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물도,
행정구역상으로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통영에 속한 35개의 유인도 중 하나로
선창가 언덕 위로 옹기종기 열댓가구가 모여 사는 작은 섬.
앤은 소매물도가 참 좋은데
사람들은 덥고 ,숨이 턱턱 막힌다네 시작부터 급경사언덕이라 ...
소매물도 섬돌이 좋아서 박수부터 칠줄 알았는데
이미 사량도,욕지도,한산도 섬돌이를 한 뒤라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언제나 그 섬을 찾아 갈 때는 사랑한다고 말해주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섬은 울어버릴지도 몰라...
걷다 보니 노루귀님과 계속 발맞춤으로 이어진다.
참 열심히 오름길로 올라가는 노력파 노루귀님...
오늘은 노루귀님의 모습이 단골 모델로 나오겠다는 예감도 살짝 드는것이...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 돌담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
휘감아 뻗어가는 초록이들까지도 ...
모두가 사랑스럽다.
아직은 오래전 풍경 그대로지만 순식간에 국적 불명의 현대식 건물로 바뀌리라
제발 그리되지 않았으면 참 좋겠지만 ...
매물도, 그 섬에 사는 토박이님들
요새 장사한다고 바쁘시군요
앤더러 미역을 사 가라신다.
헉헉 너무 더워서
눈섭조차도 무거워서 뽑아 매물도 바다에 날려 버리고 싶은데 ...
매물도아지매 ...
이웃섬 거제에서 시집 왔을까?
아니면 본섬 통영에서 가마타고 시집왔을지도...
소매물도는 행정구역상으로 통영에 속하지만
거리상으로는 거제도에서 훨씬 더 가까운 섬인데
왜 통영의 섬이 되었을까?
그러고 보니 오래전 거제도는 통영(1953년까지)에 속해 있었다.
총기발랄한 통영은 독립 해 나가는 거제도에
아름다운 섬 소매물도를 내주기 싫었던게지 뺏긴다고 생각한 하하하
헉헉대며 오르막길 올라가면서도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무슨 사명감으로 찍어댈까 ?
샛담길 ...이름이 참 예쁘다.
산먼당으로 가는 길은 땡땡 여름 햇살이 내리박히니
어질어질 어지럼증이 골을 패고 쑤신다 ~~더위 정말 겁나.
이곳에서 숲속으로 불어 오는 바닷바람을 꿀꺽 삼키며
노루귀님이 주신 차디찬 얼음물로 목을 축인다
아 언니가 있어 참 좋다
찬물같은 언니, 그 시원함이 흐릿한 의식을 깨워 준다.
좋다 앤에게 찬물같은 언니가 생겨나서...
우리들의 소중한 만남
나길도가 아니었다면 ...
이렇게 울타리를 만들어 주어 여간 다행한가
여행자들에게 순간의 쉼터 역활도 해 주고.
그래 우리도 섬을 사랑하자 , 아끼자
저 터키 옥빛의 바다를 보니 그런 생각이 드네
착해지려네 바다를 닮아 슬기로워져야지...
바닷길 멀리 건넌 섬 하나 있었네
매물도라 불리었지 ...
언제나 바다에 둥둥 떠 있는 섬 ...
우리 스무살에 매물도에 갔었지
라고 추억해도 예쁜 섬이 ...
섬 끄트머리에 하얀 등대 하나 그리움처럼 서 있는 곳을 등대섬이라 부르더라.
섬은 언제나 그리움이다
섬에서 태어나 섬에서 자란 앤 , 그리움의 몸살을 참 많이도 앓았다.
그리워 한 이들은 모두가 떠나가버렸고 .
하지만 두고 보라구 언제까지나 섬에 남아서 섬을 끝간데없이 사랑할거야 ^^*
모두 매물도로 와 보세요
차암 이쁜 섬이라예 ...걷기는 조금 힘들어도예.
우린 할 수 있어
걸을 수 있어 조금 덥다고 주저 앉을 수야 없지 않는가
조갈증에 몸부림이 나지만
음 그렇게 생각하니 자신감이 또 1cm 더 생기네.
매물도가 가르 쳐 준 인내와 극기 ...
우리는 걷는다
걷기를 무진장 좋아하는 우리들...
어느 날 꿈속에서도 걷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그 때도 상쾌함이 느껴지더라는.
