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에 갇힌 장승포의 아침나절
날마다 들리는 거제시립도서관
오늘은 도서관 뒷편 언덕풍경을 욕심 내 보았다.
언덕에는 이슬비를 맞고 개망초꽃이
하야니 피어 있었다 .
스며 든 빗물이 무거운지 쏠리면서 얼마쯤 지나면 쓰러질것 같은 망초꽃.
아직 이런 모습을 간직한 곳이 있어 좋다
기억속의 들꽃같은 집
오늘같은 날 이 집에 산다면 배 깔고 누워서 삶은 감자 두어알 먹으면서
오래 된 낡은 잡지를 꺼내 읽으면 젤로 좋겠다
그러다가 잠 오면 스르르...
빨간도단집 덥겠다
그래서 개가 도망갔나 보다 .
에어컨 힘이 빵빵한 도서관으로 피서를 ㅎ
계세요? 누구 없어요
마슬 왔는데예 ... 라고 소리칠뻔했다.
장마가 지자 느슨했던 언덕베기 흙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각중에 옹달샘으로 변신하였다.
바가지로 물 떠 손이라도 씻으려다
발 잘못 디디면 낭패본다
뻘구덕으로 쏘옥 빠져 들면 뻘구덕잔치 하고 말지도.
조런 문방구도 생겨났네
장승포 '탑 마트' 앞에 생겨 난 틈새시장같은...
태국여인 , 장 보러 나왔는데
옷의 장식이 하도 예뻐서
사진 찍어 주겠다고 꼬셨다.
저 뒤의 남자는 연인이라네
태국 전통문양의 옷을 입은 그녀가 있어
장승포는 비에 흠뻑 젖어 들어도 환해졌다.
다음에는 멕시코여인, 티벳여인, 인도,이슬람문화속의 어떤 여인도
찍어 봐야지
지구촌 여인들의 신비스런 매력이 풀풀 넘쳐나겠지.
인형처럼 깜찍하게 생긴 백색미인 러시아(슬라브족)의 그녀들이 모델로는 최고인데.
<옮긴 사진>
전통 복장을 한 러시아 아가씨들.
언젠가 꼭 친해지는 기회를 만들어봐야겠다.
문제는 언제 세계각국어를 다 배우냐고?
저녁무렵.
퇴근하고 버스를 타러 가면서 빗방울을 따라 장승포를 홀로 걸었다.
왼쪽 , 일제시대의 건물이 고스란히 방치된듯
저 기와집은 요새 신들린 사람이 거주하는지 대깃발이 펄럭인다.
신부동 뒷골목도 비에 갇혔네.
진아슈퍼
할매랑 할배가 근무하는 곳
냉면의 계절이 왔다
할매냉면집도 이제 막 바빠지겠다
그 선들선들한 다다미방도 미어 터지려나 ?
노란 주전자의 육수도 착각하겠다
지가 무슨 식혜라도 되는 듯 출렁거리며
계단 위의 다다미방을 오르내리겠다.
밤이 비와 함께 노는 장승포
항구에 닿은 고깃배
장승포에 배가 들어 오니 뱃사람들이 막 내린다
더러는 식당으로
그리고 술한잔 , 그 끝에는 러시아, 혹은 필리핀여자를 하룻 밤 살지도 모르겠다.
장마가 길어지면 뱃사람들의 행동도 느릿느릿 여유로워지겠다.
우아 우리 찍혔다
내일아침 노랑신문에 나오것다 클났다
나쁜 일 하지 말자 ..
그런다.
노랑신문이 아니라 '빨주노초파남보' 신문에 낼테니 보시라고 ...
장맛비에 실린 갯내음 ,
물기 머금은 고깃배의 야릇한 냄새가 세상을 마구 휘감긴다.
언제나 바다를 바라보는 가게들
조선소사람들이 퇴근 하고 식당으로 향한다
야광옷이 비 내리는 밤에 극적 효과를 높이는 군
"조선소사람들" 이란 연극 한편 만들어도 좋겠다 .
불에 타 혼이 난 어떤 가게
'로얄양복점' 억수로 오래 된 양복점이란 생각
수십년 된 ...대우약국도
도란도란 함께인 점포들은 장승포항을 바라보며
언제나 그 자리에 앉아 있다.
장맛비는 내일도,모레도 계속 내릴거라는데...
이제 버스를 타고 고현으로 가야겠다.
장승포 거제문화예술회관앞에서...2010.6.26...앤.
'거제도 한 바퀴' 카테고리의 다른 글
6.25 사변과 거제도포로수용소(2) (0) | 2010.06.29 |
---|---|
6. 25 사변과 거제도포로수용소 (1) (0) | 2010.06.29 |
연사에서 보내는 편지( 친구들에게) (0) | 2010.05.25 |
친구들에게 들려 주는 내도이야기(10) (0) | 2010.05.07 |
친구들에게 들려 주는 내도이야기(9) (0) | 2010.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