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오후에 연사에 갔다
버스를 타고 아침 저녁으로 지나다니며 보니
모내기를 하려고 바쁜 연사 한들이 눈에 밟혀
짬 내서 찾아갔더니 연이틀 폭우가 쏟아져
논들은 저마다 물을 팔팔하게 가두고 있었다
마치 호수처럼 잔물결이 바람에 일렁이고 있는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로 딱이었다.?
아침에 농협에서 일석이를 만나 연사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차물이 어무이(순자샘)는 요새 몸이 조금 편찮으시고
도토리네(신정동샘)아부지,어무이 도 편찮으시다니
늘 푸른 선생님으로 언제까지나 교단에 서 계실것만 같더니
친구의 아버지, 어머니는 우리들의 선생님으로 언제나 정신적 기둥이
되어주셨는데...
세월을 이겨 낼 장사는 없나 보다.
얼마 전 ,스승의 날에도 찾아뵙지 못하고
고향에 살고 있지만 순엉터리야
하지만 오늘도 여전히 찾아 뵐 계획은 없다
다음주에는 시간 좀 내봐야지.
전화통화(도토리아버지)는 하였지 많이 반가워하시더라.
연사에서 바라 본 효촌 (효자문)
연사들은 이제 이양기로 모를 내려고 한창 준비중
연사에서 북동쪽으로 바라보니
관암마을과 연초삼거리가 살짝 보이네
역시 연초는 푸르다
가장 맑고 높은 하늘
눈이 시리도록 높고 깊은 하늘바다가 생겨났더라 ?
어느 깊은 가을날처럼...
이양기로 모를 심을 준비가 되어 있는 모판
자로 잰듯한 모판이 연두빛으로 곱다
여리디여린 모
궁둥이 씻고 시집 간다캤는데 이양기로 심을땐
궁둥이를 안 씻어도
시집만 잘 가는가 보더라
이번에는 깨밭골과 수월쪽을 찍어보았다
서쪽으로 본 풍경
연사한들은 조용하기만 하다
못밥 해서 고무다라에 이고 오는 아지매도 없고
둥글게 앉아서 중참으로 국시 말아 묵는 사람도 탁주 한사발
권하는 사람도 없다.
모두 어디로 갔을까?
저 모판 보니 퍼뜩 지나가는 기억 하나가 몽글하게 앞에 서네
아끼바리(조생종) 란 품종 밤맛이 얼마나 좋았노 기억나나?
그런데 연초면에서 올라 온 면서기가 통일벼를 심어야 한다고 목에 핏대
올리고 고함을 내지르던 풍경 ...논바닥에서 벌어진 공권력의 힘이란...
통일벼는 소출이 두배가 넘는 우수한 품종이라며...
또 하나의 풍경 , 못줄잽이가 논바닥 혹은 논둑에 걸터서서
"장줄 넘어가요"
라고 외치면
엄마들의 손놀림이 어찌나 빠른지 엄마들의 풍성한 엉덩이 뒤로 금새
논바닥엔 파란
모들이 시집가서 수줍은듯 바람에 팔랑거렸지
물론 며칠동안 모를 별리는 수고로움은 당연했지만 ...
연사동네도 참말로 심심하다
요 모판 누구네 집거고 쌔기쌔기(빨리빨리) 들고 가 보자
연두빛깔 나는 요 모판 참 예쁘제
참 베란다에 두고 수경 재배 해도 좋겠다.
여리고 여린것이 바람그네를 타더라.
움푹움푹 패인 발자국들은 누구 발자국일까?
술래잡기 하였나 도토리,차물,깨금이, 허수아비,귀비,궁매가 논바닥에서..
발자국 많기도 하네
거머리도 많겠제?
연두빛 어린모들이 꽃보다 곱다.
멀리 보이는 교회탑은 연사교회
이양기가 슬슬 모내기를 해 보려고 기지개를 켠다.
젊은 아저씨가 이양기 곁으로 간다
이제 연사한들은 마술같은 이양기로 모를 순식간에
다 심겠지.
그의 아낙도 일하는 아저씨를 도와 들일을 하러 나왔다
두 사람이 저 넓은 들일을 다 할까?
도와주지도 못할거면 물어보는것도 짜증날일
그래서 참기로 했다.
하긴 도와줄 일이 있기나 한지..
관암마을은 이제 쪼그라들어 옛명성이 사라진지 오래고.
하꼬방집 가득하였던 신작로길은 추억의 저편에서 먼지 뒤집어
쓴채 구석에 박혀있고.
