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18일 (일) 날씨 비 그리고 바람 ...
느리게느리게 일명 만보산악회(회원2명) 가 험악한 겨울날씨를 무릎쓰고 사량도의 옥녀봉에 오릅니다
들머리, 돈지→지리산→성지암→월남봉→가마봉→연지봉,옥녀봉→진촌(8km 소요시간 5시간30분)
눈 앞에 바라보이는 옹골진 바위투성이 옥녀봉은 바라만 보아도 간이 오마조마하고 다리가 부들부들~~
그래서 우리는 시작부터 네발짐승으로 출발하여 엉검엉검 기어서 .. 흐흐 마치 옥녀봉의 전설속에 거적대기 쓰고
딸을 범하려고 눈알 뒤집힌 짐승같은 옥녀의 아버지도 바로 이렇게 비바람치는 날 엉검엉검 기어서 옥녀봉에 올랐다는데...
우리의 몰골도 전설속 옥녀의 아버지를 닮지나 않았는지.. 일기불순한 날 택한 것이 그런 생각들게 하고...
하지만 네발짐승이어서 정말 다행스럽고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 꼭 남기고 싶습니다.
비가 살짝 긋고 어디선가 교회당 종소리가 울려 퍼져 낯선 섬에서 아침이 생경하게 느껴지던 돈지마을...
교회당 종소리를 따라 올라가니...
작은소녀가 교회당앞에서 우리가 길을 잘못 들었다고 ...
섬마을에 사는 소녀가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길 바꾸어 학교가 보이는 길로 들어서고...
바라만 보아도 무섬증이 울렁이는 옥녀봉을 향하여 같은 산악회 소속으로 산 오르는 것 같습니다.
들머리 돈지... 여기서 지리망산까지 2,10km...
찍고...
다시 빗방울이 굵어지고, 이런 모습으로 옥녀봉정상까지 오를 수 있을지?
벌써부터 바위투성이 ...우린 네발짐승으로서의 충분한 실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비와 안개속으로 내려 다 보이는 바닷가 마을을 찍어 보고...돈지마을인가?
온통 바위투성이 ...그리고 내려 다 보면 아찔아찔 ...온통 위험구간이란 팻말이 가득합니다.
남편이 우연히 챙겨 온 우산이 효자노릇을 ...
바라다 보이는 바닷가 마을은 옥동항? 대항?
바라만 봐도 어질어질 저 벼랑위에서 한발이라도 헛 디디면 곧 죽음이라고 ... 사고가 빈번하다는데...
서울부부 ... 아침도 못 먹어서 배가 고프다고 ///
서울에서 2박3일간의 일정으로 결혼21주년 여행을 왔다고 /// 어제는 매물도에 갔었다며///
가마봉을 가려면 한참 남았는데 세찬 비바람에 먼저 산에 올랐던 산님들이 날씨땜에
위험하다며 하산을 서둘렀고 우리도 잠시 굵어지는 빗발과 바람에 망설였지만 이왕지사 출발한것 갈때까지 가보자고...
빗길의 바위는 미끄러워 잠시의 방심은 곧 죽음이라며 정신무장을 단단하게 하고...서울 부부팀과는
끝까지 산행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제 사량도 옥녀봉에 오르는 사람은 네사람 , 우리부부와 서울에서 온 부부, 산을 내려갈때까지 함께
움직여야 할 운명적인 만남으로...
앞, 뒤, 옆 모두가 암봉 ...진퇴양난... 오르고 또 오르는 수 밖에...
비바람 몰아치는 산꼭대기에서 무슨 역사적인 사명이라도 띄었다고...
모두들 하산하는데 우리는 앞으로 나아갑니다...
아찔아찔하면서도 운무속으로 바라보이는 바닷가 마을이 비에 감싸이는 풍경이 얼마나 멋스럽던지...
3.
3........0
비는 후두룩후두룩 쏟아지고 조심조심 바위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발에 힘 주는 소지맘...
비바람치는 산꼭대기
산에 가기 시작하였던 그 첫 산행이 바로 이 사량도 옥녀봉이라고 ...남편은 이 험한 난코스를 두번째 도전하였습니다.
구름이 우루루 뭉쳐 몰려 시야를 가려버립니다
아 이제 정말 조망도 눈앞에서 사라질테고 우리는 아무것도 분간하지 못할정도로 비바람의 포로가 되어서
위험에 처할지도 모릅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지?... 여기까지 왔는데 끝까지 해 보는거야 ......라고 남편이, 서울남자가
강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곳에서 서울남자분은 식사를 하고 싶어했는데 마침 병풍처럼 둘러쳐진 바위도 비바람을 막아주어서
비끝이었는데 식사하고 가자니 남편은 아직 배고프지 않다며 더 가자고 주장하였고 난 속이 상했습니다
배 고픈 사람들과 점심 밥 나눠 먹으면 얼마나 좋은일인가 ...
갈수록 기상상태가 악화되고 있습니다.
남편의 옷은 방수도 되지 않는데...
이럴때일수록 웃음을 잃지 말아야 ...
엥 산위에서 우산이 가당키나 한 일인지? 너무도 추워집니다.체감온도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곧 가마봉이 나타날 모양입니다.
정신 똑 바로 차리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 ...나는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라고 마음속으로 얼마나 외쳤는지...
겨우 지리산(해발397m)에 도착하였습니다. 사량도 지리산은 지리망산 혹은 지이망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표지석도 바위도 온통 비에 미끌미끌...
바라보이는 저 봉우리가 성지암? 월남봉 ?
그냥 겁이 잔뜩 납니다.
온통 바위를 기어오르거나 로프를 잡고 혹은 줄사다리와 수직으로 보이는 철계단을 이용하는 산행 게다가
날씨는 추운 겨울날 비바람은 몰아치고...우리의 사투는 언제까지 계속될지 ... 2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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