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어떤 소년

이바구아지매 2009. 2. 15. 05:32

 

 

 

 

 

 

 

 

늑대소년 (옮긴 사진>

 

 

 

 

오늘도 그 소년을 보게 될까?

아 ~~ 참 오늘은 일요일,

그럼 소년은 학교를 가지않겠구나 ... 

 

직장생활을 한답시고 며칠째 출근을 하는 아침시간이면 꼭 보게 되는 소년이 하나  있다.

같은 시각 , 같은 방향의 버스를 타고 한 동안 같이 간다.

나이는 17~18살 근처? 며칠째  유심히 살펴 본 소년의 모습은  5일동안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엷은 브라운색 계통의 쉐타를 입었고,  바지 역시  비슷한 색깔 계통의   모직바지를 입었으며,

손에는 까만색 보온도시락이  들려 있었으며, 다른 한손에는 검은색  핸드폰이 들려 있었다.

소년은 내가 버스를 타고  한 정거장 더 가서 만나게 되는   옥수동 시장앞에서 버스를 탄다. 

천진난만한 미소가 얼굴에  가득한 소년은  차에 오르자마자 자신의 지정석처럼

어제 앉았던 그 좌석으로 걸어가서 당당하게 앉았다.

종점에서 가까운 정거장이라  언제나 비어 있는

문쪽의  바로 앞  좌석으로 내리기에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어 이 

 소년에게 정말 편리하고  좋은 곳임에 틀림없었다.

소년은  자리에 앉자마자  자신의 무릎에다 도시락을 놓더니

다른손에 들려 있던  까만색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아빠, 나 차 탔어요. 도시락도 잘 챙겼어요. 지금 전화도 하잖아요! .아빠, 나 칭찬해 주세요 "

 

라고 아주 깔끔하게 생긴 소년이 이런 내용으로 전화를 걸었다.

곧 이어서 다시 소년은 전화를 걸어

 

"아빠, 나 이제 때리지마세요. 때리는  아빠가 무섭단 말이에요 .

 나 잘할게요 . 혼자서 학교도  잘 갈게요" 

 

순간 코끝이 찡해왔다.

참으로 밝은 표정의 소년이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몇정거장을 지났을까?

이번에는 소년이  벌떡 일어서더니 벨을 누르고 애광학교(특수학교)가

바라보이는 언덕앞에서 내렸다.

보온도시락을 꼭 끌어 안고 언덕길로 터벅터벅

 올라가는 소년의 뒷모습이   그려내는 풍경이

아침햇살처럼  상큼했는데...

 

오늘은  그 소년을 볼 수가 없겠지?

일요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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