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남해예찬

이바구아지매 2011. 3. 3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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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에는 곧장  남해를 택합니다

그렇게 남해로 간 횟수가 자그마치  열번째 ...

그런 남해가 여전히   좋습니다

첫사랑의 설레임처럼    마음이 끌리는 곳입니다.

오늘 보물섬 남해로 가면  남해는 또  깔깔대며  반겨줄테죠 .

푸르디 푸른 남해바다는 아직도 원시적인 방법으로 멸치를 잡는 죽방렴을 보여 줄것이고

가난했던 섬사람들의 지혜는 너른 들판에 마늘을 심어  소득을 올리며

깎아지른 절벽같은  경사지에 다랭이논을 만들어 척박한

그 땅에서 살아낸  초인적인 삶의 힘을 보여줄것이며

충무공의 얼을 받들어 노량해전에서  나붓끼던 

 깃발과 북소리를  또 들려 줄것입니다

백련마을에서 배 타고 가면 만나는 절해고도'노도'의 작은 섬에서는 

 이곳으로 유배오신  서포 김만중 선생을 또 만나보겠죠

  위리안치 되었던  고통의 몸으로도 문학사에 빛나는

문학의 힘을 남해에 뿌려 주신 곳 아닌가요?

수억만년전에 생성된  그 섬에서 대를 이어 살아가는

그 땅의 사람들이 오늘을 살아가는 모습을 만나는 것

 유쾌한 시간이 될것임에 분명합니다.

 

 

 

 

 

지나간 추억,  금산,숲으로부터  편지를 ...

 

 

오늘은 남해에서  편지 한 통 써 보낼게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마침 남해의 아름다운 다리 창선대교를 달리다가 바다 밑을 내려 다 보니 늑도가

예쁜 그림엽서보다 더 아름다운 3월의 그림을 그립니다.

작은 배를 타고 고기잡이 나가던 어부네는  은빛이  유난한 멸치를 물살 쌘 곳으로  나가 죽방렴으로  

몰아올지 ... 여행자의 눈으로 만나는 그 작은 배는 봄멸치를 몰려 나가는 것이 아니라 

  바다를 느끼며 노니는 유유자적 쯤으로  보입니다.

3월의 끝자리 ,아직은 찬기가 남해의 봄을  숨고르기하며 더디 오라 부탁하였는지.

뼛속으로 기어드는 찬기운은  얇은 겉옷을 원망합니다.

  남해의 봄은 느린  소걸음으로 냉천마을의 파란 보리밭으로 오기도 하고

온유마을의 파란 마늘밭으로 오기도 하나 봅니다

오종종한 무리 되어  노란  유채꽃으로   피어나기도 하고

생강꽃으로도 피어나고

산수유꽃으로도 피어나며 간간히 산속에 숨어 피어난 진달래꽃에

 매달려  오기도 하나 봅니다.

 

지족이란 돌에 새겨진 마을  이름을 보며   달리다 보니 편편한 바다가 나타나고 조금 쌘  물길을

몰아가는 곳곳의  죽방렴에는 은비늘 멸치가 가득 모여 들었을까?

그것이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달리는  차창가로 스치는 도로변  멍석에는   작은 태산 하나가 생겨

무엇일까 궁금하더니  가까이서 보니  철이른 노랑참외무더기입니다.

입맛은 노랑 참외를 향해 침을  꿀꺽대지만

처음 만난 언니기사님은    차를 세워 주지 않습니다.모범기사님은  그래야겠지요.

그렇게 달리다

금산의 꼭대기 바위틈에 창건한  보리암으로 올라 가는 보리암 매표소에 차를 세웁니다

제 1주차장에서 내려 복곡화장실로 들어서려다 옆으로 졸졸 흘려 내리는 이름모를 산골물을 만나고

 해태 두마리가 입으로 쏟아내는 산골 물줄기가  

 시리겠다는  생각을 하며 맑은 물줄기를 토해내는 두마리의 해태를 사진속에 담아 봅니다. 

