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6(월)
~소나기 주룩주룩 내렸고 잠깐잠깐 빼꼼한 시간에는
호랑이 장가간다고 무지 바빴던 분주한 날씨~
이건 뜻 밖의 여행 한 페이지 ...
그녀가 생각한 달콤한 여행하나는 보성 녹차밭으로 가서
여름향기를 폼나게 맡아보는것이었는데
비를 따라 추적추적 달려 간 곳은 ?
순천만의 갈대밭이라나?
가라앉은 분위기에 취하여 차에서 또 한바탕 달콤하게 자고 났더니만 .
갈대밭이라면 뻘구덕?
뻘구덕에 심기면 빠져나오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데...
그녀의 갈대밭 상식은 고작 이정도 .
순천만 갈대밭이라 ...
그 첫 느낌은
갈대는 다 어디로 가고
푸른 잔디가 남실남실 ?
저기 보이는 영국 2층버스같은 차의 옆줄 광고판에는 세계 5대 습지라고 적혀 있다.
그녀는 눈에 눈물이 고인다
아니 그녀는 그만 눈물을 훔치고 말았다
그냥 서럽다
보성 녹차밭으로 가는 줄 알고 얼마나 좋아했는데...
게다가 화장실에 잠깐 다녀왔더니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함께 차에 탔었지만 그로부터 여태 잠으로만 일관한 줄리앙소렐님은 또
어디로 사라졌는지?
혹시 갈대밭 뻘구덕에 빠져버렸는지?
슬그머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
아무리 화가 나도 그녀는 프로다
사진은 찍어야 하고 메모도 해야하니....
배도 넘 고픈데
단식한 아침을 참고 인내하는것도 한계가 있어
배 안에서는 꼬르륵 소리를 내고
마침 폰으로 걸려 온 전화 받아 보니
줄리앙소렐님이 그녀더러 북동쪽으로 오란다
하늘은 온통 잿빛 구름속인데 북동쪽을 어떻게 구분한단 말인가 ?
나침반이 있는 것도 아니고 ...
그 자리에서 왔다갔다만 반복하다가
차에서 함께 내린 그녀가 두 개의 배낭을 지키고 선 모습을 담아 본다.
배낭 두개만 담으려다
사람냄새가 풍기는 멋까지...
들이 무척 넓어 보인다.
점심을 먹으려고
뜻 밖의 장소에서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을 가꾸는 사람들.
언제나 이런 자연스러움을 사진속에 담아 보려는 그녀가 또 셔터를 눌러댄다.
하늘은 비를 이고 선 풍경인데
뱅글뱅글 돌다가 문을 발견하고 들어섰더니
오늘은 월요일이라 쉰다며 이곳에는 출입금지란다.
갈대가 무성한데 왜 못 들어가게 하는지?
길이 아닌가?
원위치
부아가 슬슬 치민다
함께 온 줄리앙소렐님은 어디로 숨어버렸는지
이러다간 배 고파 쓰러지는 건 아닌지?
차는 이미 문 잠겼고 ....
다시 또 검프족이 되어 버렸으니 독백으로 또 궁시렁궁시렁...
다행히 시커먼 먹구름속에서 짠하고 나온 햇살마냥 줄이앙소렐님이 체험장쪽에서 걸어 나온다.
밥이 고파 얼른 베낭에서 꺼낸 충무김밥을 허겁지겁 먹고 .
순천만의 갈대밭을 걷기 시작한다
드넓은 갈대밭이 쓰러지듯 펼쳐지자 찌그러졌던 기분이 살짝 펴진다 .
이건 흔들의자인가?
일단 앉아 보자
사진 한장 콕 찍고
두장째 찍어 달라니
"고마해라 됐다?
다시 가슴이 섭섭해진다
뾰르퉁~~
하긴 저런 무뚝뚝함을 수십년째 당당하게 고수하고 있으니
오늘 당장 바꾸어질리 만무.
바다로부터... 좋다
새야새야 네 이름이 뭐냐?
철새는 날아가고?
갈댓길 열차를 타는 곳도 오늘은 멈춤
월요일이라서 안 되는것 참 많다
기차 타고 갈대밭으로 칙칙폭폭 달려보았으면...
우아, 그녀는 여기서 너무 좋아서 탄성을 내지른다
순간 올리비아 핫세처럼 상큼하고 쿨한 표정을 지어보면서
(때로는 자기도취에 빠져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갈대밭으로 흐르는 샛강
길게길게 흘러가서 바다가 되겠지.
갈대밭은 끝없이 이어지고
갈대밭을 가로 질러가는 나무다리 역시 끝없이 이어질듯
갈대밭의 역사를 바꾸느라 애쓴 사람들의 노고가 하늘에 닿지 않았을까?
누군가의 상상으로, 누군가의 지혜로 불가능해 보였던것이
현실이 되었다
그녀도 갈대밭 숲을 뻘하나 뭍히지 않고 걸어간다
갈대의 노래를 들으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위대한 인간승리에 감탄하며.
