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별주부전의 고향 , 사천 비토섬으로 가을 여행을(1)

이바구아지매 2010. 9. 2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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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9,26(일)

 

9월의 끝자락에 매달린 일요일,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느긋하게  비토섬으로 간다.

비    토   섬 (토끼와 거북이야기 ~'별주부전'의 무대가 된 곳?)이 있는 사천시 서포면은

거리상으로는 차로 가는데  1시간20여분 걸리지만  따로 시간 내서 그곳까지   깊숙하게  

들어 가 본 적은 없었다.

네비게이션에 비토섬을 치고  

 달려 가니

사천시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넓은 들이 펼쳐져 있고  산은 멀찌감치로 물러 나 있다.

 십수년전  삼천포시와 사천군이 통합하여 사천시로 다시

태어난  이 곳의 지명은 우리나라의 대부분 지명이 그러하듯 

 중국의 사천이란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중국이 한국 지명의 차용했을까?

  노랗게 잘 익은 벼들은  얌전하게 고개 숙인 채 들녘을   물들이니

꽃보다 아름답다. 

 

 

 

 

 

 

 

 

 서포면 자혜리 사천대교 앞에 도착하여  사천시 관광안내표지판을 살펴보며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의 위치를 확인 해 본다

먼저 비토섬으로  가서 비토교를  건너 '토끼부부'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월등도까지 가 볼 생각이다.

 

 

 

 

 

 그녀가 사천의  비토섬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국화향기처럼 그윽한 향기를 날리는 멋진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국석님의 블로그에서

우연히 포스팅한 내용을 보고  잘 몰랐던 섬에 꼭 가 보리라  다짐하게 되었다.

 

 

 

 

 

 

서포면  자혜리와 용현면 주문리를 연결한 사천대교는

섬과 육지를 이어주는 다리가 아니고 사천만을 이어주는 다리다.

 

 

 

 

 

 이 곳에도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 들어 바다는 얌전하고 들풀은 익어 가고 있다

사천대교 아래로' 깔따구'(가을 전어)가  몰려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고 깔따구 굽는 고소한 냄새에 혹  집 나간  며느리가 있다면  다시 돌아 올지도...

 

 

 

 

 

 줄리앙소렐님이 가리키는 곳은 SPP조선소가 들어 선 곳(사천시 사남면 초전리)으로

사천만은 수심이 얕고 , 다리까지 대형선의 항로를 막고있어

조선소가 들어 서기는 부적당한 곳이라는 설명을 해 준다.

 

 

 

 

 

 

 사천대교 아래로 내려 가 보니

며칠전 내린 비탓인지 바다는 희뿌옇고

억새풀은 익을 대로 익어 늦은 가을 날 우루루 날아 갈 준비를 서두르는지.  

강아지풀도

익어 톡톡 튕기며  약이 오른 가시수염이  콕콕 찌르는  것을 보니 과연 결실의 계절인가보다.

다리 밑에  누군가가 세워 둔 자전거를 한번 빌려 타고

해안도로를 여유롭게 달려 봐도 좋을듯하다

 누군가를  등 뒤에 태우고 달리면  멋진 '가을동화' 2편이 만들어 질지도.

 

 

 

 

 

 

 

 우리가 서 있는 자혜리에서 비토섬을 거쳐  월등도로 들어 가려면

바닷길이 열려야 한다는데, 물때사정은 생각지도 못한 숙제가 되었고.

마침 줄무늬 와이셔츠를 입은 아저씨께서

이렇게 조언 해 주신다

"114에 전화 걸어서 비토리 이장님댁 대 달라고 하여   물때를 알고  가면 식은 죽먹기요"

"그렇게 알려 드리면 곤란해요  114  안내원이 비토리이장님이 누구인지 어떻게 알아요

적어도 이장님 성함은 알고 가셔야지  "

"그럼 비토리에 가서 주민에게 물어 보면 될 것을"

하여튼 도움을 주려고 애쓰는 그들이  고맙다

사천대교 옆에서  포장마차를 하시는 아주머니께 삶은  찰옥수수 두개를 사서 먹었는데  

여태까지 먹어 본 것 중 가장 맛있었다.

