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 사진
이사를 할 적마다
짐을 싣는 차종은 점점 작아졌습니다
이제는 용달차 하나로도
다 쓸어 담고도 자리가 남아서
서해 노을 한쪽을 덜어다 채웠습니다
셋돈이 올라가는 만큼
더 높은 곳을 향하여
힘없이 밀려 다니는 보따리는
그래도 내려다 볼 수 있는 풍경이 있어
억지 춘향으로라고 쓸만합니다
어둠 건너 제일 먼저 세상으로 돌아 온 아침이
간밤 보내다 가는 작은 창가에
저녁이면 또 그렇게 달이 돌아옵니다
가난은 늘 낮은 지붕하고 살아서
햇빛도
달빛도 허리 숙여야 하고
나랏님도 머리 숙여야 들어 설 수 있습니다
가난이 이렇게 높은 줄 알게 된 것은
이사할 때마다 하늘이 점점 더 얕아져서
한 여름 구름위에다
서천이 다 붉도록 적는 일몰의 노래를
마음다해서 읽을 수 있는 경지에
내 감동이 산다는 것을 깨 닳은 때의 행복
정작, 지붕도 없는 허공에서
그냥 저냥 사시는 하느님을
통째로 이웃에 두고 의지 하는 것이
제일 값진 호강, 속 뻐근합니다
옮긴 글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가난한 우리 이웃들이 조금 더 따뜻한 겨울나기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겨울, 가난한 사람들에게 울컥 화가 치밀게 하는 심술보를 가진 녀석인지라
잘 타일러서 꽁꽁 얼어붙은 얼음덩이 내동댕이 치지 않도록
어루만져 주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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