춤도 만나보면 좋을텐데...

전해 내려오는 탈할아버지의 비밀이야기도  궁금하다

"옛날,옛날 어느 마을에

탈을 아주 잘 만드는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는데,

죽을 때까지 팔만구천개의 탈을 만들어야 하는 벌을 받게 되엇어요.

탈할아버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던 걸까요?

지금도 매일 탈을 만들고 있는 할아버지...

 

이젠 늙고 힘도 빠져서 언제 팔만구천개의 탈을 만들지 알 수가 없어요.

누가 할아버지를 도와 드릴 방법이 없을까요?"

 

탈춤도 배우고 농요도 배우고 탈도 만들어 볼 수 있는 고성만의  매력을 가득  느껴봐야 하는데...

고성을 단시간에 다 알 수야 없지만 하나씩 조근조근 알아가면 정말 매력적인 고향같은 곳임을 알 수 있다

고성의 자랑이며 역사는 차근차근 기회 닿는대로 하고  오늘 내가 정말 고성에 와서 유익한 시간이 되었음을

자랑하고 넘어 갈 곳이 있다  더운 여름이지만 아주 시원한 피서로도 최고가 될 곳  그곳으로 모두 초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