아주머니께 맛있었다고 , 잘 먹었다고 인사드리지도 못하였으니

이런 ~~~인삿말조차 까 먹는 건망증이 이젠 중증으로 ...

 

 

 

 

 

비토섬으로 가다가  길가에서 본 흰색 비닐뭉치? 들길에서 종종 보았는데

속에도 비닐인지? 아닌지? 정말 딱딱하게 만져지는 이것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지 알아 볼 기회가 오지 않는다

사람이 통 지나가질 않으니.

 

 

 

 

 

 

 

 일찍 벼 타작을 한 농가에서는 길가에다 펴 말리는데

시골길 가다 보면 종종 이런 풍경 만난다.

 가을 햇살에 벼말리기

시골에서 나고 자란 환경탓인지

이런 풍경 만나면

햇살에 펴말리는 멍석으로 가서 신발 벗고

 두 발로 왔다갔다  골 타며  휘휘 저어 주고 싶어진다

고랑 진 골속으로  햇살과 바람이  기어 들어 까실하니 잘 마르게 

 햇살이 눈부셨으면 좋겠다.

 

 

 

 

 

 

 

 

산밑마을에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이 시각에 불 때서 밥할 시각도 아닌데

여기서 우리는 길을 분명코 잘못 든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차를 세우고 지나가는  할머니께 여쭈니
" 마침  잘 되었소 우선 나부터 좀 태워주소 나 가는 곳이 비토리 가는 길목인기라요"

하신다.

 

 

 

 

 

 

"저게  경운기 옆 서포면사무소 앞에 내려 주고   길 따라 쭉 가면

비토섬 가는 길이라요."

 

 

 

 

 

 

차를 태워 주어 편하게 잘 왔다며  사진모델 한번 멋지게 해 주고   가시는 명랑할머니.

 

 

 

 

 

 

비토섬  가는 길목은  어느새  겨울빛이다.

  벚꽃나무는 성급하게   잎새 다 털어버린 채  앙상하고  

 떨어진 잎새들은  바람에 우루루 몰려 다니니 

9월부터  이런 빛깔이라면 내년 봄까지 기나긴 겨울의

 회색빛깔은  이 곳 사람들에게  몹시   지루하게 느껴질것같다.

 

 

 

 

 

 

 

 가던 길 멈추고 차에서 내려 보니

검섬삼거리란 이정표가  반긴다.

 

 

 

 

 

끝물 호박넝쿨과 끝물의 고추가 언덕에서 가을의 깊은 우정을 꽃피우는지...

 

 

 

 

 

 익은 왕골이 언덕에  가득하다

밭으로 일가는 할머니의 뒷태는  자연이 빚어 낸  조화속의 걸작으로 빛나고.

 

 

 

 

 

 

 삽으로 흙을 파 뒤집는 것

혹시 마늘을 심으려고?

너무 힘들어 보인다

젊은이가 사라진지 오래인 시골에선  

이렇게  힘든 일도 할머니들 차지

사진을  찍으려니 조금  미안해진다  죄 지은 사람마냥 .

힘들고 고된 일하는데 도와드리지 못하는 우리도 죄인이 아닐까?

 

 

 

 

 

언덕 위에 숨어 익은 누러탱탱한 호박  

 

 

 

 

이 곳의 밭들은 다 황토밭이어서  고구마를 심었더라도  정말 맛있었겠다 .

마늘을 심을 거라며 열심히 이랑을 만들어  곱고 정갈하게 다듬으니  곧  마늘밭으로 태어날

황토밭이 공단이불 깔은 듯 곱다.

 

 

 

 

 

 빠알간 황토밭을 보니  빨강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의 고향이  이런 모습일거란 생각이 든다.

