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정신을 빼고 다녀서 그랬을까?
차를 잘못 내렸다
아니 애시당초에 잘못 타고도 모른 채 겁없이 잠까지 들어버렸네
"세관에 내리세요 "
라는 말이 들린다
그것도 잠결에 ...
부시시 눈 뜨고 급하게 달려 나와 내렸더니 장승포 바닷가다
바닷가에는 파래가 가득하고
이제는 오염이 되어서 그런지 아무도 파래를 뜯지 않는다.
아침바다를 보며 땡볕아래 걸어가야지 별수있나? 흠.
걸어가면서 보니
아침부터 외도를 향해 줄기차게 배가 떠난다
장승포는 이른 새벽부터 분주했을 것이다 아니
여름 해가 무지막지하게 긴 탓으로
장승포의 여름은 거의 뜬눈으로 여름한철을 보내고 말것이다.
멀리로 배가 들어온다
외도를 다녀 오는 배인지?
여행자들을 싣고 ?
바다를 내려 다 보는 하늘과
하늘을 올려 다 보는 바다가 서로를 물들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섰다가..
.
다시 발밑에 펼쳐진 수북한 파래를 바라본다
한창 피서서철이라
전국에서 몰려 든 사람들의 마음은 마냥 설레이겠지
섬에 왔으니
거제도에 왔으니 말이다
그리고 또 다시 섬으로 가는 그 기분이란...
방학을 맞은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학생은 신나게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 폐달을 저어간다.
출근이고 뭐고 때려 치우고 그냥 배를 타고 그 섬에 가 보고 싶어진다.
외도,내도,지심도 ...가고 싶어라.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여행자들은 좋겠다
그리고 며칠후에는 블로그 혹은 카페에 멋진 사진을 올릴지도 모른다
지심도에 가려고 배를 기다리면서... 라고 쓸지도 ...
바닷가를 따라 쭉 걸어가니
이번에는 사랑이 이루어 지는 섬 "지심도"로 가는
유람선들이 바다에서 출렁이며 파도를 탄다 .
지심도로 가는 도선
사랑이 이루어 지는 섬이라며 하트 모양도 그려 놓은 관광표지판이 보기 좋다.
불과 20미터 거리에서
외도로 가는 유람선은 왁자지껄 복잡한데
지심도로 가는 배는 그리 북적대지 않는다
사랑을 이루려는 끈기를 가진 사람들만 그 섬을 찾아가서 사랑을 맹세하느라 그럴까?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삐득하니 고기를 말려 여행자들에게 팔려고 분주한 아지매들도 보이지 않고. ..
이런 그물에 삐득하니 말린 생선들은 정말 맛있는데
해풍으로 간간하게 간질된 짭쪼롬한 맛이란.
해양경찰 감시선도 바다에 숨바꼭질하듯
마치 엎디어서 망을 보는 것 같다.
아침운동을 하려고 열심히 걷는 사람을 따라 걷다 보니
금방 마전동을 지나고 장승포동도 지나 신부동의 거제수협공판장이
코앞이다 .
두어척의 배들은 가득 잡은 고기를 싣고 와서
푸는 모습도 보이지만 바쁜 시간에 하역작업 하는 것 까지 기웃거리지는 못한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
수협공판장 앞에서 막 들어 온 배시간에 맞추어서 급하게 난전을 편 늙은아지매가
낭태를 손질하고 계신다
다라이와 파란 상자속에는
막 잡아온듯한 병어와 아지도 가득하고
가자미도 싱싱하던데 사 갈 수가 없네
지금 집으로 가는 길이 아니니
늙은아지매가 고기 손질하는 모습을 보니
몇날며칠을 듣고도 모자라 아직도 들으면 가슴 시린 노래를 그녀에게도
꼭 들려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가수 김광석이 맨 정신에 녹음하기 힘들어서 술을 먹고 불렀다는 애잔한 노래를 들으면
바다같이 살았던 그녀가 또 눈물바람 맞을까?
아니면 한 많았던 세상이라고 그냥 쓸쓸한 표정만 날릴까?
가수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자신의 노래를 부르면서 울어버리는 사연이 어디 흔할까 ?
바쁜 아침시간에 이런 생각을 하는 앤이 비정상인가?
2010.7.23... 참 바보같은 앤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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