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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부는 봄 바람은 기어코 여섯 여인들을 보물섬 남해로 실어 날랐다.
일출이 아름답다는 미조항.
남해의 나폴리라 불리는 미조항에 도착하니 짭쪼롬한 바다냄새가 콧속으로 확 밀려 든다.
미역냄새, 멸치냄새, 배를 정박하는 앵커 냄새까지도 봄맛이다.
봄 바람 난 거제도의 여인들이 차도르를 확 걷어내고 달려 간 곳
멸치잡이 어선은 천왕대(대깃발, 무사귀환을 비는 깃발)를 높이 달고 나가 바닷속을 뚫어지게 살폈겠지
혹여 지족리 앞바다로 나가 V자형으로 대나무발을 쳐서 죽방렴으로 멸치를 잡아 왔을까?
그렇게 잡은 멸치맛 환상적이라던데...
비록 원시적인(죽방렴) 방법으로 어로작업을 하지만 물살 빠른 곳에서 잡은 멸치의 맛은 일품이라며
너도나도 멸치를 사서 손에 들었다.
만선을 하였는지 또 한 척의 멸치잡이 배가 통통거리며 들어온다.
포구로...
선원들은 정박중인 배에서 망가진 그물을 손질도 하고 ..
봄바람, 꽃바람이 난 여인들은 달리기도 참 잘 한다
미조항을 등 뒤에 남겨두고 열심히 달려 도착한 다음 정류장은 "초곡마을 "
역시 남해의 작은 시골마을로 유채꽃이 활짝 피어 거제의 여인들을 유혹하여
정신 못 차리게 노랑으로 뼛속까지 꽃물을 들여 준다.
앤, 그녀도 유채꽃에 반하고, 취하여
흥얼흥얼 노래를 부른다
"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
그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수 정훈희가 불러 히트한 노래 ..꽃밭에서...
줄기차게 불러본다 그리고. 가사를 음미하며 한 여인(박소저)을 생각 해 낸다.
"꽃밭에서" ...라는 노랫말은
조선 세종 때 성균관 유생 '최한경'이 일생을 기록한 "반중일기"에 수록되어 있는
'화원' 이란 한시라고 한다 .
젊은 날 혼담이 오갔던 한 여인, 박소저를 그리워하며 지은 연시 한편이 오늘날까지 멋드러지게 불리고 있는 것
최한경이 어느 봄날 , 꽃밭가를 걸으며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이루지 못한 사랑의 맹세를 연애시로
남겼다는...?
남해의 초곡마을에서 별 엉뚱한 생각을 다 한다
곧 튤립도 다투어 피어나서 정열을 토하면 그 꼴을 보고 미치는 사람 어디 한 두사람일까?
초곡마을 튤립꽃 재배지 ...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 ...마음의 풍선 하나씩 매달았다.
모두 꽃이 되었다..
튤립이 피는 날 다시 오마라고 꽃들에게 약속을 하고...
초곡마을을 어찌 알고 오셨을까?
신통한 사람들 ...
아직은 농번기가 아니니 짬내어 봄꽃놀이를 오셨나보다.
화장실 다녀오고, 커피 한잔 뽑아 먹고 ..
그래도 시간이 남으니 창문에 비친 모습에 반하여
셀카놀이까지 하는 앤 ...
남해의 이순신 장군의 영상관이 있는 근처
"내가 죽었다는 말을 적에게 하지 말라 "
노량해전, 당시의 급박했던 풍경이 살금살금 되살아난다.
(노량진해전에 참전한 유일한 여전사...앤 )
차는 부지런히 달려 이번에 도착한 곳은 하동군청 앞 논바닥
고무다라이 속에는 연꽃이 꽃을 피우려고 여름을 기다리는 중이다
길 건너편에는 "화개장터" 가 장을 펼치고...
하동군청 옆으로 난 골목길에서 본 풍경
박경리 선생님이 살아서 이 곳 풍경 보셨더라면 리얼하게 잘 묘사하셨으리라 ...
가 보지 않은 간도와 용정도 기막히게 잘 묘사하셨으니,
그녀의 놀라운 필력은 하동의 힘이 아니었을까?
하동을 이야기하려면 대하소설 "토지"를 빼 놓고는 말이 되질 않는다.
하동땅 악양, 평사리,섬진강 ...
원탑2길 ...이런 골목길도 역사의 뒤안길로 숨어 들지 않기를,
언제나 옛냄새가 솔솔 풍기는 하동만의 빛깔로 남아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 .
화개장터가 북적댄다 차량들이 밀려들고
화개십리 벚꽃길은 그래도 곱더라 ...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 지르는 섬진강 줄기따라 화개장터에...
지리산에서 주운 도토리로 묵 만들어 팔고 , 고로쇠 수액도 팔더라
구경한번 와 보세요 있을건 다 있구요 없을건 없답니다 ㅎㅎ
전국에서 모여 든 사람들 ...벚꽃구경 나들이로 하동으로 대 이동을...
혹시 이 버선 최참판댁 서희애기씨 어린시절에 신었던 ?
꽃구경도 좋고 화개장터 구경도 좋지만 배가 고파서 고추튀김이라도 서너개 먹어야지 ...
가끔씩은 화장실도 다녀 와야 하고 ..
스님도 화장실에 가고 싶은지 여자 화장실을 눈독 들이시네 ...
하동군청 옆에는 하동우체국도 있다.
달려가서 엽서한장 부쳐볼까 그런 생각이 울컥 솟아나고...
골동품도 팔고...
화개십리 벚꽃길
1931년 신작로 개설시 주민들이 직접 심었다고...
녹차나무랑 함께 어우러져 아름답다.
이 길로 지리산 전투 때 빨치산들도 지나갔겟지
남부군 사령관 이현상도 지나갔을테고...
지나간 아픈 역사는 말이 없네 (지리산도 이제는 묵비권을 행사하는지)
꽃들은 솔솔 피어나 봄바람만 일으키는 꽃의 계절 ...
차나무랑 벚꽃나무랑...
하동스러운 풍경 ...24시동원수퍼마켙 ^^*
이재성 후보님 홧팅 ...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찍어 보니 ...
평사리 공원은 화살표 방향으로...
여섯 여인들은 갈길이 멀어서 다시 열심히 달린다 두고 온 집으로...
남해,하동별곡을 남기고...2010.4.6(월)... 서부경남을 돌아보고...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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