 남해의 특산물을 파는 특산물매장에 들리자

아주머니들이 권하는 김부각을 씹으며   바다맛을 살짝 즐깁니다

남해 어느 바닷가에서 뜯어 말려 상품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메생이가 파란  바다맛으로 손길을 유혹하여

몇번이고 뜯어 먹으며  가격을 물으니  한봉지에 6천원이랍니다.

  사가서 메생이 국  끓여

맛있는 봄밥을  먹어 볼  생각을 하며   파란 메생이를  사진속에 담아 보려고

  그녀들로부터 허락을 받고  카메라를 

누르니 사진을 담을 저장 공간이 없다는 문구가 뜹니다

깜짝 놀라서 카메라 밑둥을 눌러  열어 보니 칩이 없습니다

이런~~ 침착하지 못한  순엉터리입니다

컴에 사진 올리기를 하다가 그만 두고 와버렸습니다.

집에  두고 온 카메라 몇 대나    집에 메어 둔  금송아지 몇마리가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

폰으로 찍는건 무조건  싫습니다 . 

 

대신 메모하려면  손이 조금 더 고생하겠지만 마음 굳게 먹어 봅니다.

 

 

하지만 조금은 허허로운 마음으로 차를   타고  다시 올라갑니다

 금산의  보리암으로 오르는 오름길에서 만난  오리목 나무들은

조금  까칠해보이지만   곧 노란 봄으로 꽃물 들일날이 머지 않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차를 두고 임도를 따라 오르려니 살수차가 느린 속도로

오름길의  왼쪽으로 물을 뿌리며 올라갑니다

미끄러지지 말라는 배려의 뜻이 담겼다는데 ...

 함께 가는 종선씨는 어지럽다며  텅빈 살수차가 태워 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걷는 것이 즐거운 사람과  걷는 것이 힘든   사람의 눈에 보이는 세상 풍경은 또 어떻게 달라 보일지...

보리암은 금산의 정상에 있는 사찰로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서

 기도한  효험으로 조선을 건국하였다는 

전설로 유명합니다 .

 0.1km남은 거리 그러니까 약 5분 정도 걸으면 보리암에

 도착할 거리에서 갑자기 하얀 액체가 안경을 스치고

그 액체들은 점점 더 많아지더니 금방 금산 위를  하얗게 덮어 버립니다

3월에 내리는 눈의 심술,

남해의 봄은  더디게 온다는 말을  아랫동네에서  듣고 올라오긴 했지만

요즘의 변덕스런 날씨는  색다른 풍경을 또 선물합니다

 

이러다가 오늘 금산에 갇혀 꼼짝도 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그런 눈 내리는 산사의 풍경은  몽환적인 운치속에 갇힙니다.

보리암에서 내려 다 보는 남해 바다에 둥둥 떠 있는 섬들은 또 이름이  무엇인지...

효도,애도 ,떼섬, 밤섬, 목섬,승치도,삼여도 라는데 실제로  세어 보니  섬은 23개 정도?

섬은 7개 정도만 명시 되어 있으니  그 또한 수수께끼 같습니다

보리암에 오르니   태조 이성계가 기도한 곳이라는

 '선은전'과 '만불전'이 나타나며  숲으로 난 계단 옆으로

시누대가 가득 합니다

대가 많은 이유를 생각 해 보니 지진을 막아 주는 힘을 가진 식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뿌리는 지진을 막아 낼 정도로 대단한 힘을 가진  거미줄보다 더 복잡한   뿌리의 엉김으로  땅이

갈라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때문에  대를 많이 심는다고 생각됩니다..

만불전의 뒷곁을  돌아 작은 계단위로 올라 가니 산신각이 나옵니다 

 그곳에서도 불자들의 기도가 있는 모양입니다

스님이 나오셔서 웃으며  손가락을 입에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무심코   '산신각' 위를 보니 아찔한 풍경하나가  나타납니다.

 큰 돌 몇개를 일부러 얹어 놓은듯한  

 마치 선사시대 유적지 '스톤헨지'처럼 말입니다.

