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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는 혼자 사신다
두 아들 훌륭하게 잘 키워서 분가시키고 ...
천성이 부지런하신 분이라 제철에 나는 반찬거리를 잘도 준비 하신다
오늘은 깻잎조림을 해 두실거라고 찾아 가니 분주하셨다
먼저 깻잎을 비슷한 크기로 골라서 다듬고,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를 털어 낸 다음 가지런하게 정리한 다음
알맞은 두깨로 켜켜히 묶는다
그 동안 부지런하신 어머니는 먼저 깻잎조림 한 것을 꺼내다 놓으신다
맛을 보라고... 왼쪽 끝의 것 (진간장과 물엿 혹은 꿀을 넣고 밍근하고 은은하게 끓여내셨다고 하시는데)
메가리 (아지) 표준어로는 전갱이?
바다에서 직접 낚아 온 것으로 내장을 꺼낸 다음
구워 먹기도 하고 (양념장 만들어 찍어 먹음)
호박 듬성듬성 잘라서 넣고 쪼려 먹기도 한다
비늘이 쎈 부분은 칼집 내어 오려 낸다
깻잎은 쪄서 먹기도 하는데...
막장을 만들어 쌈싸 먹으면 깻잎의 향을 고소하게 느낄 수 있다
매사에 손끝이 야무진 어머니는 깻잎 한장한장도 가지런해야 한다
참 야무진 어머니, 밭일도 마찬가지다
시집오실 때 얼마나 야무진 며느리를 본다 하였는지 알만하다
지금도 동네에서 손끝이 야무지고 총기가 있어 자식들이 똑똑하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내가 봐도 그렇다
깻잎묶음만 봐도...
자식이 보람인 어머니 ...자신의 반찬은 이런 것 뿐이다
늘 똑 같은 반찬으로
돈 들이는 반찬은 없다
깻잎을 솥에 넣고 진간장과 물엿 혹은 꿀을 넣어
색깔이 누렇게 될때까지 뭉근하게 끓인다
어머니의 반찬 정말 간단하다
이것도 맛있다고 하면 다 주신다
"밭에 있는 건 다 깻잎인데 실컷 먹어라"
하신다
깻잎은 들깨잎으로 해야 한다 들깨향이 알싸하니 참 좋다
된장밑에 넣어 먹기도 한다
아이들은 이런 어머니의 반찬을 좋아하지 않는다
세상 참 많이 바뀌었다
가끔씩은 어머니의 이런 토속음식이 있어 별미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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