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다공에서

이바구아지매 2009. 4. 22. 16:59

.목표를 정하고 걸어보기...

그것 참 좋다.

아프리카의 동물의 왕국 '세렝게티'로 가는 길목에 사는'  마사이족'은 하루의 대부분을 걷는데  시간을 다 소비한다고 한다.

의학계에서  마사이족은 건강의 대명사로 통한다

 그들이 종일 걷는것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일어났고   걷기가  건강에 미치는 절대적인 영향을 밝혀냈다.

우리민족도  현대화 이전의 생활을 돌아보면 마사이족  만큼이나 부지런히 걸었다.

언제나 산을 너머 10리 혹은 20리길을  걸어서 학교를 오갔고...

읍내의 장을 보러  30리길 가고 ...

걷기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 가 보면  한양으로 과거보러 가는 길도 짚신삼아 가득매고 고개(산)를 수 없이 넘어서 한양땅으로 갔다.

현대화가 되면서 쏟아져 나오는 차가 우리의  발이 되어 편안함에 길들여졌고  영양가  넘치는 식단으로 인하여

살이 찌고 영양과잉상태가 곧 부작용으로 각종 질병의 포로가 되었고 , 그것들은 곧

 인간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날지 못하는 비둘기를 보면서  영락없이 비둘기를 닮아가는 인간의 미래를 가상 해 본다.

 인간이 던져주는 과자부스러기에 길들여 새 이기를 포기한 비둘기...

인간도 차의 편리함에  길들여져 걷기를 포기한다면 비둘기와  다름없을 것이다.

 

거제도 동쪽 끝,  장승포에서 출발하여 북쪽대로를 따라 버스를 타고 달려가서 행정구역으로 연초가

끝나는 지점인 덕치에서  하차하여

다공으로  걸어본다.

방향으로 보면  북쪽으로 가서 서쪽으로  돌아 오는 길...

초록으로 가는 농촌의 들녘을 구경하며 걷는 재미란 걸어보지 않고는 느끼지 못하는  아주 특별한 즐거움이다.

걷기...

나는 오늘도 그 즐거운 걷기에 푹 빠져  다공을 실컷 느껴본다

한창 농번기가 시작되려는 농촌의 바쁨도 보고,

길 가에 피어나는 들꽃들도 보고, 무엇보다 아직 사라지지 않은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집들을 아릿하게 바라보며

디카속에 담는 짜릿한   쾌감이란 .. 나 만의  특별한 행복일기가 된다. 

 

 

 

 

 

 

연초면 덕치리에서 다공으로 내려 오다가  만난 염소들 ...

 

 

 

쓰레질 한 논으로 들어가려고 허벅지까지 오는 고무장화를 신는 아주머니.

뻘구덕 논에 들어가면 발이 빠져서 잘못하면 발랑 나자빠져서 뻘망태가 되는데 ㅎㅎ

 

 

 

염소

 

 

 

 

 

28603

 

 

다공마을 ...오래 전 이곳에서 난 차를 임금님께 진상하였다고 전해내려 온다.  마을이름이 '다공'이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만한 이름

부처골,도론골,제부실 ...  다공마을 속에 안긴  또 다른  작은 마을이름도  곰살맞고 재미있다.

다공은 일제시대부터  철이 많이 난다고 소문이 나서    캐려고 달려들어 파헤친 광산도 있고...

 

 

 

 

중리마을 ...이곳에서 샛길을 따라 북쪽으로  걸어가면 명동의 '반깨재가' 나온다. 

진달래가 유명한 대금산을 가는 길목 이며 표지판에 대금산 방향이라고 적혀 있다.

'대금산로' 길방향 표시가 전봇대에 매달려서  하늘거리며 심심 해 하고...

얼마 전 연초면민체육대회가 지나갔는데 플랜카드가 아직도 나부끼고 ...언제나 철거할지...

 

 

 

 

 

 

걸어가면서...

 

 

중리마을

 

 

 

 

 

 

시골집의 마당을 들여다 보니  아주 특별한 색깔의 지붕이 조화로워서 찍어보았는데

창고같은 곳 ...사람이 살지는 않고 농기구 같은 것 넣어두는 ...

 

 

 

와 연탄재가 이렇게도 많이나?

 

 

 

마당의 간짓대엔 빨래가 대롱대롱

 

 

무당집?

 

 

 

다공교회

 

 

이쪽에서 길 건너 골목길로 들어서면 중학교때 영어선생님이 사시던 곳

억센 경상도 사투리의 영어선생님 .. 수업 시간에  영어보다 우리말을 훨씬 더 많이 하던 그 시절... ㅎㅎ 그 때 우리는 영어를 왜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넉넉한 웃음과 개그로   영어시간을 즐겁게 해 주신 선생님도  생각나고..

작년에  교통사고로 고인이 되신 선생님  ...꽃이 많았던 선생님댁 , 야트막한 돌담도 예뻤던...

 

 

함박꽃이 가득 피어나는 동네 ...곧 함박꽃이 밭고랑 가득 피어날 계절이 왔다.

 

 

 

 

 

 

멀리로 못자리한 논이 보인다.

마늘도 이제 팔 시기가 되어 가고...

고추도 심어 놓고...

 

 

 

 

 

하늘,산, 들, 논, 집 ... 꼼꼼하게 살펴보며 느릿느릿 걸어도  제법 많이 걸었다.

이제 죽전마을의 개고지가 나타난다 .

느린걸음도 신기하기만... 돌아보니 많이도 걸었다  .

 

 

 연초면 죽전리 ... 

마을사람들은 따로  '개고지 '  라고 부르는데 ...이름 한번 웃긴다

왜 개고지라고 이름 붙였을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더워지기전에  부지런히 걸어야지...

 조금만 더 걸으면 징검다리가 나올텐데 물이  맑으면 발 담그고 미꾸라지도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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