그 모습을 보려니  아슬아슬하여 가던 길 멈추고 되돌아서

삼층석탑 앞으로 재빠르게  나아가   고개 숙입니다

제발 돌기둥이  무너져 내려 산신각을 덮치는 사고는 일어나지 않기를 ... 

그리고 합장의 손을 내리고 앞에 선 둥근 바위에서 또 재미난 풍경 하나를 발견합니다.

 특별한 바윗돌이야기도

꼭 편지에 써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둥그스럼한 돌은  설악산의 흔들바위와  비슷해 보이며

 바위에는  성글게 백원짜리 동전들이 붙어 있습니다

무엇으로 붙였을까? 하고 동전을 살짝 떼어 보니

가볍게 들려 나옵니다 살짝 얹어 놓은 동전들

누군가가 처음 이  바위에 재미로  돈을 붙이기 시작하였나 봅니다

돈의 액수는 얼마는 또 얼마나 될까? 

궁금하여 세어보니

모두 1,510원 호기심이 발동하여 포켓에서 동전을 꺼내려니 500원짜리 뿐

100원짜리가   없네요 

 지나가는 아저씨게 100원 빌려 달라니 동전이 없다 하고.

그럼 500원 붙여 놓고 400원 거슬러 갈까?

그건 안되겠지  가방속을 다시 뒤져보니 굴러다니던 100원이 곧장 튀어 나오네요

보리암의 부처님은  이런 풍경을 어떻게 보셨을지...

지나가는 아저씨들이 한마디 건넵니다  

"혹시 교수님이세요"

그도 그럴것이 제법 어려운 한자를 모르겠다고 하시기에 가르쳐 드렸더니  ...으흠.

 

조선을 세운 이성계는 남해의 금산을  무지막지 사랑하여 자신이 권좌에 오르면

비단으로 온 산을  둘러 주겠다고 약속했다는데 ... 

보리암에서 내려 오자 다시 눈이 흩날립니다.

이런  날은 살짝  장난끼가 발동하죠

"보리암이 눈에 파묻혀서 꼼짝도 할 수가 없어

그냥 여기서 출가 해 버릴까?

세속을 떠나  출가 할 생각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 하라고 만보전 앞에 전번도 붙여 놓았던데... "

라며  큰소리로  내사랑님께  전화로  알려주니

"좋으실대로  나야 뭐 상관없으니..."

 

 

 

 

 

 

 

 

지나간 추억, 보리암이야기..

 

 

그대, 생각나요?

2008. 8.3 남해 금산 보리암에 왔지요

8월의 햇살은  지독하게 갈증나게 하였고,   보리암의 샘터마저  물이  달랑거려   타는

 목마름을  참으며  걸어야 했던   땡볕의 산행길

정오엔  산사의 목어도  목이 타는지 울지 않았죠 .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오래 된 추억... 남해대교...

 

 

.PS  :   가는 길에 다리이야기 하나만 더 하고 갈게요 .

 

섬과 섬을 이은 4개의  다리가   고개 쏘옥 내미는  '창선대교'는 언제 보아도

단아한 대한민국 최고의 아름다운 '다리' 입니다

멋진 다리는 예술이 되는 것.

 

체코의  프라하를   가로 지르는  카를교의 명성을 모르지는 않겠죠?

  아름다운 예술의 대명사로 불리는  다리

  음악을 연주하고 꼭두각시 춤을 추며 예술을 창조하는 카를교...

그로부터 많은 세월이 껑충 흐른 뒤

 우리의 현대사도  이제 아름다운 다리가 예술이 됨을  눈 뜨게 된거죠

그 시작은 남해였습니다.

아름다운 다리 '남해대교' ' 창선대교 ' 는 남해의 상징이며  관광명소가 되어 

여행자를 불러 모읍니다.

 

인터넷에서 '다리'를 검색하면  여성의 미끈한 다리가 가장 먼저 튀어 나온다구요?

남해철님의 조크가 생각납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 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  남해사람 소설가 조재철님과

남해 사람들에게 '다리'라는 날개를 달아   날게 해 준 또 한사람 ,국회의원 고 최치환님을 생각하며

 창선대교에서 다시  멀어집니다..