섬에는 엉겅퀴 꽃도 보라색으로 익어 가고 있고.
땅에서 올라오는 지열이 후끈거리며 다리를 물어 뜯는다.
이제부터 참을성과 ,의지와 인내와, 끈기란 이름들을 총망라하여 출석 불러 본다.
사그락대는 들풀들도 칼날처럼 달라든다
조심해야지 ... 비록 짜리몽땅한 두다리지만 충성하는 모습에 흐뭇하다
다리가 걷기 싫다고 데모하면 우짜노 ...
드디어 물을 만나다
가까이서 바라만 봐도 좋다 살것같다.
물이 좋아서 물속으로 풍덩한 사람들은 또 그림이 된다.
바다... 맑은 그리움같은 그곳에 섰다.
파도가 몰려올까 하고 기다려 보기도.
임마, 조개는 없어 너울파도가 몰려오면 휘휘 감아 달아난단 말이야 조심 해
라고 소리쳐 경각심도 일깨워주고....
등대섬으로 가는 길 ...모세의 기적 이 곳의 정식 명칭은 '열목개'이다.
누군가가 이 작은 바다 열림을 모세의 기적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밀물과 썰물의 물때가 만들어 낸 바닷길
오늘도 두어번 열리리라 하는데...
매물도에는 둥산하기 좋은 제법 높은 산 망태봉이 버티고 있기도 하다.
폐교 된 초등학교 분교도 있고 가끔씩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각광 받는 섬.
이렇게 이쁜 섬
다시 오길 잘했어.
바다야...
등대야...
오르고 또 오르고
'쿠크다스' 광고를 찍은 후 예쁜 이름을 얻어 '쿠키섬'이라 알려지기도.
우리 걷는 인생길도 이런 길?
가끔은 쉬어도 가고.
두 다리도 쭉 뻗어도 보고.
바다를 별나게 사랑하는 앤
언니, 고마워요
오늘 함께 해 주셔서...
함께 한다는 거
긴 인생길에 홀로가 아니어서 외롭지 않아 좋은 것
나를 닮은 또 다른 나 같은 사람을 만나
함께 걸어 보는 거
생각이 참 많이도 닮은 우리들이 같은방향으로 걷는 시간.
프랑스 기자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거리를 걸어냈는데
실크로드며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시안까지, 그것도 두번씩이나.
그가 쓴 책
"나는 걷는다"
를 읽으며 인간의 숨은 능력 발휘가 어디까지 가능할까
라는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지며 해답을 찾아 길 떠나 본다.
하이얀 등대에서
올 여름이 지나가면 도보한 기억이 반듯하고 당당하게 떠 오를것이다.
그리고 가장 나 다운 모습의 자신감으로...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
어떤 빛깔의 모습으로 다른사람들에게 보이는지에 대해서도.
노루귀님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길은 걸어야 맛이 나는 것.
우리들의 두 다리로 ...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며 기어코 섬을 다 걸어 낸 우리들.
섬을 돌다 보니 섬의 유일한 교통수단도 보고... 택택이말이다 ...
아주 가끔 미풍이 날아 오니 그 맛도 좋다.
너무 더우니 소변도 잘 안나온다.
올 여름은 작년보다 훨씬 덥다는 생각 .
화장실에 가도 소변은 끝내 나오지 않고 ,
사타구니에 땀만 나고 따끔따끔 알리기만.
또 다시 섬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선창가로 몰려 들고
우린 2시 10분 배를 타고 나가려고
둘러 앉았다
수박맛이 얼마나 좋은지 두쪽이나 먹었다.
우린 다시 저구항으로 돌아가려고 ...
저녁땐 통영의 활어시장에서 떠 온 싱싱한 회로 배가 뽈록 해지도록 먹고
기가 막히게 맛난 매운탕 도 먹고. 그런데 매운탕은 누구의 작품이었을까?
환상적인 맛이었는데
간잽이의 기막힌 간보기 ...잊지 못할겁니다.
함께 걸은 하루
그리고 함께 휴식을 취하는 시간
더위를 무릎쓰고 오늘 하루 12km(매물도6km 저구,명사,대포,왕복6km)
를 또 걸어낸 뿌듯함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어제 못잔 잠까지 뿌리 뽑아야지.
내일은 또 내일의 길을 만나 걷기로 했으니....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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