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이야기

좋은 산 아껴가며 오르는 와룡산(1)

이바구아지매 2008. 9. 15. 05:53

 

 

 추석 날, 우리가 찾아 간 멋진 산은 와룡산

 

2008년9월14일 경남사천시와 고성에 맞닿아 있는 아흔아홉 봉우리라고들 하는 와룡산을 찾아갔다

남편과 둘이서

진분계마을에서 와룡산 정상인 민재봉으로 향하며 출발 전  잠시 등산로를 살펴 보고

 

 

우리가 서 있는 진분계마을은 등산로 제5코스며 와룡산에 오르는 등산로는 제6코스까지 있다 

 

 

산길로 오르려니 녹이 쓴 철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철다리 끝에는 들깨밭이  있고 ...

 

 

 산의 초입부터 너럭바위가 많고  건너편 산자락에는 들거랑(자갈돌이 흘러 내리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풍경은 지난 7월에 중국에 갔을 때 금강대협곡이란 풍경이 이곳과 흡사하여

우리는 '금강대협곡 '이야기를 했다

아쉽다면 산 아래로 맑은 계곡물이 흘러내리지 않아서 ... ?

 

산 능선을 타고 오르다 보면 가끔씩 이렇게  그림같은 동네가 내려 다 보인다

저수지가 있는 저 마을을 보니

꼭 산이 웅덩이속 같다

 

 

 

나도 흔적 남겨야지...

 

 

 

 

 솔방울들이 소풍을 온 것 같다

어린시절 솔방울을 주워와서 불을 붙이면 솔방울이 꽃처럼 타오르던 기억이 난다

쇠여물죽을 끓이면서 솔방울들을 부엌 아궁이 앞에 줄줄이 세워 놓고 부지깽이에서  타 오르는

불을 붙이면 솔방울은 금방  꽃불이 되어  타 올라서 혼자 쪼그리고 앉아서  환상적인 불꽃놀이를 즐겼다

그런 날 밤에는 어찌그리 오줌이 자주 마렵던지...

 

예쁘게 생긴 솔방울 하나를  주워서 호주머니속에 쏘옥 넣었다

 

 

너럭바위에 엎드려서  세상을 본다

 

 

 

와룡산은  온통 바위투성이 

 

 

 오르다가 쉬다가,찍다가, 먹다가 ,이야기하다가...

 

 

산은 참으로 정직하다 먼저 가을산이 되기 위해 단풍물을 들이고

머지 않아서 와룡산도 단풍 축제가 벌어지겠다

아~ 참 크리스마스 트리라고 내가 이름 붙여 준 두 그루의 '히말라야 싯다 ' 같기도 하던 

 나무가 인상적이었다 작년 가을, 캐나다 여행을 갔을 때 '에메럴드호수 '근처의

 크리스마스 나무 숲(온통 숲속의 나무들이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생겼었다)에서 본 풍경을 ...잊을 수 없다

마치 동화속 같았고 백설공주가 잠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숲속의 아침 공기는

또 얼마나 맑은 나무 냄새였는지?

"신이 기분 좋아서 만들었다"는 캐나다를 보고 돌아 온 한 동안은 솔직히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이

반눈에도 안 들었다

 

얼마쯤의 시간이 지나자   다시 좋아진 조국의 산하가 역시 제일이더라..^^*

 

 

산에 가면 우리는 아직도 자란다 

 

 

내 키도  산 봉우리보다 10cm쯤 더 크다

내가 산에 오를 때면 내 키는 늘 조금씩 더 자랄것이다

언제나 산은 내 발 아래 엎디어 있을 것이고...

 

 

"빨리 와 왜 그렇게 꾸물대는거야"

하도 느릿느릿 올라와서 소리를 지르니

"좋은 산은 아껴가며 올라야지 한꺼번에 후다닥 다 올라버리면 그 느낌이 오래 가지 않아"

라고 이야기한다

좋은 산, 아껴가며... 남편의 그 말이 너무 좋다  수 십 번, 수 백 번 중얼거렸다

좋은 산,좋은 산...

 

 

 내가 반한 내가 찍은 사진

 

 

ㅎㅎ 남편의 키가 하늘을 뚫고 올라간다

ㅋㅋ 저러다가 '잭과 콩나무'처럼 하늘나라에 성큼 올라가는건 아닐까? 

 

 

 바위가 하도 많아서 ...

 

 

 ㅋㅋㅋ 무얼 보고 놀랐을까?

와룡산에서  혹시 공룡이라도 보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