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죽전에서... 나의 살던 고향은...

이바구아지매 2009. 4. 22. 17:42

정오의 .햇살은 4월이지만 제법  따끔따끔   정수리를 내린쏜다.

한 동안  아스팔트길을 걸었더니 갈증이 난다

물준비도 않고 ...무모하게 나선 순엉터리   ... 세상은 온통 물머금은 초록인데...고로쇠 수액이라도 좀  받아 먹어볼까? 

물만 생각하며  터벅터벅  걸어가니  이내 시냇물 소리가 들려오고 물소리를 들으니 타던 목마름이 잠시  엷어진다

반가운 물소리가 나는 곳으로 따라갔더니...

 

 

 

징검다리 ...연초면 죽전리...더 정확히는 개고지

 

 

거울같이 맑은 물도 아니고

물 속엔 이끼가 가득하다.

 

 

 

 

길섶에는 이름 모를 노란 들꽃들이 가득하고...

 

 

 

강을 따라 가면서 죽전마을을 찍어 본다

죽전이란 마을은 대밭이란 뜻이다

대가 많은 동네 그래서 대바늘이란 이름으로 더 알려진 동네 임진왜란때 이곳에서 죽창을 많이 만들어 왜구를 막아냈다는... 

 바람앞의 등불인

나라를 구하는데 크게 기여한 작은 마을  ...

 

 

거울같이 맑았던 물이 흘러내렸는데 이제는 오폐수가 흘러들어 물빛도 투명하지 못하다.

 

 

 

 

 

28358

 

 

 

 

개고지

 

 

다공의 도론골과 개고지는 이웃한 마을

 

 

저 다리가 놓여지자  음지가 양지 된 마을

 

 

죽전리 죽동부락 ...다리 건너서

저건너마을이라고 부르는데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이건너마을이라고 우기는  ㅎㅎ

이건너마을이면 어떻고 저건너마을이면 어떻다고...

 

 

 

이 강물은 정말이지 거울같이 맑은 명경지수였다

어린시절 저 강에서 빨래도 하고 머리감고 ,세수하고 여름이면 아예 강에서 하루를 보냈는데 ...

 

 

 

 

 

 

 

 

죽서부락 ... 마을앞에서 찍어 보니 ...윤씨정열각이 보인다

그 앞으로 늙은 팽나무와 늙은 소나무가 있어  정자아래는  쉬어가는 쉼터 , 온 종일 앉아서

공기놀이하고 놀았던  

친정집이 있는 곳

대금산으로 가는 북쪽대로  옆 ...

 

 

 

한 여름엔  아침을 일찍  먹고 쫓아오면 이곳 '꽃밭덤벙'에서 온종일 멱을 감고 놀았다

강은 물이 맑아서  이웃동네에서조차 빨래를 하려고  원정을 온 곳

산 위에는 암자가 있었고 절에서 심심하게 흘러나온 땡땡이중 이야기도 재미나고

심술궂은 아이들이  살붙여서 소문 낸 러브스토리들도 저 강물에 둥둥 떠 다녔다.

하얗게 빛나던 자갈갱변은 다 어디로 가고 지금은 풀만 무성하네 ....

열녀천산도 푸른 옷을 입었고...

 

 

 

 

마을앞에서 ...

엄마는 여전히 집에 안 계신 모양

부산 아들네에 가셨는지?

오래전  지서가  원룸 옆에 있었다.

지서에는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 우물이 있었고

와리다 순경이 있었고 , 와리다 순경의  귀공자 아들이 함께 살았던 ...

벚꽃나무가 줄줄이 서 있었던  어린시절의  집 주위의  풍경은  사과꽃이 만발하였다는  "빨강머리 앤" 의 고향 같았다.

 어찌그리 아름다운지... 

생각만해도 숨이 막힐지경이었는데  ...이제는 달라져버린 풍경

앵두나무,벚꽃나무,배꽃나무,그리고 대추나무,밤나무,감나무   등나무까지 이제는 다  잘리어진 ...미워진 모습 

함께 자란 마을친구들도   서울,부산 혹은 ,외국으로 떠나버리고 ...

 

 

 

 

 

마을 앞 둑방길로 쭉 따라가니 강물도 따라서 흘러 열녀천으로 간다

이제 연초삼거리 ...

배가 훌쩍 고프다

어서 집에 가서 점심을 좀 먹어야겠다.

내일 또 걷기로 하고 ...

 

 

2009/4,22(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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