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팽나무 숲에서

이바구아지매 2008. 11. 29. 17:17

바람이 와와거리고 달려 듭니다

이런 날 바다는 파도가 높아서' 파랑주위보'가 내립니다

지금은 교통이 정말 좋아서 배가 발이 묶여도 차로 생쌩 달리니 끄덕없습니다

하지만 소지맘 어린 시절에는 큰 오빠가 취직이 되었다고 전보가 날아왔는데도

파랑주위보가 내려서 꼼짝없이 섬에 갇혀서  면접을 보지 못해 그만 꿈에도 원하던 그 곳에 취직을 못하게

되었던 ...오늘처럼  파랑주위보가 내린다면 ..쓸쓸하게 바다를 쳐다보며 안타까워 하던  큰 오빠가  

 생각나곤 합니다

오늘 우리동네 바람은  정말 거세게 불었습니다

마치 태풍이라도  몰고올듯...

섬에는 겨울바람이 거세게 불어댑니다

이제 곧 겨울  바람 불기 시작하면  봄이 한창인 4월까지 지독하게 불어대겠지요

그렇다고 육지손님들 발 꽁꽁 묶어버리는  심술은 부리지 못하겠지만 ...

거제도의 바람맛  정말 대단합니다

섬의 겨울은 온통 바람잘날 없습니다 그렇다고 소지맘 밖으로 나가는 것 포기할까요? 천만에요...

 걷는것이 좋고,사진찍기가 좋아서  산을 쓰대댕기다가 이곳  팽나무 숲으로 왔습니다

우리동네 '양지암 가는 길'에는 팽나무 숲이 있습니다

소지맘은 이곳 팽나무 숲이 무지 좋습니다

팽나무 숲이 바람에  춤 추는 모습도 좋고. 팽나무 숲에서 내다보는 바다의 빛깔도  좋고

그리고 툭툭 가지째 꺾이는 열매가 탐스럽기도하고 안스럽기도 하여

벌써 며칠째 이곳에 와 봅니다

이제 겨울이라 지독히 바람만 만들어 내는 팽나무 숲  ,  하지만 이 곳이 무지 좋습니다

깔깔한 겨울바람만 와와거리는  곳이지만  올 겨울에도 잊지 않고 날마다 찾아 와서

 늙은 팽나무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팽나무 숲' 제가 이름 지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곧 출석부도 만들어 날마다 출석체크도 해볼려구요.

 

 

 

 

 

 

 

 

 

 

 

 

 

 

 

 

 

 

 

 

 

 

 

 

 

 

 

 

 

 

 

 

 

 

 

 

 

 이제 소지맘의 긴 그림자를 보니 집으로 갈 시간입니다

저녁밥을 지어야지요

내일 또 해님을 따라 이곳에 올겁니다.

 

(08,11,29...양지암 가는 길 ,팽나무 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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