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이야기

망산, 바라만 보아도 좋은 산

이바구아지매 2009. 1. 12. 06:02

.거제 망산(397m)

2009년1월 11일 일요일  날씨 꾸물꾸물하고 바람 많음

오늘은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의 망산으로 산행 계획이 잡혀 있습니다

 아침 08시에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지난 번 남해의 망운산에 오르다가 만나 맛있는 점심도 함께 먹고 즐거운 산행을 같이 한

남해손님 최사장님과 신사장님이  함께 거제 망산에 오르기로 약속한지라

약속한 고현시외버스터미널로 달려갔습니다

날씨가 많이 춥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꽁꽁 동여매고 나섰더니 콧김이 숭숭거리고

답답하여  훌훌 벗어 던지는 여름산행과는 달리 껴 입고, 막고 , 쓰고.끼고 ...이런것들이 정신을 어지럽게 하여

먼저 약속장소에 도착하신 두분께는  눈만 살짝 내서 인사하였더니

도대체 알아볼 수가 없다며 '허허' 하고 웃으시더군요

어쨋거나 겨울산행 준비물이 너무 복잡하고 거추장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릎보호대에다...

다 몸을 아끼는 보호장구겠지만요

우린 출발을 했습니다 두대의 승용차에 나눠타고

학동→다대→명사 →남부면 저구리 (들머리) 에 내려서

망망대해 저구의 겨울바다를 바라보며 옷 매무새를 단단히 고치고

망산에 발을 디뎠습니다.

 

 

망산 산행이  몇번째다보니 이젠 또 다른 볼거리를 사진속에 담아야 하는 부담이 생깁니다

순간 머리에 딱 스치는 느낌 ,늘 푸른 소나무... 망산에서 가장 처음  본 일송정 푸른솔을  담았습니다

스치는 느낌으로 참 좋았던 소나무입니다(10:28)

 

 

터키옥빛이라는 바다색 ...여차몽돌해수욕장이 내려 다 보이죠 

 영화촬영지로 인기있는 ... 

 

 

바다도 하늘도 서로가 물들었습니다   은빛으로 빛나는 바다, 하늘 , 그리고 대병도, 소병도  마치 하늘에서

고운 섬을 만들어 톡 하고 떨어뜨려 놓은 것 같습니다

이곳을 다녀가신 산님은  신이 만든 최고의 조망이라고 아낌없는 극찬을  하시더군요.

 

 

남해 바다가 한국적이고 여성적이라면 거제도 망산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지중해의 모습을 닮았으며

바닷속이 훤히 내려 다 보이는 남성적인 멋을 수려하게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더 이상 표현부족으로

그냥 사진 한장 찍는것으로 대신한다고 하셨던 남해의 손님 ...최사장님 

 

 

망산오르기는 처음부터 산 능선을 타며 양쪽으로 나타나는 바다와 함께 하는 바다조망이 절묘한

산즐기기, 바다즐기기...

약 3시간 정도로 내봉산을 거쳐 망산정상으로 가는 동안 내내 바다를 즐길 수 있습니다.

둥둥 떠 있는 섬,  소매물도,사량도, 욕지도 그라고 조망이 뛰어난 날에는 말이 떡 하니 드러누워 있는 모습의

아주 긴 섬, 대마도가 보이기도 합니다.

  제주도는 보이지 않아 아쉽습니다(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관계로)

 대마도는 분명 우리땅이었다는 생각입니다

너무도 아쉽습니다 일본땅이란것이 ...섬들은  서로 어울려서 마치 친구처럼 둥둥 떠 있습니다.

 

 

다대마을이 내려 다 보입니다 이 곳은 망산을 오를 때 첫번째 만나는 왼쪽편

바닷가 마을입니다 

 

 

오늘 무쟈게 춥다길래 단단히 동여 매었습니다

그랬더니 남해에서 오신 산님들은 제 모습이 하나도 알아볼 수 없어 무지 궁금하다더군요. 

ㅎㅎ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바람 차가운 날 진주에서 오신 7080산악회들이십니다

ㅎㅎ 7080산악회라고 지으신 특별한 이유라도???

"척 보니 70~80세까지 모인  산악회고만..."

"마저마저~~ "

"우하하하 최사장님도 왜 그리 웃겨요

산에 가면  나이는 2년씩 까 먹는거라고 안하셨습니까?"

"그래그래  이 오래비가 웃자고 안 캤나 "

하고 금새 오라버니가 되시는 순발력이란...

 

 

 

 열심히 오르막길 오르고 바위 오르고 조망 살피고 사진 찍다가 그만 같이 가던 최사장님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당근 남편은 처음부터 산행 대열 맨꼬랑지에서도  한 참 뚝 떨어져서 오고 있겠죠 늘 그랬으니까...

2~3분 찾다가  앞서 가신 줄 알고  혼자서 열심히 올랐습니다.

 

 

혼자서 망산을 오를 계획은 아니었는데...

어쨋거나 간섭 받지 않고 조용히  그런 산행이 되고 말았습니다

경치는 빼어난데 제 컨디션은 말이 아닙니다

암릉을 오를때는 다리가 후들거리고   땀이 삐질삐질 춥다고 껴입은 옷무게에  눌려서 헉헉 대었습니다

다음 산행때는 지나치게 껴 입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땅은 너무 매마르고 푸석거려서 먼지투성이로  고성의 거류산에서 먼지산행을 한 기분과 비슷합니다

비나 눈이 내려주면 대지가 갈증을 면할텐데

건조한 산행에 몇번이나 미끄러지기도 하여 이번 망산행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헉헉거리며 겨우 올랐더니 ...

