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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날씨가 풀려 따사로운 하루입니다
여전히 추운 줄 알고 꽁꽁 동여 매고 집을 나선 고운 풍경하나를 횡단보도에서 만납니다.
아직은 겨울아이와 겨울엄마의 모습인채 길 나선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아가를 업은 엄마의 포대기에도 봄꽃무늬가 총총 따라옵니다
파란 봄빛이 세상을 물들이니 그만 미소가 사르르 번집니다.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서 겨우내 꽁꽁 얼어붙더니
이제 얼음장도 햇살에 '쉑쉑' 소리내며 몸을 녹입니다
마치 갯벌속 뻘구덕에서 기어 나온 '속'처럼
꼼지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기수지역(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곳 , 바다가 시작되는 지점)에 얼었던 얼음들이 녹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 다 보니
꼬물대며 햇살에 쉑쉑,픽픽, 피웅피웅 갯벌밭 소리를 내는 풍경이 조금은 소란스럽지만
재미나기도 합니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이 광경을 만났더라면
신기하여 어쩔줄 몰라했겠죠?
귀 기울여 들어보니 강진 후의 여진처럼 별별 무늬의 모양을 그리며 얼음들이 깨어집니다
픽픽 슈욱,폭,탁 ...가만이 귀기울여 들어보니 봄이 온다는 기별인것 같습니다.
날마다 지나가는 길목에서 만나던 풍경입니다
추운 날 이런 풍경 만나는 것도 좋았는데...
오늘은 꽃무늬 프릴이 달린 스카프가 더 잘 어울릴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변덕쟁이 마음은 벌써 봄을 불러 들입니다.
2월이 시작된 섬에는 날마다 바람이 불어젖히겠죠?
봄이 시작되는 2월의 섬은 바람이 많아서 더 춥게 느껴집니다
바닷바람은 요맘때면 심술을 부리기 시작하여
시도때도없이 바람의 언덕을 만들기도 하지만
2월의 바람은 꽃샘추위로 견딜만 합니다.
요런 신발들도 이제 봄을 물어 나르겠지요?
곧 아가씨들은 봄을 닮은 신발을 싣고 가느다란 발목으로 사뿐사뿐 걸어 고운 봄긿을 걸어갈테죠?
도시의 길가에 서 있는 우체통에도 제비 한 마리가 봄소식을 물고 날아 오네요
봄 소식은 역시 남쪽부터 시작되나 봅니다
따스한 봄기운이 살짝 전해지니
기분도 상쾌해지네요.
이제 두꺼운 외투 하나쯤은 살짝 벗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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