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이야기

다시 찾은 국사봉

이바구아지매 2008. 9. 15. 03:47

 

2008년 9월 13일 오늘은    지난번 국사봉에 오르다가  정상을  1km  남겨 둔 시점에서 와야봉과 약수봉으로

가는 바람에 국사봉 정상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서

다시 오르기로 하였다 

내일이 추석이라 바쁜  차례를 지낼 준비가 부담되지만

국사봉 정상에 꼭  올라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다.

이번 출발지는 연초면 송정고개에서 임도를 따라 걷는 길이다.

4,3km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를 따라서 한 여름의 더위같은 햇살을 받으며  

걸으니 금방 땀이 비 오듯 한다

매미소리도 어찌나 시끄러운지 ...바람 한 점 없는 숲길을 둘이서 걷는 길은 참으로 지루하였다

송정고개에서 국사봉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임도에서 출발하여 첫고개를  넘다  만난 두 젊은이 말고는 통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임도는  신작로길처럼 넓어서 차를 타고 드라이브 하듯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곳 임도는  1998년에 길을 내기 시작하였다

학원을 하면서 한 번 와 보았던 곳이다

송정고개는 연초면 송정리와  옥포동이 서로 경계선을 맞대고 있는 곳이다

산에 갈때마다 이제는 알아서 포즈도 잘 취해주는 남편 ...항상 뒷모습에서부터 시작한다

등 뒤로 바라보이는 죽토저수지와 죽토마을 그리고 연초삼거리가 내려다 보인다

연초삼거리에서 동쪽으로 약3분거리에 내가 다닌 연초중학교가 있다

국사봉 향기롭다고 시작하는 교가의 첫머리에 나오는 국사봉의

표지석을 오늘은 어떤 일이 있어도 확인하려고...

현재시간이 오전 10시 45분을 가리킨다

 가을산에서는 거지도 굶어 죽지 않겠다

이름 모르는 열매지만 산에 먹거리가 가득하고 익어가니 말이다

산에 올라보니 요즘은 하루가 다르다

단풍빛깔로 물이 드는 산이 울긋불긋 화려해진다 

체육시설이 있는 곳  

이 곳은 다른 산과는 달리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산이다

산 아래에  옥포애드미럴 호텔 부근의   대우 DSME외국인 사원아파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모양이다

 

웃으며 반갑다고 인사를 하고 handsome하다고 칭찬해주니 좋아한다

남편의 배가  많이 부르다고 걱정스런 눈빛을 보이니

남편이

"나는  스토키 (stocky)하하하 하며 배를 톡톡치며 웃는다

친한 친구처럼 허물없이 대화하는 사이에

순간포착도 하고...

 누가 잃어버렸을까?

열쇠도 찾아가게 걸어 두는 모습이 보기 좋다

 

 고등학생들이 볼이 발그레하게 상기된채 뛰어내려 와서

"너희들 고등학생이니? "

하고 물으니 해성고등학교 3학년이란다

남편이 농담으로

"거제대학에 가면 취직 100%고 부담없이 공부하고  그것도 좋겠네"

라니 학생들이 손사레를 치며 강한 부정을 한다

서울로 진학하고 싶은 모양이다

열심히 공부하라고 격려 해 주니 고맙다며고 인사하며 산을 내려간다

숲에는 망개(청미래)가 익어가고

날씨는 뿌옇다

아직 늦여름이 텃세를 하는지 전형적인 여름의 날씨다 

국사봉 정상을 10여분 남겨두고...

 지천으로 널려 있는 붉고 작은 열매들

갑자기 남편이 만세를 부른다 

그늘진 모습이라서 시원해 보인다

국사봉 정상이다

바로 곁에는 국사봉의 표지석이...

 ㅎㅎ 오늘도 어째 멋진 이야기가 만들어질 것 같다  

그래 오늘은 저 외국인의 모습을 담아봐야지 ㅎㅎ

산 아래서부터 말은 안했지만 거의 같이 올라온 사람들

두 사람은 부부로 역시 옥포 외국인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같다

여자는 시종일관 식물을 바씩 붙어서 찍어대고

남자는 그런 여자의 모습을 찍고

나는 그들의 모습을 또 찍어보고

드디어 국사봉의 표지석을 만나고, 안아도 보고 높이가 464m 

 부부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

꼭 외국의 어느 산같다

남편이  외국인 부부를 보고 사진을 찍을때는 '김치'라고 한다고 하자

막 웃으면서 김치를 따라했다

나의 순간포착은 언젠나 찬스를 잡을까 기다리고

다시 찍고 싶은 식물을 발견한다

나도 가까이 가 보니 '닭의 장풀' 을 접사하는게 아닌가?

나는 그녀의 뒷 모습이 너무 웃겨서 찍찍하고(초상권 침해라고 할려나?)

와우 너무 멋진 포즈다 

외국인들은 사진을 찍으면 다 배우같다

부부가 너무도 잘 어룰린다

오늘 국사봉에서 건진 멋진 외국인부부의 이야기 ...역시 접사하는  모습이 좋아서

그녀의 남편은 발 아래로 펼쳐지는 대우조선소의 전경을 바라본다.

하늘은 가을하늘의 높이로 점점 올라간다 

원하는 사진을 다 찍고 산행도 하고 산을 내려 가는 시간도 비슷하게 앞서거니,뒷서거니하며  

산을 내려왔다

무슨 꽃인지 가득 핀 산꽃들이 가득하여  사진속에 담아 데리고 가려고

두번에 걸쳐서 국사봉을 올랐지만 마음 뿌듯하다

산을 오르면 한 없이 힘들지만 정상에 오르면 세상이 다 내 발아래에  엎드리는 모습에

산 오르는 뿌듯함을 착실하게 알아간다

 

오늘은 이만하고 집에 가서 추석준비를 또 열심히 해야겠다.

 

산이 내게 가르쳐 준 멋진 오늘의 교훈

"열심히 살고,멋지게 살아라 "

산이 내게 귓속말로 말하더라.(산행소요시간 약4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