ㅎㅎ 여기서 남해의 두 분을 다시 만났습니다

같이 가자고 약속했던 사람들이 다 흩어져서  ...정상에서 만나 많이 웃었습니다

기념으로 두분 사진을 찍어 드리고...

 

 

천하의 못난이 소지맘도 한 컷 ...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 ㅋㅋㅋ 

 

 

망산 ...거제 지맥 제1구간입니다.

 

 

망산이 아름답다고 전국에 입소문이 나서 산을 찾을때마다 서울,대전,대구,부산, 찍고

망산에들 오십니다.

 

 

홍포마을입니다 

저 아랫마을에서  지난 가을 이틀밤을 묵은적이  있는데 파도소리 들으며 별빛같은 밤 바다를 보며 밤을

꼬박지샌 추억은

오래오래 잊혀지질 않을겁니다.

 

 

아 저 분은 ...남편입니다

헤어진지 2시간 30분만에 망산 정상에 모습을 나타내었습니다

늘 산행에서 그랬지만 오늘은 먼곳에서 손님까지 오셨는데

오다가 몇번 폰으로 전화했지만 그 야무진 귀마개땜에 전화를 받을 수가 ~~

 남편의 귀, 언제나 저런  풍경입니다.

ㅎㅎ 영어소설을  듣기공부 한다는군요

오늘은 정말이지 너무 늦게 만나서 그런지 무지 반가워서 정상에 발 내딛는 모습을 개선장군처럼

디카에 쏙 담았습니다

박수로 열열히 환영하면서...

 

 

오늘은 갈증이 심하게 나서 물도 벌컥거리고

배도 무지 고파서 정말로 밥 먹을 시간만 기다린다고 눈이 빠질 지경이었습니다

오다가 아무것도 먹지 못한 때문인지 허기가져서  눈이 어두침침해 오더군요

남해의 신사장님은 눈 쓸미가 특별하여 아주 멋진 돌상을  찾아내어 즉석에서 점심상으로 차려 주셨는데

 꾹꾹 눌려 싸 간 밥을 허겁지겁 다 먹고

다래순무침 반찬을 먹으니 입안에서 봄나물 향기가 가득 퍼져 기분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그래도 배가 고파서 막한 밥 뜸도 제대로  돌지 않은 밥  한공기도  김치찌개랑 국으로 후루룩 먹어 치웠습니다

키는 작아도 배는 큽니다 하하하

 

 

 

 

입담좋은 최사장님은 8년동안 산행 다니면서 산밥 해 먹고   꾹꾹 눌러담아놓은  에피소드도 많이 들려 주셨는데

어느 해 겨울산에선  물인줄 알고 술로 밥을 해 먹고 술(소주)을 찾아서 뒤적거렸다는... 술로 지은 술밥

먹고 물을 술이라 생각하고 마셨다는...

 그 후 다시  태백산에 갔을때였다나?  하여튼 밥 하려고 물을 찾으니 물을 집에 두고 가져 오지 않았더라고

그래서 산에 가득쌓였던  눈을  끌어모아서  밥을 하는데 눈이 녹아서 물이되니

물의 양이 하도 작아서 그날 밥할려고 끌어모은 눈의 양은 엄청났고  눈밥 해 먹기가 정말  힘들었다는  추억을 들려주셨고

다시 또  잊을 수 없는 새콤달콤한 맛의 김치찌개 를 끓여 먹은 이야기로 배꼽이 날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김치찌개를 맛있게 끓인다고 고추장을   푹푹 짜  넣은 것이 먹어보니

새콤달콤한 맛이 나서 튜브를 확인 해 보니 초고추장을 넣었더라고  ...    기막히고   우스꽝스런

이야기를 산에서 들으니 두배로 재미났습니다.

 

 

"재차 말씀드리지만 우리 인연은 불가에서 말하는 억만급의 인연이 아니겠습니까 한달에  두번씩이나

점심을 같이 먹는  인연, 이거 보통인연이 아니지요  일가친척, 형제도 쉽지 않아요 "

"마저요 마저" 하고 맞장구를 쳐 주고

디저트로 귤 까 먹고 커피 끓여 마시니 포만감에

기분좋아 양지쪽에서 한숨 자고 가자니 얼어 죽는다며 따뜻한 봄에 그러라고 충고를 아끼지 않던 신사장님.

 

 

하산길에 별별 추억을 다 이야기하며 망산을 내려왔습니다.

 

 

들머리를 이쪽에서 망산을 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너무 가파른 지대라서  오르기가 그리 수월치 않습니다.

 

 

망산 근처에는 시금치밭이  많습니다

도로가에  시금치를 가득 내 놓고 팔더군요 망산 다녀가는 사람들이 사서 갑니다

한단에 2,000 원, 단숨에  두단 샀습니다 짤막한 시금치가 단맛나는 시금치가 틀림없습니다

보면 알거든요.

 

 

겨울바다 ...명사해수욕장입니다.

 

 

망산아래 작은 펜션들...

 

 

명사마을과 명사해수욕장

 

 

 

차 타러 가다가 붉은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나무가 좋아서... 

 

 

남부면 저구리 바다 ... 겨울 칼바람이 하얗게 파도를 부셔뜨리더군요. 

 

 

이제 헤어질 시간입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연락처를 주고 받고 ... 두병의 물을 선물로 받고 ...

남해서 오신 두분 , 거제의 망산행 좋은 추억이 되셨기를 바라면서 ...

 

 

 다대바다를 돌아보며

망산 산행을 끝냈습니다

 약 4시간의   산행을 하면서 너무 가물어서 산도 힘들어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끔씩 눈, 비가 내려준다면 나무들이 좋아할텐데...

 

* 이상  소지맘이 즐겨찾는 망산의 겨울산행은 막을  내리고

 꽃 피는 봄에   마음맞는 친구들과  다시 망산에 오를까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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