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이야기

고성 구절산(2)

이바구아지매 2009. 6. 1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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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덩쿨의 가시밭길을 살금살금 오르는 가나, 맨살인 종아리가 언제 할퀼지 겁나는 산길

 

 

봉수대를 지나  오르막길에서 만난 보라색의 꽃?

이곳에서부터 1,8km는 소지맘이 혼자 오른다

남편은  그 동안 무리한 산행으로 도저히 더 오를 자신이 없다며 그냥 하산하자고 한다.

무슨 소리냐고 펄펄 뛰며  혼자 다녀오겠다고 오기를 부리며  가나를 맡겨놓고 구절산 정상을 향해  낯선 산길을 떠났다.

 

 

 

구절산에서 만난  거대한 산딸기밭...

끝없이 펼쳐지는 산딸기밭에서

 실컷 딸기를 따 먹으며 가자니  시간은 끝없이  늘어지고

 

 

 

 

 

 

 

 

 

 

 

 

 

 

 

 

지리산에서 본 고사목같은 나무도 만나고...

 

 

길을 잘못들어  오른쪽으로 직진하지 않고 왼쪽으로 구부러져 갔더니

이런 암릉 이 나타난다.아래로 내려 다 보니 아찔한 절벽으로

손에 땀이 바짝바짝 나고

  순전히  오기로 바위를 타고 오르는데 갑자기 겁이 덜컹 났다

아무도 없는 깊은 산속에서 무서운 산짐승이 나타나 달려들것 같기도 하고

갑자기 산이 무너져서 그속에 갇혀버릴것도 같고

얄궂은 생각들이 마구 달려 들어  간이 콩닥콩닥  방아를 찧어댔다.

 

 

동해면 군진마을  , 멀리로 SPP 조선소의 골리앗이 보인다.

 

 

사량도 옥녀봉을 닮은듯한 중봉의  암릉

이곳을 지나다가 아주 좁은 벼랑길 낭떠러지에서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절벽위의   작은 철쭉나무에 달랑 얹혔다

나무사이로 내려 다 보니 절벽이 떡 버티고 있어 깜짝  놀라 순간 심장의 박동소리가 천둥소리되어 쿵쾅거렸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하마트면 이곳에서 소지맘은 이 세상과 이별할뻔하였다

아무도 모르게 구절산  중봉 암릉구간에서 ..

나무위에서 내려와 절벽아래로 한 동안 서서 바라보다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하늘과,바다를 다시 볼 수 있는 것이 믿기지 않아 볼을 꼬집어도 보고.

절벽위의 작은 철쭉...소지맘의 생명을 구해 준 "수호나무"가 아닌가!!!

고맙고 고맙다.

산행에서 가끔씩 뜻밖의 사고를 당하기도 하고 또  구원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

 

 

 

 

 

잘못 든 길을 돌아서 다시 오른쪽으로 올라갔더니 구절산 정상석이 나온다.

어떤 부부가 홀연히 나타나서 가르쳐 준 곳

참으로 신기하다

그들은 어디서 나타났는지?

혹시 소지맘을 구해주려고 온 수호신?그들이 너무 고맙다.

아무도 없는 산에서 만난 반가운 사람들...

 

해발 559m인 구절산을  중도에 포기한 남편의 몫까지 대신하여

제대로 방향알림판도 없는 산길을 허둥대며 올랐다.

가끔씩 나뭇가지에 매달린 색바랜 리본으로 길라잡이를 대신하고 .

 

 

구절산을 오르는 길은 정말 지루했다.

혼자라서 그랬을까?

 

 

 

 

 

 

 

 

 

 

 

 

 

 

 

 

 

 

 

 

 

이곳에서 소지맘이  이 세상 소풍을 끝냈더라면??? 

실감이 나지 않는다.

 

 

 

 

 

 

 

 

 

 

 

 

 

 

 

 

 

 

구절산 559m

 

 

 고맙습니다

어디서 나타나셔서 길을 알려주신 분이신지???

 

 

암릉

 

 

무슨 꽃일까???

 

 

2,5km 까지 올랐을까?

여기서 2시간 정도를 엄마를 기다리며 잠든 아빠를 지켜 준 예쁜 가나

 

 

혹시나 뱀이 나타날까 걱정하며 잠들면 안된다고 강조한 말을 듣고 잠들지 않고

비옷을 칭칭 감은 채 더위를 이겨낸  착한 가나

 

 

  가시덤불에 찔리고 할퀴어서 피투성이가 될까 미리 염려하여

 준비 해간 비옷으로 가나의 다리를 칭칭 동여매고 땀 뻘뻘 흘리며

업고 휘청거리면서  하산을 하였다.

힘들게힘들게 ...

 

 

 

 

 

 

 

 

 

원점회귀하여 이제 집으로  돌아 가려고

 

 

초록이로 변한 들녘의 모를  낸 풍경이 이제 한가로운 풍경인 구절산 아래 

북촌마을에서 이 순신 장군의 당항포해전과 상족암의 공룡을 만나러 가는 일은 실천하지 못하고

집으로 간다.

너무 힘들고 지쳐서 까무러칠것 같은 몸이라

공룡과의 데이트는 다음으로 미룬채  ...

구절산과 마주한  거류산을 가리키며  가나에게

"저 산 아래서 엄홍길 산악 대장님이 태어나셨단다

저 봐 거북이가 거류산 꼭대기로 오르는 것 같지?"

"응 엄마 다음에 가나도 저 산 올라볼테야 "

하고 작은 스틱으로 앞산을 가리키는 딸아이에 산은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사뭇 궁금해지며

구절산의 산행소요 시간이 자그마치 7시간에 가까웠다고 이야기하자

그 시간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도 모르며 고개를 주억거리는 딸아이의 모습이 마냥  귀엽다.

 

죽음의 문턱으로 통과할뻔했던 암릉절벽의 낭떠러지, 그  잊을 수 없는 구절산을

또 하나의 산행기로 보태는 마음은 여전히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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