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기울어진 여름

이바구아지매 2008. 8. 23. 07:30

 

 여름이 가려네요 이제 뒷꽁무니를 보입니다

텅 비어 버리는 바다는 다시 여름을 기다리기 위해 긴 인내를 해야 합니다

 

 "허허 차~암 시간도 잘 간다 내 백발도 저 가는 세월같단 말씀이야

난리벅수가 나서 젊음이 우글대던 바다도 이제 한산하네 ...그러게나 계절도 늙어가는 내 인생을 꼭 닮지

 않았나 허허 ..." 할아버지의 넋두리입니다.

 

 텅 비어 버렸지만 마음의 정리도 필요한지라 "인생의 황금기는 여름햇살과 똑 같았지라~"

할아버지의 기분은 그렇습니다 저문 해를 닮았다고나~~

 

 해 뜨도,해 져도 그 자리에 붙박이처럼 다소곳하게 장어를 기다립니다

장어소쿠리는 장어를 기다리는 일로 태어나서 바스러질때까지 물속으로 담궈질 일만 반복합니다

 

 그리움도 사랑이란 이름으로 낚아 올렸습니다  이제 사랑하는 사람들은 함께 집으로 돌아가서 새 날을

 계획할 것입니다

 오징어잡이 배도 항구로 돌아왔습니다

 

 내일 다시 먼 바다로 나가기 위해 준비를  해 둡니다

 

 햇살이 서산을 넘어갑니다

 

 이제 아이들도 집으로 돌아갑니다 골목길은 아이들의 고함소리를 다 품고 말하지 않습니다

조용히 잠들라고...

 

 이렇게 잠이 들고 싶습니다  행복한 꿈을 꾸고 싶습니다

고독하지 않고 사랑하며 잠들고 싶습니다..

 

2008년8월20일 저녁무렵 장승포에서...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낮과 밤의 추억  (0) 2008.08.26
산에서,들에서  (0) 2008.08.25
쮸엔이 낳은 아가  (0) 2008.08.22
풀베고 밭메고  (0) 2008.08.21
가을이 오면  (0) 2008.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