빨간 땅에서 자란 큼직한 감자가 맛나다는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과 그 섬으로 가려면  차를 타고도  10분이상  가야하는  

Confederation bridge도 상상속으로 달려 오고    (아직 가 보지 못한  곳의 아름다운 다리)

비토섬과  월등도 가는 길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일텐데...

 

 

 

 

열심히  밭이랑 고르는 할머니 

 

 

 

 

선창마을의 갯벌  

 

 

 

 

곧 할머니가 일하시는 밭으로 내려가서

일하는 거 방해하며 허리를 펴게 해 드리니

힘드셨는지  고마워 하신다

때로는 말벗도 고마운 때가 있는 법

 

 

 

 

 

할머니의 부군은   

선창마을  바다로 고기잡이 나가셨다가 배가 뒤집혀서 돌아가셨다는

슬픈이야기와  4남1녀 자식들이 모두 객지생활을 하니

혼자 사니 끼니때가  되면  밥 맛이 없어 아침밥조차  굶고 여태 힘든 밭일을 하셨다는데

시간을 보니 오후 2시가 가까운 시각이라

집에 가셔서 식사하고 조금 쉬었다  하시라고

억지를 부렸더니

그러시겠다며 환하게 웃으신다. 

 

 

 

 

 

 

 

 

 

이런 선량한 표정을 지으시는 걸 놓치지 않고

디카속에 얼른  담았다

선창마을 할머니의  기막힌 표정  쉽게 잊을 수가 있을까?

 

 

 

 

 

 선창마을과 갯벌과 할머니

 

 

 

 

선창마을을 돌아  비토섬으로 가는 길에

 

 

 

 

 

비토교

이 다리가   놓이자  비토섬은 육지로 연결이 되었고.

 

 

 

 

 비토교에서 바라  본 비토리.

 

 

 

 

 

비토교 다리 위에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

 

 

 

 

 비토교 다리 위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난간에 기대어 바다를 내려 다 보는 풍경도 생경하지 않다.

 

 

 

 

다리를 건너가자  바람에 몰려 다니던 낙엽이 먼저 반긴다.  

 

 

 

 

 

 

코스모스 가득  핀   비토리의  너른 공터  

 

 

 

 

 

 

코스모스 꽃이 좋아서 꽃속으로 달려 갔더니

차에서 내린 아주머니가 뒷트렁크에서 꺼내 드는 것이 있어

궁금하여  가서 보니

 

 

 

 

그녀가 꺼내 든 바구니속에는

조개를 파려고 호미며  준비물을  단단히 챙겨 들고

  부지런히 바다로 걸어간다. 

 

 

 

 

 

 비토교 다리를  건너면 참 아름다운 가을을 만나게 된다

바다랑 잘 어울리는 가을꽃 코스모스가 만발한  바닷가 마을  비토리

 

 

 

 

 

 

 

살짝  보이는 비토교가  아름다운 어느 가을 날 .

 

 

 

 

바다로 가는 그녀의 뒷태도  가을과 정말 잘 어울린다.

 

 

 

 

그녀가 갯벌을 향해 걸어가니  자꾸만  작아진다.

 

 

 

 

 

 조금 후면 그녀는 갯벌로 내려 서겠지  그리고 열심히 조개를 캘것이고.

 

 

 

 

이곳에서부터 토끼와 거북이야기, "별주부전"이 시작 된다.

 

 

 

 

 

 

 

 

 

  고대소설 '별주부전"

그 무대가  바로 이곳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되는

비토섬과 월등도로 향한다  

거북이가 토끼를 살짝 꼬여 용궁으로 데려 가는 모습의 케릭터상을 보며 작자미상의 고대소설 속

무대를 찾아 가는 흥미로움은 또 다른 맛깔 난 가을여행으로 으뜸이 될것같다.

 

   남해용궁을 다스리던  광리왕이  죽을병에 걸리자   육지에 사는 토끼의 간을

 먹어야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토끼모양 그림 한장 손에 들고  거북이  토끼의 간을

구하러 비토섬으로 향하는데... 

 

별주부전의 고향  ~  비토섬에서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