참 아름다운 분위기, 연출하지 않은 자연스런 풍경이
계속 이어질듯
이 곳에 오길 참 잘 했군
순천만 갈대밭
이제서야 서서히 만족감이 그녀의 가슴을 서걱거리는
갈대의 소리를 운치있게 받아 들인다.
먼저 출발하여 갈대밭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사람들
그들의 저 먼거리에서 다가오는 모습도 그림중의 으뜸이다.
참 잘했다
이곳에 오길
그녀의 가슴도 좋아서 콩닥거린다.
그녀의 줄리앙소렐님은 이미 비를 핑계대며 되돌아간지 오래고 ...
여름철 소낙비는 그녀와 갈대밭을 찾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해 주려고
비를 장만하였나 보다
빗방울이 투둑투둑
그럼 우산을 쓰자
갈대밭연가
언젠가 기억 저편으로부터 오늘의 이야기를 꺼내
보게 될테고 또한 그리워하겠지
갈대속으로 어떻게 이런 길이 날 수가 있었을까?
신기하기만,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었더라도 좋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사랑을 맹세하기도 하고
자연을 마음껏 즐기면서도 아끼고 싶은 따스함이 생겨난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짱뚱어야 나와라
노올자~~
아참 소리지르면 도망가겠지 나즈막히
갈대소리로만 사각거리자
그녀도 이제 자연의 한 부분 그래 갈대가 되는거야 갈대가 되어 서걱거리는거야
짱뚱어가 달아나지 않게 말이야.
맞아 연인들이 이 곳에 오면 정말 아름다울거야
아직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사이라면
순천만 갈대밭으로 가 보자
사랑을 고백하는 장소로 이 곳을 선택한다면 아마 연인의 사랑을 기어코 받아 낼 것이다
사랑을 고백하기 참 좋은 장소 ~~
뭐 그럴것없이
사랑의 고백을 꼭 받아 주어야 하는 곳
사랑이 이루어지는 곳
그녀가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꼭 이곳에 와서 사랑의 맹세를 해 보는건데 ..
백년동안 잠 자는 공주로 꿈 꾸는 시간이 너무 길어...
깨어나 보니
시대에 맞지 않는 엉뚱이가 되어있었다..
보기 좋다
그림이 참 좋다
갈대밭으로 가는 길은 끝없어도 좋겠다.
원두막,
이쯤에서 소나기가 마구 쏟아져야하는데
저기, 가만 잘 살펴보니 윤초씨네 증손녀와 소년이 걸어오는가?
우산 하나 받쳐 들고 원두막으로
자세히 보니 세월이 많이 흘렀군
어느새 그들은 청년과 처녀가 되었고...
용산 전망대에서 바라 본 춘천만의 칠면조?
갈대밭속의 원두막엔 누가 기어들어도 낭만과 서정이.
순천만의 갈대 그리고 추억
그녀를 위한
그녀를 위해
그녀만을 위하여.
이렇게 꾸며 놓았구나.
홀로여도 좋은 것
소나기 내린다.
물반 갯벌반 그리고 배
세계 제 5대 연안습지 순천만
생명의 땅
우리의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 주어야 할 자랑스런 땅.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
이 곳은 전국 최대규모의 갈대 군락지
전남 순천시 해룡면 선학리.
갈대소리 들으며 천천히 비와 함께 걸어간다
이렇게 신비스런 분위기를 또 다시 만나 볼 수 있을까?
누군가가 그랬다 늦은 가을 누런 갈대가 쓰러질때면
갈대의 사각거림과 함께 그 누렇게 바싹마른 갈대의 모습에 어찌할바를 모른다고
그녀의 상상으로 보면 늦은 가을 갈대밭 너머로 사라지는 해는
지옥의 문속으로 갇혀버리는 빛깔쯤에 해당할지도...
갈대밭을 옴싹 다 볼 수 있는 용산전망대로 가는 길
이 길로는 유모차도 갈 수 있다는 친절한 배려까지도.
함께 간 언니
그녀가 몇살인지,이름도 모르지만
아름답게 늙어가는 모습이어서 좋다.
갯벌이 흘러 가는 끝은 어디쯤일까?
예쁜 언니.
미소가 넘 예쁜 석양언니
언제나 밝고 명랑해서 좋다
언제 전망대까지 훌쩍 다녀 오시네.
산밑마을에 옹기종기 마을 이루고 사는 동네 이름은 몰라도 좋다
하지만 알수 있다면 두배는 더 기쁠텐데...
용산전망대
모두가 순천만을 조망한다
날씨가 꾸질해 시도때도없이 소나기를 헛뿌려도
누구도 하늘을 원망하지 않는다
지나가는 비, 소나기가 내려서 더 아름답지 않은가?
그 곳이 순천만 갈대밭이다.
전망대에서 내려 다 보니
대한민국 땅덩어리 그리 좁아 보이지도 않네
그래 순천만 갈대밭에 오길 잘했어
맨날 좁아터진 대한민국이라고 짜증부린 것 순엉터리
오늘보니 시원시원하고 이렇게나 넓은 걸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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