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어머니의 반찬

이바구아지매 2008. 8. 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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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는 혼자 사신다

두 아들 훌륭하게 잘 키워서 분가시키고  ...

천성이 부지런하신 분이라 제철에 나는 반찬거리를 잘도 준비 하신다

오늘은 깻잎조림을 해 두실거라고 찾아 가니 분주하셨다

 

 

 

 

 

먼저 깻잎을 비슷한 크기로 골라서 다듬고,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를 털어 낸 다음 가지런하게  정리한 다음

 

 

 

 

알맞은 두깨로 켜켜히  묶는다

그 동안 부지런하신 어머니는 먼저 깻잎조림 한 것을 꺼내다 놓으신다

맛을 보라고... 왼쪽 끝의 것 (진간장과 물엿 혹은 꿀을 넣고 밍근하고 은은하게 끓여내셨다고 하시는데)

 

 

 

 

메가리 (아지) 표준어로는 전갱이?

바다에서 직접 낚아 온 것으로 내장을 꺼낸 다음

구워 먹기도 하고 (양념장  만들어 찍어 먹음)

호박 듬성듬성 잘라서 넣고 쪼려 먹기도 한다

비늘이 쎈 부분은 칼집 내어 오려 낸다

 

 

 

 

깻잎은 쪄서 먹기도 하는데...

막장을 만들어 쌈싸 먹으면 깻잎의 향을 고소하게 느낄 수 있다 

 

 

 

 

매사에  손끝이 야무진 어머니는 깻잎 한장한장도 가지런해야 한다

참 야무진 어머니, 밭일도 마찬가지다

시집오실 때 얼마나 야무진 며느리를 본다 하였는지 알만하다

지금도 동네에서 손끝이 야무지고 총기가 있어 자식들이 똑똑하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내가 봐도 그렇다

깻잎묶음만 봐도...

 

 

 

 

 

자식이 보람인 어머니 ...자신의 반찬은 이런 것 뿐이다

늘 똑 같은 반찬으로

돈 들이는 반찬은 없다

 

 

 

 

 

깻잎을 솥에 넣고 진간장과 물엿 혹은 꿀을 넣어

색깔이 누렇게 될때까지 뭉근하게 끓인다

 

 

 

 

어머니의 반찬 정말 간단하다

 이것도 맛있다고 하면 다 주신다

"밭에 있는 건 다 깻잎인데 실컷 먹어라"

하신다

깻잎은 들깨잎으로 해야 한다 들깨향이 알싸하니 참 좋다

된장밑에 넣어 먹기도 한다

 

아이들은 이런 어머니의 반찬을 좋아하지 않는다

세상 참 많이 바뀌었다

가끔씩은 어머니의 이런 토속음식이 있어   별미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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