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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에 꽃 비가 내리던 날
비가 내려도
기분이 꿀꿀하지 않는것은 ...계룡산과의 즐거운 데이트가 아주 낭만적이어서 ...
열심히 우산 쓴 사내를 따라가며 엉덩이를 찍찍하는 재미도 괜찮다
방귀소리는 빗소리가 꼴깍하고
방귀냄새는 철쭉이가 꼴깍 해 주니 ... 작은 행복이야기가 철쭉꽃 보자기에 옴싹 싸이더라.
가을,겨울에는 억새풀이 가득하여 기분을 묘하게 만들더니
오늘은 철쭉이가 비를 맞고 있는 싸아한 풍경을 그림 그려 주네
비와 함께, 꽃과 함께 , 안개와 함께...
작은 행복... 큰 기쁨 ...꽃비 내리던 날
얼른 달려 와서 앞 모습도 콕 ... 어디가세요??? 아자씨???
드디어 정상석에 입맞춤 ...
거제 계룡산 566m
하산하며 섬들이 안개에,구름에 둥둥 떠 다니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마법같은
풍경에 할말을 딱 잊어먹었다
숨이 딱 멎어버렸다
안개가,구름이, 비가 연출하는 계룡산에 홀딱 반해버렸다.
어느 예술가가 이만큼의 그림을 그릴 수 있을라고???
비 내리는 날 계룡산에 오르지 않았더라면 이런 절경을 어찌 볼 수 있었을라고...
내 가슴은 뛰누나 콩닥콩닥
숨이 딱 멎어버렸다.
안개가 그려주는 아름다운 그림세상에...
산에 오르면 햇살이 환한 날에도, 구름 가득 낀 흐린 날에도
눈이 펄펄 날리는 날에도
이렇게 비 내리는 날에도 그 매력이 다양한 천의 얼굴을 한 조망을 보려고 산님들은 높은 산으로 오른다.
나도 이제 그 맛을 조금씩 알아간다.
미끌미끌하여 바위를 피해 숲으로 기어들어 맞지 않아도 될 나뭇잎들이 마구 떨어내는 비를 옹골지게 맞으며
제대로 난 길도 아니곳으로 하산하는 어려움을 겪었고
잘못하여 쭉 미끄러지며 엉덩방아를 찧기도 하였지만
계룡산에 오른 것은 참 잘한 일이다.
김실령고개에서
다시 계룡산을 올려 다 보며 흐뭇해진다.
주룩주룩 내리는 빗줄기가 벤취를 말끔하게 씻어주며 물빛을 낸다
햇살 맑은 날 벤취에 앉으면 기분이 참 좋겠다.
박씨아저씨 부인이 알려 준 "불두화 "
비를 맞으니 처연한 아름다움이 전해지는 듯 ...
하산길에 계룡산을 오르던 산님들이 계룡산을 가이드 해 달라고 부탁하였지만 거절하였다 .
조금 미안하지만.
하산하여 일식집' 대호' 에서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서울친구랑 점심을 맛 있게 먹었다
아침을 굶었지만 생각처럼 고봉밥이 꿀꺽 넘어가지는 않는다.
친구는 우리집 다섯 아이들이 무사히 세상에 나와 무럭무럭 자라게 많은 조언 아낌없이 해 준
멋진 친구다
"어 참 또 딸이네 ... 딸 좋잖냐 "
라며
우리부부가 서울에 올라가면 푸른 수술복을 미처 벗지 못하고 입은 채 마구 달려나와 반겨주던 친구 ...
함께 점심을 맛있게 먹고 한내로 가서 이팝나무와 모감주나무를 실컷 구경했다
바다이야기도 나누고 ...
2009/5/3...계룡산을 다녀 온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