바라보기
옥진표 출마자(거제시 기초의원 )의 사무실은 멀리서도 잘 보이네
비 온 뒤라 세상이 깨끗하다
막 목욕하고 나온 아가씨처럼...
갈대가 무성한 한길 옆
이름모를 5월의 풀들이 무성한 곳
배룡꽃(백일홍)이 또 활짝 피어날 준비를 하고 선
뚝방길 ,여름이면 코스모스 꽃길이 또 얼마나 예쁠지 ...
멀리로 계룡산이 검은 구름을 걸치고 있네
버스는 고현으로 달린다.
19호국도 옆 , 연사 농노에서 수월,중통골로 바라보며 .
뚝방길 아래 연초천에 피어 난 노란 꽃
이 꽃이름은 모른다
창포꽃일까?
오월 단오날에는 창포물에 머릴 감는다고 했는데
잘 모르겠다 MP 다리 근처 연초천에 이 꽃들이 가득 피었더라
얼마나 고운지 ..
코스모스가 벌써 쑥쑥 키를 키웠네
따로 심은 꽃은 아니고 작년에 심었던 코스모스 꽃씨가 땅에 떨어져서
저절로 6월에는 꽃을 볼 수 있겠다
예쁘게 피어나면 이 곳에 자전거 타러 와 볼까?
깨밭골(임전),해명,수월,중통골이 다나까농장을 빙 들러 서 있네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요긴 다 아파트공장이 들어설거야
그런데 참 이상하다 태어나는 아기는 많이 못 보는데
아파트는 자고나면 생기니
누가 다 살까?
한집에 한사람이 ?
무섭다, 외롭겠다 .
황새한마리가 연사깨(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혼자 외로이...
우리가 걷던 옛길
연사 Mp다리를 지나 바로 옆 둑길로 걸어서 고현으로
옛기억속 MP다리 옆 논에는 하얀 꽃이 고운 목화밭이 있었는데
하얀 목화꽃을 주인 몰래 따 먹고(늘 우린 배가 고팠지) 바구니속에도 몇송이 따 넣고
이 길로 막 달렸지 중통골쪽으로(지금은 바다가 아닌 매립지로 아파트 숲인 된 곳 )
눈치 빠른 주인이 발견하여 고함을 고래고래 지르며
긴 장대로 꺼이꺼이 휘두르며 쫓아오던 그날의
스릴 넘치는 풍경도 되살아나네 ^^*
창포꽃인가?
맑지도 않은 물에서 고운 꽃을 피우다니
정화작용을 하는 꽃인가보다.
연사깨 건너 산밑으로 소오비 가는 길에는 작은 예수의 집이 있다.
이 길로 고현 매립지(중통골바다) 쪽에 사는 고려아파트사람들은 날마다
깨밭골 MP다리까지 운동하며 걷는 건강길로 변한지 오래
연사깨(강물과 바닷물이 합쳐지는 곳)가 흐르는 곳
저 다리는 역사적인 다리야
특별하게 이렇다할 풍경은 하나도 없지만
깨밭골과 연사를 경계선으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6,25 한국전쟁 후 거제도에 들어 온
함경도 피난민들과 포로수용소에 근무하는 근무자들이
필요에 의해 이 다리를 얼마나 많이 지나다녔는지 모른다.
울어무이한테 들은 이바군데
포로가 죽으면 미군차에 싣고 백인과 흑인이 실어다
송정골(지금연초덕산아파트 근처 }논배미에 갖다
던져 버렸다더라
그렇게 시체를 많이 버려서 땅은 시커먼 색깔을 띠고
곡식이 잘 자라더라네 땅을 파 뒤집으면 사람의 뼈도 나오고 ...
그러니 송정은 송장골이었단 말씀 .
깨밭골 다나까농장
이 곳 땅임자들은 타지의 사람들
부동산이 돈되는 걸 알고 선견지명 있는 사람들의 손에 다 넘어 간 상태
그래도 모는 내는구나
나물 캐는 할매
나물 캐는 할매들도 거제 토박이는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 이사 온 사람들이거나
아들,딸집에 다니러 온 ...
연사깨 건너편 소오비 저 곳 돌아가면 복산날이?
바다냄새를 가득 담은 뽈찌 많이 줍던 바닷가가 나오지
조금 더 가면 석양이 넘 아름다운
카페 '석양'이 나오고 ...
애잔한 반주가 일품인 '가을동화' ost가 이런 풍경과
어울린다는 생각에 골라보았다.
고향의 풍경을 음악과 함께 선물하며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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