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날씨가 많이 우중충해요 비가 오다가말다가 ...이 비 그치면 많이 추워진다는데
엄마가 자꾸만 밖으로 나가자고 해요 에이 나가기 싫은데... 하지만 꽁꽁 싸매고 거리로 나섰어요
엄마가 울까 봐서...
가나가 나온 거리에는 아직도 은행잎이 마구 딩굴었어요
엄마가 그러는데 며칠만 지나면 이젠 노란 은행잎도 눈 앞에서 사라질거래요
미화원 아저씨가 부지런히 자루속에 은행잎을 가득 쓸어 담아 가더군요. 은행잎은 가져가면 어디에 쓰이나요?
엄마는 고운 은행잎을 책갈피속에 꽂을거라며 두리번거리며 몇 장 주웠어요
은행잎을 밟으니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내고 많이 밟은 은행잎은 바스라지기도 하고
잎새를 마구 떨구며 가나더러 춥다고 집에 가라고 손사래 치는 것 같기도 하고
꼭 다섯손가락인 가나손 같기도 한 은행잎을 보며 왜 은행잎은 노란색깔로만 물이 드는지도 궁금했어요.
바람이 부니 은행잎이 포르르 날려서 가나의 모자위에도 떨어지고 어깨에도 마구 떨어져 내렸어요
ㅎㅎ 떨어져 날리는 은행잎을 잡으러 달려 가기도 하고 ...꼭 은행잎과 숨바꼭질놀이를 하는 기분이었어요.
집에서 나오기 싫었는데 나와보니 신이 났어요
엄마가 나가자고 하도 졸라서 억지로 나왔지만 은행잎이랑 숨바꼭질놀이를 하는 것도 무지 재미있어요.
담벼락 아래의 아주 좁은 길도 조심조심 걸어보고...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은행잎 밟히는 느낌도 푹신푹신하니 아주 좋아요.
어라~~ 빗방울이 뚝뚝 떨어져요 오늘 몇번째 하늘이 울어요
하늘이 화가나서 침을 뱉나봐요
엄마는 가나가 하늘이 기분나빠서 침을 톡톡뱉는다고 하자 너무 멋진 표현이라며 얼마나 좋아하는지 ㅎㅎ
가나도 이제 조금 멋진 말을 할 수 있어요
은행잎이 숨바꼭질 하자는 것 같다니 엄마가 너무도 멋진 말을 했다면서 박수 쳐 주었어요
진짜로 멋진 표현인가요?
이제 하늘이 마구 울어요 그래서 눈물이 쏟아져서 우산을 펴 들었어요
엄마가 빨리 집으로 가자고 합니다
엄마는 변덕쟁이 , 보세요 금새 마음이 바뀌잖아요
사실은 바다로 가려고 했는데... 비가 우리를 방해했어요.
비가 많이 내리면 바다고기들은 어디로 가야하지요?
물고기네 집은 어디예요?
처마도 없고 집도 없는데...아 ~~ 참 물고기들이 사는 멋진 용궁이 있구나 ...옛날이야기속에는 멋진
용궁이 있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니 비 내리는 바다에 가 보고 싶어져요
물고기들이 사는 바닷속 용궁이 궁금해지기도... 마음씨 좋은 물고기라도 만나면 가나도 바닷속 용궁을
구경할지도 모르는데...
빗방울이 굵어지니 엄마가 빨리 집으로 가자고 하세요
언제는 나가자고 하더니... 이젠 산성비 맞으면 감기에 걸려 고생한대요 피 엄마는... 바다에 가 보고 싶은데...
자꾸만 비가 많이 내려서 할 수 없이 집에 갑니다
은행잎들이 비에 젖어요 은행잎들은 누가 우산을 씌워 주나요?
은행잎들이 비 맞고 감기 걸리겠어요 ... 참 우리집에 은행잎들을 다 모아서 데리고 가면 될텐데
비 맞는 은행잎들이 참 불쌍해요 감기 걸리면 어쩌죠?..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장실에서 웃은 죄 (0) | 2008.12.09 |
---|---|
안암골호랑이들의 송년회 (0) | 2008.12.05 |
다시 그립다 (0) | 2008.12.04 |
12월의 시골풍경 (0) | 2008.12.03 |
12월 2일 날씨가 하도 포근하여... (0) | 2008.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