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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냉기가 심장까지 파고드는 날에 따끈하고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 '대구탕' 한 그릇이 생각나서
달려 간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작가 허영만의 '식객' 이란 만화를 통해 그 유명세를 전국에 알리기도 한 외포의 대구
거제도 외포출신의 한 청년의 심장이 고향 어머니가 만들어 준 대구요리맛을 기억한다는 내용이라는데...
귀한 분께 드리는 최고의 선물로 알려진 대구는 거제 8품(品) 중 하나로' DHA' 타우린, 간유 등이 풍부하게 함유 되어 있고
지방함유량이 적고 저칼로리여서 맛과 영향이 뛰어나다고 한다.
엉겁결에 대구를 만나러 갔다가 빨래줄에 줄줄히 널어 말리는 빨래처럼 <메기>들이 갯바람을 타고 건조되어 가고 있는 풍경도 만나고
나란히 나란히 미이라처럼 줄에 꿰어 해풍에 삐득하니 잘 말려 고급상품으로 거듭나는 건대구들
외포리를 세상에 알린 공로자인 '대구' 를 만나러 간 날
외포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작고 아담한 포구였다.
동해의 황태막장에서 눈바람에 그네를 타며 끝없이 이어지던 황태군단들의 풍경과
얼추 비슷하리란 생각을 하고 갔는데...
많이 잡히지 않아 더 귀한 생선 대구.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어판장에서 일하는 시각은 새벽4시부터라고
대구와 물메기를 파는 억척스런 외포아지매가 알려주신다.
가끔, 삶이
힘들고 팍팍하다고 생각되면 이런 삶의 현장에 와 봐도 좋겠다
모르긴 해도 작은 용기를 얻게 되지 않을까?
한창 생선손질에 분주한 외포아지매들
바닷물이 너무 차서 손이시려서 일하기가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바닷물이라쿠는거는요 겨울에는 따시고 여름에는 시원한기라요
한 번 손 담궈 볼라요 따땃한기라요"
믿을 수 없어 통에서 흘러내리는 바닷물에 손을 담궈 보니 정말로 따뜻하다
신기하게도 ... 그럼 영화 "타이타닉" 은 순엉터리...?
대구는 고급어종이라 서민들의 식탁에서 자주 맛 보기는 어려운 생선이다
비쌀 때는 한마리의 가격이 15만원정도까지 나간다고 한다.
내가 찾은 날에는 행운이 따랐는지
한마리에 2만원을 주고 살 수 있었다
물론 광고를 잘해 주고 단골이 되어달라는 부탁을 하시던 아주머니의 골 깊게 패인 주름살을 보면서
가격을 자꾸 깎아달라고 하긴 힘들었지만...
거제도 연안에서 수정 된 대구는 한 달 후 부화하여 치어가 되고 봄에 동해를 거쳐 알래스카 근해와 오호츠크 해협,
베링해 등 북태평양까지 거슬러 올라가 약3년간을 지낸 뒤 산란을 하기 위해 거제도 앞바다로
돌아오면서 각종 영양분을 최고로 많이 섭취하니
이곳에서 잡힌 대구는 그 맛이 뛰어나고 고급상품이 된다고 한다.
싱싱한 생선을 골라사는 재미도 쏠쏠하고...
바다갈매기가 외포항으로 날아 드는 날
외포아저씨는 오호츠크와 베링해협으로 가서 대구잡이로 만선할 푸른 꿈을 꾸고 계시는지 ...
생대구의 암놈을 잘 골라 샀더니 이렇게 알을 가득 밴 놈이라 횡재를 했다
알 본 김에 대구알젓을 담궈볼 용기를 내 본다.
한 번도 시도해 본 적이 없어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요리의 달인들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도움을 받기로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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